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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5일 어린이날, 프로야구와 함께 고교야구 토너먼트 결승전이 펼쳐졌다. MBC ESPN은 LG와 두산의 잠실 라이벌 경기를 뒤로 미루고 대통령배 결승전을 중계했는데 프로야구에서는 맛볼 수 없는 감동이 있었다면 의미가 있는게 아닐까? 최소한 한명의 눈물을 볼 수 있었는데 중계의 해설을 맡은 서정환 KIA 前감독이다. KIA가 적시타를 맛는 장면 '이거 뭐야? ' 라는 어록을 남긴 감성(?)해설 서정환 감독이 고교 선수들의 열정에 끝내 눈물을 흘렸던 것 같다.



특정 선수의 모습에서 감동이 오는 건 아니겠지만 오늘 결승전은 덕수고 길민세와 김진영이 감동을 이끌어 낸 걸 수도 있다.

덕수고 3루를 봤던 선수는 2학년 길민세로 중학시절 작년 이영민 타격상을 수상한 고교야구의 '스타'  하주석의 라이벌이었다고 한다. 중학시절 동년배, 같은 유격수 포지션의 둘이 공교롭게 고교에서는 재단을 바꿔 입학한 걸 보면 인연은 인연인가 보다. 덕수중의 하주석이 신일고로 간 사연은 잘 모르겠지만서도... 

암튼 1학년 전국적으로 먼저 이름을 알린게 하주석이라면 올 해 시선을 끄는 건 길민세다. 부상인지 이번 대회에 교체로 한번 출장한 하주석과는 달리 길민세는 24번 타석에 들어서서 20타수 9안타로 타율과 최다안타 1위에 오르며 덕수고를 결승전으로 이끌었다.

그리고 연장까지 간 13회 초 일사 2루 휘문고 최윤혁의 타구가 3루 길민세의 귀를 때리며 결승점이 된다. 길민세의 귀는 피가 흘렀지만 교체하지 않고 붕대를 칭칭 두르며 이닝을 마쳤다. 길민세는 감정을 억제하지 못하고 수비 중 눈물을 흘렸고 말 공격 '저리 소리지르면 귀에 이상이 있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덕아웃에서 "할 수 있어!" 를 연발했다. 프로에서는 볼 수 없는 풋풋한 고교생이기에 볼 수 있는 감정표현이지만 그게 팀의 에이스 김진영을 향한 마음이었기 때문에 더 안쓰러웠다.

4회 부터 교체 등판해 13회까지 마운드를 지킨 팀의 에이스 김진영은 컵스 입단을 앞둔 3학년 에이스다. 김진영은 5월 2일 2.2이닝 42개 투구, 3일 9이닝 128개 투구, 4일 준결승 7.2이닝 131개 투구, 5일 결승에서 9.2이닝 155
개를 던지면서 4일 동안 무려 29이닝 456개를 던졌는데 이미 진로가 결정된 이 투수가 마운드에 어떤 자세로 올라 갔는지 후배들이 모를리 없다.

해외에 진출한다는 주위에 따가운 시선에 19세 소년은 마운드에 오르면서 그에 대한 마음을 표현했던 것 같다. 하지만 몸은 정직하다. 131개 151개씩을 연 이틀 던지면 공의 구위는 떨어질 수밖에...




대통령배는 이전 황금사자기 보다 짧은 일정에 쉬지 않는 토너먼트 이기 때문에 에이스 투수들의 혹사가 두드러지고 있다. 2006년 한 경기 242개의 투구를 했던 정영일은 앤젤스에서 토미존 수술을 받고 재활로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게 우연이라고 할 수는 없을테니까. 이건 고교야구 감독의 선택을 넘어선 시스템의 문제다.

임찬규는 광주일고의 유창식, 충암고의 최현진을 상대로 승리를 따내며 휘문고를 14년 만에 우승으로 이끌면서 대회 MVP에 올랐다. 그 얘기는 임찬규가 대단히 많은 공을 던졌다는 걸 의미하는데 총투구수는 김진영보다 19개 적은 437개.

학생야구의 열정과 투지는 프로에서와는 또 다른 감동을 전해준다. 하지만 이 감동을 마음높고 즐기기에는 마음이 편치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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