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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메모

2016 FA 시장 계약 전망, 가능한 시나리오들

21일 FA자격 신청 선수 명단이 공시됐다. 역대 가장 많은 22명의 선수가 시장에 나옴으로써 KBO 규약상 한 팀이 FA로 계약할 수 있는 인원도 3명으로 늘어났다. 그만큼 투자 의지가 있는 구단이라면 전력을 큰 폭으로 업그레이드할 절호의 찬스다. 반대로 특정 포지션에 어느 때보다 많은 매물이 나오면서 공급이 수요를 초과해 시장가가 안정될 가능성이 있다.






지난 몇 년간 FA 시장의 흐름을 보면 WAR 1승당 4억가량의 돈을 지급하고, 선수와 계약하는 예가 많았다. 단, 선수의 나이에 따라 금액이 크게 달라지며 불펜 투수는 미국식 WAR 계산보다 훨씬 고평가가 이루어졌다. 맨 위 표는 이를 기반으로 무리가 아니라고 생각되는 나이 대비 WAR 1승당 가격표다. 그리고 지난 3년간 선수들의 승리 공헌도(WAR)를 표에 대입해 FA 연봉을 계산해 보았다. 순전히 주관적인 방식의 가격 매김이므로 유희를 즐기는 참고의 의미밖에 되지 않는다. 그래도 이를 지난 사례와 시장 상황에 대입하면 그럴싸한 FA 시장 예상 가격표가 나올 수 있다. 


과연 올해도 이와 비슷한 시장가가 유지될까? 개인별 행선지와 계약 액수를 전망해보았다. 아래 계산된 WAR은 대체 레벨이 MLB 기준보다 낮아 KBREPORT보다는 높게 측정될 수 있다. Statiz 기록실의 스케일과 비슷하나 woba의 계수, 투수의 대체 레벨과 ERA를 쓰지 않는다는 점에서 조금 다르다.




두산 베어스 - 외야수 김현수

보상금 : 15억 + 보상선수 OR 22억5000만원

2015년 141경기 630타석 .326AVG .438OBP .541SLG 28홈런 11도루 149OPS+ 5.9WAR

최근 3년 388경기 1668타석 .317AVG .408OBP .502SLG 61홈런 15도루 133OPS+ 13.8WAR

유력 행선지 - MLB팀, NPB팀, 두산

계약 예상 - 두산 잔류 시 보장금 100억, 옵션 포함 110억, MLB 진출 시 2년 600만 달러


성공적인 프리미어12 쇼케이스를 끝내고, 김현수가 미국 야구에 도전장을 내민다. 1년 먼저 미국에 진출한 강정호와 김현수의 통산 wRC+를 보면 140 내외에서 근소하게 김현수가 높다. 최근 타격 수치가 강정호가 좋다고 해도 김현수 역시 잠실에서 뛴 점을 고려하면 컨택 능력으로 만회가 가능한 수준. 피츠버그는 강정호를 데려오기 위해 연간 400만 달러를 썼다. 미국에서 강정호 효과로 더 좋게 본다고 해도 코너 외야수에 대단한 수비능력을 지니지 않은 김현수에게 그 이상의 돈을 지급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게다가 강정호는 포스팅으로 서비스 타임을 채울 때까지 보유권을 가진다. 김현수의 미국 계약은 1~2년 단기 계약으로 150~400만 달러까지가 예상된 금액이 아닐까? 


그런데 김현수는 미국 진출에 대해 조건이 맞아야 한다는 전제를 붙였다. 세금을 생각하면 두산이 1000만 달러에 근접하는  총액을 상정한다면(수정)  국내 잔류가 더 매력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또 김현수의 FA 계약 금액이 낮기에 메이저리그 FA 시장이 어느 정도 진행된 후 계약이 성사될 확률이 높다. 그렇다면 이미 구상을 짜고 보상금까지 줘야 하는 타 팀으로의 이적 확률은 상당히 낮을 듯하다. 




삼성 라이온즈 - 3루수 박석민

보상금 : 9억4000만원 + 보상선수 OR 14억1000만원 

2015년 135경기 559타석 .321AVG .441OBP .551SLG 26홈런 3도루 152OPS+ 6.3WAR

최근 3년 362경기 1458타석 .318AVG .429OBP .554SLG 71홈런 7도루 152OPS+ 16.4WAR

유력 행선지 - 삼성

계약 예상 - 삼성 4년, 계약금 40억, 연봉 11억, 옵션 매년 ±1억 5000만원


정규 시즌 우승 후 당연한 듯 보였던 한국시리즈 5연패가 물거품 된 삼성은 지금 큰 위기를 겪고 있다. 투수 보강이 쉽지 않은 상태에서 팀의 핵심 중의 핵심인 박석민을 놓친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 만약 그런 상황이 온다면 야구단 운영에 대한 의지가 없는 것으로 해석해도 될 정도. 관건은 액수. 작년 최정의 4년 86억과 팀 내 최고액인 윤성환의 보장금 80억 사이가 적정가로 여겨진다.





한화 이글스 - 1루수 김태균

보상금 : 30억 + 보상선수 OR 45억 

2015년 133경기 524타석 .316AVG .457OBP .539SLG 21홈런 3도루 154OPS+ 4.3WAR

최근 3년 352경기 1462타석 .334AVG .455OBP .529SLG 49홈런 3도루 153OPS+ 13.4WAR

유력 행선지 - 한화, 롯데

계약 예상 - 한화 4년, 계약금 5억, 연봉 15억 옵션 매년 ±1억


4년 전 한화는 김태균에게 계약금 없이(적어도 발표는) 연봉 15억을 선사하며 최고 연봉자의 명예를 안겨 줬다. 하지만 이 계약은 선수에게 불리한 조건이다. 현재 다른 팀이 김태균을 영입하려면 30억 또는 45억을 보상금으로 지불해야 한다. 물론, 김태균은 거액의 보상금을 지급하고도 영입할 가치가 있는 선수이긴 하다. 그래도 33세의 1루수에게 100억이 훌쩍 넘는 액수를 지불하기 보다 반값도 안 되는 다른 매물에 집중하는 게 훨씬 편한 선택이다. 한화 역시 훨씬 유리한 조건에서 프랜차이즈 스타를 뺏길 리 없다. 그리고 지난 4년 동안 김태균은 자신의 몸값을 충분히 했다. 구단도 최소 60억에서 총액 70억까지는 성의를 보일 듯싶다.





평생 한 번 뿐인 FA, 유한준의 장점은 급격히 올라온 장타력 뿐아니라, 항상 꾸준했던 수비력에도 있다.(사진 출처 - 넥센 히어로즈)


넥센 히어로즈 - 외야수 유한준

보상금 : 5억6000만원 + 보상선수 OR 8억4000만원 

2015년 139경기 598타석 .362AVG .430OBP .579SLG 23홈런 3도루 155OPS+ 5.8WAR

최근 3년 358경기 1411타석 .325AVG .397OBP .519SLG 50홈런 9도루 134OPS+ 10.6WAR

유력 행선지 - 넥센, 롯데, KIA, 한화

계약 예상 - KIA 4년, 계약금 32억, 연봉 5억5000만원, 옵션 매년 ±1억 5000만원


이번 시즌 가장 놀라운 활약을 보여준 선수라고 하면 대표적으로 유한준을 꼽을 수 있다. 빼어난 수비력에도 불구 코너 외야수로는 파워가 다소 아쉬웠는데 타고투저가 심화된 작년부터 20개 이상의 홈런을 때려내기 시작했다. 올해 원정경기 홈런이 4개에 불과할 정도로 목동 구장의 덕을 봤다는 주장이 있긴 하다. 하지만 작년에는 원정에서 11개의 홈런을 친 모습을 보면 단순한 거품이라기보다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인한 효과라고 분석할 여지도 있다. 넥센은 재계약 의지를 가지고 4년 50억에 근접하는 오퍼를 했다는 보도가 있었는데 유한준의 답변은 현재까지는 거절이라고 한다.


보상금이 워낙 적은 선수다 보니 더욱 인기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중에서 손아섭의 잔류가 확실해진 롯데보다는 올해 OPS 최하위를 기록한 KIA가 유한준이 더 필요한 팀이다. 한화는 유한준의 공격력보다는 수비력에 더 매력을 느낄 수 있다. kt는 당분간 포스트시즌 진출이 어려운 상황에서 34세의 외야수를 영입하기에는 너무 위험 부담이 크지 않을까?




훈련소 입소로 늦어질 FA 계약 진행이 행선지 결정에 어떤 변수가 될 수 있을까?(사진 출처 - 두산 베어스)


두산 베어스 - 2루수 오재원

보상금 : 8억 + 보상선수 OR 12억 

2015년 120경기 474타석 .280AVG .356OBP .418SLG 11홈런 31도루 97.2OPS+ 2.6WAR

최근 3년 343경기 1269타석 .287AVG .375OBP .429SLG 23홈런 97도루 107OPS+ 8.4WAR

유력 행선지 - 두산, LG, 롯데, SK, KIA

계약 예상 - 두산 4년, 계약금 26억, 연봉 5억, 옵션 매년 ±1억5000만원


김현수, 박석민, 김태균 등이 현실적으로 타 팀이 잡을 수 없는 매물이라면 오재원은 실질적으로 경쟁이 붙을 야수 최대어다. 주포지션인 2루뿐 아니라 1루에서 우수한 수비력을 보여주고, 3루에서 뛸 수도 있으며 자신의 팀에 소속되었을 때 많은 에너지를 주는 선수라는 게 큰 장점이다. 프리미어12 대회에서 좋은 인상을 심어주면서 팬들의 거부감도 많이 줄어들었다. 그런데 시장 상황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아 보인다. 2루가 필요한 팀들이 외부 영입에 소극적인 상태라는 점이 대박 계약의 걸림돌이다. LG는 일단, 이동현 재계약에만 초점을 두고 있고, 유격수 헥터 고메즈를 영입한 SK도 마찬가지. 두산도 팀 내 최주환과 고영민, 류지혁, 김동한 등의 대안이 있기에 굳이 거액을 들여 계약해야 하느냐는 고민이 있을 수 있다. 김현수가 잔류하게 되면 더욱 부담되는 가격이다.


변수는 롯데가 1루수 영입에 실패했을 때. 오재원은 롯데의 내야 뎁스를 키워주는 동시에 박종윤보다는 훨씬 나은 공격 생산력을 보여준다. 금액은 작년 이용규의 보장금액 60억은 무리고, 옵션 포함 총액 50억 이상은 받을 자격이 있다. 





KIA 타이거즈 - 3루/1루 이범호

보상금 : 8억 + 보상선수 OR 12억

2015년 138경기 514타석 .270AVG .372OBP .519SLG 28홈런 3도루 125OPS+ 3.5WAR

최근 3년 365경기 1436타석 .262AVG .360OBP .489SLG 71홈런 5도루 118OPS+ 9.1WAR

유력 행선지 - KIA, 롯데

계약 예상 - KIA 4년, 계약금 12억, 연봉 7억, 옵션 매년 ±1억


한화 시절까지만 해도 금강불괴 소리를 들었던 이범호는 KIA에 입단한 후로는 햄스트링 등 부상으로 많은 애를 먹었다. 최근 3년 다시 400타석 이상 소화하며 타격에서도 제 몫을 해주고 있지만, 3루수로 더이상 정상급 수비를 보여주지 못한다. 앞으로 계약하는 4년 동안에도 1루수로 꽤 많은 출장을 해야 할지도 모른다. 그래서 타 팀 이적 시에는 1루수 활용을 전제로 하게 되고, 나이와 몸값을 고려하면 KIA와 롯데로 크게 영입 팀이 압축된다. KIA는 이범호를 제외하면 1군과 퓨처스리그에 뚜렷한 대안이 없다. 게다가 필과 함께하기로 한 이상 당분간 3루수 이범호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므로 재계약 협상에 소홀함이 없을 듯하다.




SK 와이번스 - 1루수 박정권

보상금 : 4억6000만원 + 보상선수 OR 6억9000만원

2015년 124경기 494타석 .281AVG .353OBP .477SLG 21홈런 3도루 110OPS+ 1.7WAR

최근 3년 354경기 1427타석 .294AVG .370OBP .518SLG 66홈런 14도루 127OPS+ 7.4WAR

유력 행선지 - SK, 롯데

계약 예상 - 롯데 4년, 계약금 15억, 연봉 4억, 옵션 매년 ±1억


FA 시작 전 피치를 올리는 선수가 있고, 아쉽게 가치가 떨어진 선수도 있다. 박정권은 2013년과 2014년 9할대 OPS를 기록했지만, 2015년에는 전반기 부진을 극복하지 못하고 다소 아쉽게 시즌을 맞췄다. 34살의 나이와 BABIP가 그리 떨어지지 않았음에도 타격 생산력이 떨어졌다는 점에서 영입에 대한 위험 부담이 있다. SK와 재계약 가능성도 상당한데 내년 상무에서 1루수를 뛰고 있는 한동민이 돌아오고, 퓨처스리그에서는 박윤이 2년째 폭격 중이다. 박윤을 믿지 못해도 2차 드래프트에서 대안을 모색한다고 하면 재계약에 미온적일 수 있다.


반면 1루수가 취약한 롯데는 박정권이 올해 활약만 해주더라도 큰 업그레이드가 된다. 박정권의 행선지는 2차 드래프트에서 SK, 롯데가 어떤 선수를 지명하는지에 따라 대략적인 윤곽이 드러나지 않을까?




SK 와이번스 - 포수 정상호

보상금 : 4억6000만원 + 보상선수 OR 6억9000만원

2015년 113경기 324타석 .254AVG .342OBP .430SLG 12홈런 1도루 96OPS+ 1.4WAR

최근 3년 295경기 829타석 .259AVG .335OBP 427SLG 27홈런 2도루 95OPS+ 3.9WAR

유력 행선지 - SK, 한화, KIA, LG

계약 예상 - 한화 4년, 계약금 10억, 연봉 4억 5000만원, 옵션 매년 ±1억


예나 지금이나 공수겸장 포수는 리그에서 매우 희귀한 자원이다. 그런 면에서 장상호는 오래전부터 재능을 인정받아왔다. 동산고 시절부터 커다란 체격과 준수한 수비력으로 4억 5000만원이라는 당시 야수 최고 계약금을 받았다. 그에 비해서 프로에서 활약은 다소 아쉬운데 초창기에는 넘볼 수 없는 전설 박경완에 자리가 밀렸고, 이후에는 조인성 영입과 이재원의 각성 등으로 풀타임으로 뛴 기간이 짧다. 부상을 쉽게 당한다는 오명(?)이 있기는 하지만, FA 시장에서는 보여준 것보다 보여줄 것에 더 초점이 맞춰지는 선수다. 


정상호에 대한 필요성으로 따지면, 이재원에 김민식, 이현석, 이윤재 등 포수 유망주가 넘쳐나는 SK보다 신경현 이후 포수 문제로 고민해온 한화가 더 정상호에 가깝다. 권혁에게 준 4년 30억에 가까운 금액이라면 양측이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금액이다.




전성기가 지나지 않은 리그 NO.1 릴리버가 FA 시장에 나왔다는 점에서 오버페이는 당연한지도 모른다. (사진 출처 - SK 와이번스)


SK 와이번스 - 좌완 불펜 정우람

보상금 : 8억 + 보상선수 OR 12억

2015년 69경기 70.0이닝 3.21ERA 2.23FIP 90삼진 29사사구 3피홈런 0.207BAA 3.5WAR

유력 행선지 - SK, 롯데, LG, KIA, 한화

계약 예상 - SK 4년, 계약금 40억, 연봉 8억


미국과 한국 프로야구에서 가장 가치 평가가 다르게 이뤄지고 있는 보직은 구원 투수 자리다. 올해도 불펜이 약한 두산이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지만, 여전히 FA시장에서 릴리버의 몸값은 금값이다. 그리고 정우람은 2000년대 후반 오승환과 함께 최고의 불펜 투수로 FA 자격을 얻은 올해 나이는 30세밖에 되지 않았다. 여태껏 구원 투수들이 받았던 대우를 정우람에게 대입하면 4년 보장금 72억의 금액이 적절하다는 계산이다. 실제 시장가도 그보다 낮지는 않으리라 예상된다.


SK는 작년 계약한 안지만의 65억을 기준으로 그 이상의 최고 대우를 약속했으나 제시액을 70억 이상으로 끌어올리지 않는다면 정우람을 만족시킬 수 없을 듯하다. 정우람이 시장에 나오면 외부 FA 영입 불가를 선언한 몇몇 팀을 제외하고 모두 관심을 받겠으나 거액 투자를 약속한 롯데가 가장 적극적으로 달려들 공산이 크다. FA 시장의 꼭대기에 있는 선수인 만큼 정우람의 거취에 따라 손승락, 윤길현, 이동현은 물론, 유한준, 이범호, 박정권, 정상호 등 야수들의 계약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뒷문이 불안한 팀에서 손승락은 충분히 마무리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투수다. (사진 출처 - 넥센 히어로즈)


넥센 히어로즈 - 우완 불펜 손승락

보상금 : 10억6000만원 + 보상선수 OR 15억9000만원

2015년 58경기 61.1이닝 3.82ERA 3.31FIP 63삼진 16사사구 6피홈런 0.296BAA 1.8WAR

최근 3년 177경기 186.1이닝 3.48ERA 3.25FIP 168삼진 50사사구 13피홈런 0.268BAA 5.3WAR

유력 행선지 - 넥센, 롯데, LG, KIA, 한화, SK

계약 예상 - 롯데 4년, 계약금 15억, 연봉 5억, 옵션 매년 ±5000만원 


제대 후 오랫동안 정상급 마무리 투수로 상한가를 달리던 손승락은 타고투저가 심화한 작년부터 4점대 내외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페이스가 떨어졌다. 올해 포스트시즌 조상우에게 마무리 자리를 내줘야 했던 장면은 마무리로서 입지가 흔들림과 동시에 선수 본인의 상실감도 컸을 것으로 여겨진다. 긍정적인 요소를 살펴보면 손승락의 FIP는 3점대 초중반으로 작년보다 나아졌고, 빠른 볼 스피드도 140km 초중반으로 경쟁력이 있다. 여전히 리그의 손꼽히는 릴리버로 정우람을 잡지 못한 팀이라면 손승락이 가장 최선의 선택이 된다.


손승락의 계약은 정우람의 행선지가 결정되고 난 후가 될 확률이 높고, 롯데, KIA, LG 등 마무리가 공석인 팀이라면 모두 접근할 수 있다. SK도 정우람과 윤길현을 모두 놓친다면 손승락에게 오퍼를 할 수 있는 팀이다.




LG 트윈스 - 우완 불펜 이동현

보상금 : 6억 + 보상선수 OR 9억

2015년 60경기 59.1이닝 4.40ERA 3.35FIP 55삼진 22사사구 4피홈런 0.288BAA 1.6WAR

최근 3년 185경기 190.2이닝 3.35ERA 3.81FIP 146삼진 79사사구 10피홈런 0.269BAA 3.8WAR

유력 행선지 - LG, kt, 롯데, 한화, KIA, SK

계약 예상 - LG 3+1년, 계약금 10억, 연봉 5억, 옵션 매년 ±5000만원   


2001년 LG에 입단한 이동현은 3번의 토미존수술에 시달리면서도 매년 꾸준히 팀에 공헌한 투수다. 올해 40이닝 이상 던진 구원 투수 중 FIP가 전체에서 14번째로 낮고, 2012년 이후 4년 연속 50이닝 이상을 소화했다. 만 32살의 나이는 커리어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어리게 느껴진다. 그럼에도 불구 LG와 재계약이 순탄하지만은 않은 이유는 부상 경력과 최근 시즌 상당한 혹사가 이뤄진 점이다. 이러한 우려는 다른 팀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실질적인 마지막 FA로 최대한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팀과 계약하겠지만, LG와 3+1년 계약이 선수와 팀에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가 아닐까 싶다.




SK 와이번스 - 우완 불펜 윤길현

보상금 : 4억4000만원 + 보상선수 OR 6억6000만원

2015년 70경기 62.2이닝 3.16ERA 4.65FIP 62삼진 38사사구 7피홈런 0.244BAA 0.7WAR

최근 3년 174경기 163.2이닝 3.46ERA 4.41FIP 172삼진 90사사구 19피홈런 0.235BAA 2.2WAR

유력 행선지 - SK, 롯데, 한화, KIA, kt, LG

계약 예상 - 롯데 4년, 계약금 10억, 연봉 5억, 옵션 매년 ±5000만원 


2007~2009년까지 윤길현은 정우람, 이승호, 전병두 등 SK의 좌완과 짝을 맞추며 SK의 황금 계투진의 중추로 활약했다. 이후 부상과 입대로 오랜 시간 공백이 있었지만, 2013년 성공적으로 재기하며 다시금 팀 내 비중을 높여갔다. 2015시즌에는 타고투저에 3.16의 평균자책점으로 손승락이나 이동현보다 매력적인 매물이라는 평도 듣는다. 그런데 FIP를 보면 4점대 중반대로 다소 평범하고, 지난 3년간 역시 리그 평균과 비슷한 수치를 보였다. 다소 과대 평가될 수 있는 FA인데 SK가 정우람을 잡은 후 릴리버에 또다시 큰돈을 쓸지는 의문이다.


윤길현이 시장에 나오면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롯데가 세 번째 슬롯을 채울 수 있고, 한화나 KIA가 팀의 핵심 불펜으로 기용하기 위해 접근할 확률도 있다.




롯데 자이언츠 - 우완 선발 송승준

보상금 : 6억8000만원 + 보상선수 OR 10억2000만원

2015년 25경기 23선발 125.0이닝 4.75ERA 4.70FIP 112삼진 50사사구 17피홈런 0.270BAA 2.8WAR

최근 3년 78경기 75선발 414.2이닝 4.71ERA 4.53FIP 334삼진 171사사구 44피홈런 0.286BAA 10.0WAR

유력 행선지 - 롯데, 한화, kt

계약 예상 - 롯데 3+1년, 계약금 10억, 연봉 5억5000만원, 옵션 매년 ±5000만원


국내 FA 시장에서 실은 가장 비싼 몸값의 보직은 선발 투수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탑 레벨의 투수가 시장에 나온다는 것은 극히 드문 일이고, 올해도 송승준을 제외하면 전문적으로 선발로 등판하는 선수는 없다. 송승준도 시장에 나간다면 FA 미아가 될 일은 없다. 허나 만 35세의 나이와 2년 연속 5점대 내외의 FIP를 고려하면 보상금 없이 팀에 남는 게 팀과 선수 서로에게 이득이다. 대대적 투자를 선언한 롯데가 집토끼를 놓치는 자체가 우스운 일이다.




잔류가 유력한 베테랑들


삼성 팬들은 작년 '푸른 피의 에이스' 배영수를 떠나 보내는 충격적인 일을 겪었다. 당시 배영수의 재계약 실패가 4연패로 들떠있던 팬들에게 뒤통수를 친 사건이었다면 올해는 우승 실패와 도박 스캔들로 이승엽이 위로를 해줘야 할 상황이다. '라이언 킹' 이승엽의 존재감을 생각하면 말하는 게 우습다. 연봉은 10억 이상, 계약금은 의미가 없지 않을까? 이택근도 넥센에서는 꼭 함께 해야 할 팀의 중심이다. 14억, 21억의 부담되는 보상금을 생각하면 이적으로 금전적 이득을 얻기 어렵다는 현실적 이유도 있다.



신생구단 KT의 표적은?


2년 차 시즌 NC는 이종욱과 손시헌을 영입하며 가을 야구에 성공했다. kt도 NC처럼 FA시장에서 승부수를 던질 수 있을까? 아마도 그렇지 않을 확률이 높다. 2013년 4할대 승률 안착에 성공했던 NC와 달리 kt는 .364의 승률로 9위 LG와 큰 차이가 난다. 아직은 승부를 보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인지 모구단의 대규모 투자 지원 소식도 들리지 않는다. 결국, 올해도 작년처럼 경쟁이 과열되지 않는 준척급 선수 영입에 집중할 확률이 높다. 올해는 3개의 슬롯을 모두 채우지 않을 수 있다는 소식도 들려 기대감은 더 떨어진다.


야수 중에는 고영민, 박재상, 조인성 등이 이에 해당되는데 2루 포지션은 박경수, 박용근, 이창진, 김영환 등의 존재로 크게 끌리지 않는다. 또 장성우가 출장정지라고는 하나 마흔 살의 선수를 단기간 쓰기 위해 12억의 보상금을 주고 영입하리란 생각은 들지 않는다. 그나마 박재상이 가장 그럴싸한 선택이다.


투수 중에는 릴리버 보다는 당장 급한 선발 투수가 선호된다. 송승준도 매력적인 자원이지만, 보상금이 거의 없는 심수창이 더 손쉬운 매물이다. 롯데 입장에서는 1년 반짝한 선수에게 큰 금액을 주기 꺼려지고 다른 8개 팀은 보상 선수가 걸린다. kt가 조금 더 투자하면 심수창을 영입할 수 있다. 지난 2년간 6점대 내외의 ERA와 FIP를 기록한 채병용도 SK에서 계약에 미온적이라면 kt가 고려할 만한 매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