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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메모

KIA 새 외국인 투수 헥터 노에시, 최근 5년간 기록 & 영상

Hector Noesi

사진 출처 - Paul Hadsall님 플리커


오프시즌 외국인 투수 계약에 가장 성공적인 구단으로 KIA가 꼽힌다. FA 시장에서 아무런 소득 없이 철수했음에도 외국인 선수의 계약만으로 실패가 아니라는 반응을 불러왔다. 두 선수에 대한 높은 기대치는 계약 금액으로도 유추할 수 있다. 도미니카 출신 우완 노에시(Hector Noesi)가 총액 170만 달러, 미국 출신 우완 잭 스프루일(Zeke Spruill)이 70만 달러로 아직 계약을 마치지 않은 한화를 제외하고 총액이 제일 크다. 특히 노에시의 한국 입성 첫해 계약 총액이 작년 니퍼트의 150만 달러를 넘겼다는 점에서 기념비적인 영입니다. KIA의 이런 과감한 투자는 시즌이 끝난 후 현명한 선택이라는 평을 듣게 될까?


우선 헥터의 외면적인 프로필은 꽤 매력적이다. 87년 1월생으로 한창 전성기에 접어들 비교적 젊은 나이, 192cm 93kg의 체격은 투수로 이상적이다. 미국에서의 커리어도 국내에 진출한 선수들과 차별화된다. 


2004년 국제계약으로 양키스와 계약한 노에시는 2006년 금지약물 복용, 2007년  토미존 수술로 빠르게 두각을 나타내진 못했다. 하지만 부상 회복 후 싱글A부터 트리플A까지 3점대 내외의 ERA와 FIP를 기록하는 등 3년 만에 마이너리그 과정을 마스터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 2010시즌이 끝난 후에는 베이스볼 아메리카로부터 양키스 내 7번째 유망주로 선정되는 등 자신의 가치를 거진 회복했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2011년 추격조에 가까운 역할로 메이저리그 데뷔 시즌을 가진다. 


루키 시즌치고는 가능성을 보인 편이나 MLB 최고의 빅마켓 팀에서 역할을 맡기에는 쉽지 않았다. 다음 시즌 노에시는 마이클 피네다와 헤수스 몬테로 딜에 포함되었고, 2012년 시애틀에서 선발로 98이닝 6.24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부진했다. 이후 노에시는 두 번의 지명할당 조치를 거쳐 화이트삭스로 팀을 옮긴 후 재기의 발판을 마련한다. 빅리그 선발 투수로 27번의 선발 등판 150이닝을 훌쩍 넘는 이닝을 소화했다는 자체로 자신의 몸값을 올리기에 충분했다. 2015년 195만 달러로 화이트삭스와 재계약하면서 빅리그에서 자신의 입지를 다져가는 듯했다.


그러나 3점대 후반의 평균자책점 리그에서 4.89FIP는 결코 뛰어난 성적이라고 할 수는 없었다. 다음 시즌 6점대 후반으로 평균자책점이 치솟자 다시 한 번 웨이버 공시 후 트리플A로 내려간다. 올라간 그의 연봉이 타팀의 클레임을 망설이게 한 요소가 아닐까 싶다. 시즌이 끝난 후 2015년과 비슷한 연봉을 받기에는 어려움이 있었을 테고 KIA가 제시한 연봉은 충분히 매력적인 금액이다. 국내 리그도 메이저리그로부터 주목받는 리그가 됐으니 한국행에 고민은 크지 않았으리라 예상한다.




헥터가 국내 스카우트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은 이유는 위 기록에서 그대로 보인다. 메이저리그 통산 395.1이닝이라는 기록은 서른이 되지 않는 나이를 고려하면 더욱 대단하게 느껴진다. 메이저리그뿐 아니라 2013년 난조를 겪은 후 작년 시즌은 트리플A 기록이 상당히 준수하다. 평균 140km 후반, 최고 150km를 훌쩍 웃도는 강력한 패스트볼과 함께 마이너리그 시절부터 인정받은 커맨드 조합은 국내에서 성공 확률을 높여준다. 이 즈음 되면 헥터의 국내에서 성공에 대한 기준은 여타 선수보다 높게 설정될 수밖에 없다. 





가능한 동일한 조건에서 성적을 비교하기 위해 현재 100만 달러 이상의 연봉을 받는 3명의 외국인 투수와 일본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는 밴덴헐크의 메이저리그 기록을 정리했다. 역시나 가장 많은 등판 기회를 얻은 선수는 헥터다. 다만 투고타저를 적용한 FIP+를 보자면 니퍼트가 왜 역대 최고 외국인 투수라고 불리는지 이해가 되고, 최근 비교 대상인 로저스와도 어느 정도 차이가 있다. 2년 차부터 국내 리그를 정복했다고 여겨지는 밴덴헐크도 메이저리그 통산 선발 출장 FIP+는 80 중반대로 70 초반의 헥터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실은 최근 3년으로 한정할 경우 헥터가 연봉만큼 다른 외국인 투수를 압도할 정도로 리그에서 앞서나갔다고 하기는 망설여지는 부분이 있다.


강속구와 제구력을 겸비한 헥터에게 아쉬운 점을 꼽는다면 첫째로 미국 내에서 슬라이더를 필두로 한 브레이킹 볼에 대한 평가가 다소 박하다. 패스트볼을 제외한 헥터의 주무기는 80마일 중후반대의 체인지업으로 좌투수를 상대로 강점을 보인다. 반면 슬라이더, 커터 비중이 올라간 우타자를 상대로 할 때는 일반적인 우투수로서 우위를 보이지 못한다. 참고로 우타자 상대 구종당 삼진 비율은 체인지업이 약 30% 중반으로 20% 초중반대의 슬라이더, 커브보다 높다. 투스트라이크 이후 구사 비율도 체인지업은 슬라이더와 비슷하거나 미세하게 많다. KIA 자체 내 평가가 좋고, 국내 리그 공인구와 특성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는 부분이나 브레이킹볼 구사 능력은 일단 시즌을 치러봐야 제대로 된 판단이 내려질 것이다.


또 한가지는 플라이볼 피쳐로 피홈런 비중이 높다는 점이다. 메이저리그 통산 뜬공 아웃/땅볼 아웃 비율이 0.78로 낮고, 마이너리그 통산 기록도 0.82로 대동소이하다. 삼진 비율이 패스트볼 구위에 비해서 높지 않고, 적극적으로 승부하는 투수가 플라이볼 비율이 높다면 자연스럽게 홈런 수치도 늘어난다. 국내와 같은 타고 투저리그에서는 불안 요소 중에 하나다.



물론, 위에 언급한 부정적인 변수를 포함하더라도 헥터 노에시가 1옵션 투수로 부족하지 않다고 하는 데는 변함이 없다. 건장한 신체 조건과 뛰어난 구위, 수준급 커맨드를 가진 투수가 리그에서 실패한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 국내 오기 전 트리플A에서 선전도 실패 확률을 낮춘다. 단, 밴덴헐크가 프로 1년 차에 적응의 시간을 거쳤다고 보면 과거 로페즈나 니퍼트, 작년 무시무시했던 로저스와 비교하기는 시기상조다. 헥터가 미국에서 꾸준했을지언정 그들보다 압도적이지 못했기 때문이다. 비싼 몸값에 과하게 부담 갖지 않고, 내년 재계약에 문제없을 정도의 상위로테이션에서 안정적인 활약을 해준다면 현재와 미래를 위한 투자로 성공적인 계약이 된다.



2015년 최고의 경기가 된 선발 첫 경기4.2이닝 6K 호투


 

2015년 최고의 경기가 된 선발 첫 경기 6K 호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