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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스리그& 유망주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 투타 개인기록, 한주성 울렸다

대만에서 열린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의 일정이 마무리됬다. 결승전은 미국이 일본을 꺾고 우승컵을 들었고, 한국은 4승 4패 최종 5위의 성적을 거뒀다. 전적으로 보면 강팀인 쿠바, 미국, 일본에 차례로 무너졌고, 한 수 아래로 여겨졌던 대만에도 연장 끝에 패했다. 결코 만족스럽지 않은 결과. 세부적으로 선수의 기록을 살펴보자.




※ SO/9 은 9이닝당 삼진 BB/9은 9이닝당 볼넷 WP는 폭투, BAA는 피안타율 GO/AO는 땅볼아웃/뜬공아웃 입니다.

FIP는 가능한 수비를 배제한 추정 방어율

FIP = (13*HR + 3*(BB-IBB+HBP) - 2*K) / IP + 3.20(혹은 시즌에 따른 특정값)



투수 기용은 한주성과 박세웅에 쏠려있음이 나타난다. 상대한 팀으로 보면 박세웅이 베네수엘라, 콜롬비아, 호주 등 중하위권 팀을 상대했고, 한주성은 미국, 일본, 쿠바, 대만, 콜롬비아 등 상위권 팀을 주로 상대하게 했다. 하루도 쉬지 않고 일정이 짜인 대회 특성상 고난한 행군은 예정되어 있었다. 그렇다고 해도 덕수고 정윤진 감독의 소속팀 한주성에 대한 의존도는 도가 지나쳤다. 미국을 상대로 75개 투구 후 하루 쉬고 일본 상대 67개 투구, 또 하루 쉬고 대만에 127개 투구는 보는 이를 씁쓸하게 만들었다.


한주성이 올해 고교리그에서 가장 완성된 투수임에는 분명하나 이렇게 무리를 시킬 필요가 있었는지 의문이다. 고교 야구는 매번 여건상 어쩔 수 없다는 핑계를 대지만, 선수의 생명을 갉아먹은 부끄러운 행위임을 부인하기 어렵다. 학생 야구의 지도자라면 선수의 미래를 조금이라도 헤아려야 한다. 아무리 혹사를 해도 결과가 좋으면 치켜세우는 풍토나 이를 방치하는 대한야구협회 또한 비판받아야 한다.


대표팀 내 가장 무거운 짐을 한주성 외에 좋은 피칭을 한 투수들도 눈에 띈다. 제주고 임지섭은 쿠바전 7이닝 16K를 기록하는 등 무시무시한 활약을 했는데 일본전 피안타가 살짝 아쉽다. 그래도 올해 고교리그에 나타난 괴물임을 확인시켰다. 한화가 1차 지명한 청주고 좌완 황영국도 KT의 우선 지명을 조금도 아쉬워하지 않아도 될 만큼 인상적인 피칭을 했다. 반면 이수민, 차명진, 유희운 등은 컨디션 난조를 이유로 활약은 미미했다. 




야수진의 아쉬움도 이어졌다. 임병욱이 베네수엘라를 상대로 홈런을 쳐내긴 했지만, 전체적으로 힘 있는 타자들의 모습을 찾기 어려웠다. 이는 스몰볼로 점철된 고교 야구의 현실을 반영하는 장면이긴 하다. 그런데 그 전에 미들인필더에만 치중한 대표팀 선발 자체의 문제도 있었다. 


경북고의 이지우는 나이 제한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고 해도, 장타력을 갖춘 리그 최고의 타자 중 한 명인 덕수고 임동휘를 제외한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 너무 덕수고 위주라고 하면 김규남을 제외하고 다른 외야수를 뽑으면 문제가 없다. 차선책으로 포지션이 애매하지만 진흥고의 장타자 박진두가 있었다면 장타력에 대한 갈증은 어느 정도 해소되었을지도 모른다. 투수를 비롯해 평가가 좋았던 2학년 선수들을 제외한 것도 타격이 되었다.


그렇다고 수비와 주루가 뛰어나지도 않았다. 2학년 때부터 최고의 수비형 포수라 불린 안중열은 잇단 포구 미스로 자존심을 구겼고, 야수 최대어라던 배병옥은 대만과의 경기에서 황당한 주루플레이로 경기 흐름을 끊었다. 이들만이 아니라 대부분의 선수가 크고 작은 실책성 플레이를 했다. 


물론, 아직 다듬을 게 많은 고교선수이기에 지나친 자책이나 평가절하는 불필요하다고 하겠다. 프로에 와서는 조급하지 않은 마음가짐으로 가다듬어 더 뛰어난 선수로 성장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