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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스리그& 유망주

[야구도락 선정] 2014년 넥센히어로즈 TOP 15 유망주

2014년 유망주 시리즈, 여섯 번째로 살펴볼 팀은 넥센히어로즈다. 선수에 대한 범위는 100경기 이하, 타자는 150타수 미만(MLB 루키 기준에서 20타수 상향), 투수는 50이닝 미만으로 한정했다. 랭킹에 대한 의미보다 정보 전달에 있으므로 1군에서 많은 경기를 뛰지 않은 선수를 소개하기 위함이다. 일례로 한현희나 문우람, 장시환 등은 이 명단에 포함되지 않는다.

선수 평가 방법은 존 시켈스씨가 하는 것처럼 평점을 사용했다. A는 1군에서 활약을 확신하는 선수, 스타가 될 만한 선수에게 주는 등급이며 9개 구단 전체로 해도 10명을 넘지 않는다. B 등급은 주전으로 활약할 만한 선수로 아직 확신하기에는 조금 망설여지는 선수들, C등급은 보여준 게 적어서 가능성만 있거나 준주전의 활약을 바라는 선수들이라고 보시면 무리가 없다. 주관적이며 일반적인 학점보다 짜게 매겨진 평가임을 미리 말씀드린다.


사진 출처 -  fish story 블로그


김정훈 RHP / 1991-10-02 우투우타 185cm 85kg  
2012년 넥센2군 23G 37.0이닝 3.16ERA 25삼진 12볼넷 1피홈런 28피안타 1.08WHIP
2012년 넥센1군 6G 10.0이닝 3.60ERA 4.50FIP 7삼진 5볼넷 1피홈런 10피안타 1.50WHIP
2013년 상무2군 52G 62.1이닝 2.02ERA 69삼진 21볼넷 2피홈런 49피안타 1.12WHIP
2013년 윈터리그 12G 14.2이닝 1.23ERA 1.97FIP 15삼진 3볼넷 0피홈런 8피안타 0.75WHIP
평점 : A-

전면드래프트가 처음 시행되었던 2010드래프트는 스카우트에게도 과도기의 시점이었다. 2학년 한승혁, 이현호, 유창식 등이 눈에 띄는 활약을 하는 가운데 1라운드에서 이재학, 안승민, 문성현 등 빼어난 자원을 놓치는 우를 범했다. 그와 중에 전체 2픽을 가진 넥센은 현명한 선택을 했다. 진흥고의 김정훈은 시즌 초반 허리부상으로 결장했음에도 최고 140km 중반의 회복된 구위로 그해 졸업반 최고의 투수임을 확인시켰다.

프로 첫 시즌 김정훈은 더 향상된 구위로 타자를 윽박질렀다. 2군에서 14번의 선발 등판 중 후반 7경기 평균 5.2이닝 2.75의 평균자책점 37개의 삼진으로 리그에 적응해나갔고, 1군에도 콜업되었다. 하지만 제구력 난조로 타자들에게 먹잇감이 됐고, 설상가상으로 팔꿈치에 이상이 생긴다. 다음 해 5월 토미존 수술을 당하며 2011년 시즌을 통째로 건너뛰었다.

2012년 부상에서 돌아온 김정훈의 보직은 선발이 아닌 릴리버였다. 길게 던질 몸 상태도 아니었거니와 패스트볼 구속도 140km 내외에 머물렀다. 대신 한결 나아진 제구력으로 1군이나 2군에서 전력감에 가까운 피칭을 보였다. 넥센 프런트는 이 시점에서 좀 더 여유를 가졌고, 상무에 입단시키며 발전을 꽤 한다. 결과는 대성공. 스피드 보다 무브먼트가 돋보이는 패스트볼, 낙차 큰 커브와 스플리터를 비롯한 체인지업 계열의 구질까지 조화가 잘 이뤄진 투구로 퓨처스리그 최고의 마무리로 거듭난다. 세이브 1위 기록은 보너스.

그에 따른 부작용은 불펜 투수로 혹사 여부다. 지난해 김정훈은 윈터리그까지 1223개의 투구를 했다. 이는 작년 송창식이 던졌던 투구수와 별반 다르지 않다. 2014년에도 같은 보직을 맡는다면 제대 전까지 얼마나 관리가 될까 하는 우려도 있다. 정상적으로 제대한다면 곧바로 불펜의 중요 보직을 맡을 확률이 높다. 지금의 구위와 제구력이 1군 레벨에서 살짝 부족함이 있더라도 장기적으로 1군 필승조 이상이 무난한 투수다.



김대우 RHP / 1988-11-21 우투우타 183cm 85kg
2012년 상무 48G 53.1이닝 1.86ERA 60삼진 21볼넷 0피홈런 36피안타 1.07WHIP
2013년 상무 47G 47.0이닝 1.72ERA 61삼진 22볼넷 2피홈런 33피안타 1.17WHIP
평점 : B+

프랜차이즈 사상 처음으로 최하위로 내려앉으며 암울하기만 했던 넥센의 2011시즌. 몇 안 되는 즐거움이라면 신데렐라와 같던 김대우의 피칭을 들 수 있다. 전체 9라운드 67번째로 지명됐던 이 생짜 대졸 신인은 6월까지 2점대 초반의 평균자책점으로 퓨처스리그를 가볍게 폭격했다. 이후 1군에 올라와 첫 두 경기에서 9명의 타자 중 7명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세간의 화제가 됐다. 시즌 기록은 24경기 27이닝 동안 평균자책점은 6.00으로 높으나 이닝당 1개꼴로 삼진을 잡으며 FIP는 3.56으로 양호했다.

잠수함 투수 김대우의 가장 큰 매력은 패스트볼이다. 마치 손이 땅에 닿을 듯한 낮은 팔각도에서 평균 130km 중반, 최고 140km에 가까운 빠른 볼을 뿌린다. 생소한 궤적은 우타자들에게 마치 150km 이상의 빠른 볼로 느끼게 해 김대우를 가공할 삼진 머신으로 만든다. 단점은 단조로운 구질로 주무기 커브 외에 싱커, 체인지업 등 좌투수를 상대할 만한 마땅한 무기가 없었다. 서울고 3학년이 되어서야 야수에서 투수로 전향한 김대우는 대학 4학년 처음으로 30이닝 이상 투구를 해 경험이 많이 부족했다.

이러한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팀과 선수는 과감히 상무 입대를 결정한다. 2년간 김대우는 중간계투와 마무리를 오가며 95경기에 등판 100.1이닝을 소화했다. 1점대 후반의 평균자책점과 높은 탈삼진 비율은 여전하다. 단, 제구력이나 좌타자를 상대로 한 피칭이 얼마나 발전했는지는 의문이 따른다. 작년 퓨처스리그에서도 우타자를 상대로 135타석 동안 .172의 피안타율, 0피홈런 .509의 피OPS로 무적이었으나 좌타자, 스위치 타자에게는 58타석 동안 .277의 피안타율, 2피홈런 .786의 피OPS로 부진했다.

그럼에도 불구 2년 전보다 한 단계 발전한 김대우는 즉시 전력감 불펜으로 1군에서 효용이 있다. 변수라면 보직 변경. 오프시즌 염경엽 감독은 김대우를 선발로 시험하도록 코칭스탭에게 지시했다고 한다. 한현희, 마정길의 존재 때문인지 몰라도 3년간 릴리버로만 뛴 선수에게 갑작스러운 보직 변경은 적지 않은 위험을 내포한다. 설령 이 실험이 실패하더라도 이강철, 김병현 등 전설적인 잠수함들이 있는 넥센에서 김대우의 지도가 엇나가진 않으리라 믿어본다.



조상우 RHP / 1994-09-04 우투우타 186cm 97kg
고교 통산 31G 147.0이닝 3.12ERA 178삼진 81볼넷 0피홈런 103피안타 1.25WHIP
2013년 넥센2군 20G 59.0이닝 2.90ERA 47삼진 35볼넷 3피홈런 41피안타 1.29WHIP
2013년 넥센1군 5G 8.0이닝 4.50ERA 3.51FIP 7삼진 5볼넷 0피홈런 11피안타 2.00WHIP
평점 : B+

2014년 시범경기 둘째 날, 한 프로 야구 선수의 이름이 포털사이트 검색창에 1위로 등장했다. 9일 두산과의 경기에서 조상우라는 고졸 2년 차 투수가 150km를 웃도는 빠른 볼을 무기로 3연속 삼진을 잡아내서다. 사실 이 날의 퍼포먼스가 새삼 놀랍지는 않다. 작년 시즌에도 패스트볼 평균 140km 후반, 최고 150km까지 나와 롯데 최대성 다음으로 빠른 공을 던지는 토종 투수였다. 여기에 186cm의 신장, 29인치의 허벅지 둘레 등 우람한 신체조건은 드래프트 전체 세 번째 선수로 지명되기에 충분한 조건이었다.

그러나 강한 어깨만으로 성공이 보장되지는 않는다. 대전고 시절 조상우가 최상위권 투수였다는 점을 부인할 이는 없겠지만, 우선 지명된 윤형배와는 리그 지배력에서 큰 차이가 났다. 또한, 고교 리그에서나 퓨처스리그에서도 자신보다 스피드가 떨어지는 한화의 조지훈보다 삼진 비율은 낮았다. 조상우는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투심 등 구질을 계속 늘려가고 있는데 효율적인 조합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참고로 조상우의 작년 2군 FIP는 평균자책점과 비교해 약 1점 이상 높았다.

보직에 대한 고민도 있다. 2군에서 20경기 중 선발로는 8번 등판했고, 시즌 후반에는 릴리버로 고정됐다. 넥센 코칭스탭은 조상우를 올해 가능한 1군에서 활용한다는데 보직은 스윙맨보다 1이닝 남짓 던지는 추격조가 될 가능성이 높다. 조상우는 작년 한 경기에서만 9개의 사사구를 내주는 등 제구력에서 기복 있는 모습을 나타냈다. 원석을 가다듬기에는 단계를 밟아가며 긴 이닝을 소화하는 선발 기용이 유리하지 않을까?

1라운더로서 조상우는 매우 순조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기준으로도 파이어볼러에 해당하는 유형의 선수가 처음부터 뛰어난 제구력을 갖추기란 극히 어려운 일이다. 반대로 말하면 조바심을 낼 이유도 없다. 천하의 박찬호조차 조상우보다 두 살 많은 나이에 트리플A에서 도달해 한 시즌을 보냈다. 조상우의 팔각도가 내려왔다고 해도 옆구리 한현희와는 다른 방향에서 육성 방침을 세웠으면 한다.



박동원 C / 1990-04-07 우투우타 178cm 82kg
2012년 상무 75G 215타수 .326AVG .424OBP .493SLG 9홈런 2도루 33삼진 28볼넷
2013년 넥센2군 19G 44타수 .273AVG .468OBP .523SLG 2홈런 1도루 9삼진 15볼넷
2013년 넥센1군 69G 106타석 .194AVG .255OBP .286SLG 1홈런 1도루 28삼진 7볼넷
평점 : B

1군에서 주전급포수를 길러내려면 각고의 노력이 필요하다. 더군다나 변수가 많은 고졸 야수라면 인내심은 배가 된다. 개성고의 박동원도 2009 드래프트에서 포수로 가장 먼저 호명된 공수에서 두각을 나타낸 정상급 포수였다. 그러나 프로에서 세 시즌 동안 1군은커녕 2군에서도 준주전으로 출장했고, 264타석 .176의 타율 .226의 장타율로 형편없는 성적을 냈다.

박동원이 프로에서 빛을 내기 시작한 시기는 상무 2년 차로 충실한 웨이트 덕인지 254타석 동안 .326의 타율 9개의 홈런을 때려냈다. 강한 어깨의 송구능력이나 전체적인 수비 능력도 나쁘지 않다는 평이다. 박동원의 달라진 모습은 2013시즌에 들어가기 전 주전에 가까운 기회를 보장하겠다는 코치진 인터뷰를 이끌어냈다. 1군에서 단 7경기 두 타석만을 들어선 선수에게는 이례적인 코멘트다.

막상 시즌에 들어가자 4강 경쟁을 하는 넥센으로서는 박동원을 오래 기다려줄 수 없었다. .194의 타율을 기록한 타격에서부터 투수를 리드하는 수비까지 전년도 주전 포수 허도환이 한층 안정된 플레이를 했다. 심지어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는 집중력 잃은 무성의한 수비로 팀의 끝내기 패배를 허용하고 말았다. 지난 12월 말에는 시즌 중 다친 손목 부상이 악화되어 수술을 받는 등 아쉬움 속에 시즌을 마쳤다.

천국과 지옥을 오간 2013년. 얻은 게 있다면 경험이다. 현 리그에 박동원 이상의 툴과 성적을 낸 포수 유망주는 여전히 희귀하다. 2013년의 실패가 성공의 밑거름이 되려면 올해는 더 많은 기회가 보장되어야 하며 팀 내 딱히 다른 대안도 없다.



고종욱 CF / 1989-01-11 우투좌타 184cm 82kg

2012년 상무 67G 208타수 .327AVG .373OBP .447SLG 3홈런 11도루 45삼진 15볼넷
2013년 상무 78G 210타수 .319AVG .425OBP .490SLG 7홈런 14도루 51삼진 40볼넷
평점 : B

정진호, 윤정우, 전준수 등 유독 뛰어난 중견수 자원이 많았던 2011드래프트에서도 가장 주목을 받은 선수는 한양대의 고종욱이다. 1루까지 3초 후반에 주파하는 눈부신 스피드는 넓은 수비 범위와 일정 수준 이상의 주루 능력을 보장한다. 타격도 뛰어나 대학 1학년 .275의 타율을 시작으로 매년 5푼 가까이 수치가 상승해 졸업반 71타수 .438의 타율을 기록했다. 경기고 시절에도 2, 3학년 3할 타율은 기본이었다.

아마 시절 대단한 활약에도 프로의 벽은 높았다. 첫 시즌 고종욱의 활용도는 1군에서 이따금 활용되는 백업 선수에 그쳤다. 그 와중에도 퓨처스리그에서는 대학 시절의 모습을 그대로 이어갔다. 프로 첫 시즌 198타수 .358의 타율, 상무 입단 후에도 3할이 넘는 고타율을 유지했다. 또한, 고종욱은 땅볼 비율이 높은 일반적인 똑딱이 유형의 타자는 아니다. 대학에서 단 한 개의 홈런도 치지 못했음에도 프로에서는 파워의 잠재력을 드러냈다. 특히 2013년은 늘어난 볼넷 숫자와 함께 7개의 홈런으로 커리어 하이에 가까운 생산력을 기록한 시즌이다.

불안요소는 거침 없는 타격을 하는 탓에 삼진이 비교적 많다. 전체적으로 다듬어지기보다 거친 인상을 주며 송구 능력이 약점으로 지적된다. 설상가상으로 제대 후 어깨 수술을 받아 시즌 중반 이후에나 복귀가 예상된다. 고종욱이 당장 3할 타율을 달성하기 쉽지 않겠으나 흔한 백업 외야수로 커리어를 마치는 그림 역시 상상하기 어렵다. 대학과 퓨처스리그에서처럼 1군에서도 매년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임병욱 SS / 1995-09-30 우투좌타 185cm 84kg
2012년 덕수고 28G 118타석 .269AVG .342OBP .385SLG 2홈런 12도루 14삼진 9볼넷
2013년 덕수고 20G 90타석 .320AVG .409OBP .493SLG 2홈런 11도루 12삼진 9볼넷
평점 : B

2014 드래프트를 정리한다면 투수 쪽에는 좌완이, 야수 쪽에는 대졸 강민국을 비롯해 김태진, 박계범, 심우준, 배성근, 류형우 등 준척급 고졸 유격수 자원이 범람한 해라고 하겠다. 이 중 덕수고의 임병욱은 하드웨어와 운동능력 면에서 경쟁자들을 압도한다. 185cm의 신장에 빠른 발과 강한 어깨까지 빅리그급 유격수 자원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반면 컨택 능력이나 선구안, 수비, 주루 등에 있어서는 가야 할 길이 멀다. 3학년 성적을 보면 비율 스탯상 동기들과 큰 차이는 없다. 선배들과 비교하면 하주석, 강승호보다 화려함이 덜하고, 삼성의 정현처럼 공수에서 안정감을 주지 못한다. 이를 이겨낼 임병욱의 매력이라고 하면 마른 체격임에도 배트 스피드가 빨라 강한 타구를 양산해낸다. 지난 2년 홈런을 두 개씩 꼬박꼬박 쳐냈고, 세계청소년야구 선수권 대회에서는 1루수 겸 4번 타자로 출장해 유일하게 공을 담장 밖으로 넘겼다.

넥센 스카우트는 임병욱을 지명하며 강정호를 이을 대형 유격수 자원이라고 설명한다. 고교 시절 강정호는 비교할 수 없이 좋은 타자였기에 임병욱에게는 버거운 목표다. 그래도 타고난 바탕이 워낙 특출나 호타준족이라는 표현이 어울리는 주전 내야수로 성장할 여지는 충분하다.



박종윤 LHP / 1993-02-09 좌투좌타 173cm 80kg
2012년 넥센2군 32G 78.0이닝 2.31ERA 32삼진 28볼넷 6피홈런 70피안타 1.26WHIP
2013년 넥센2군 4G 79.1이닝 3.52ERA 58삼진 32볼넷 4피홈런 74피안타 1.34WHIP
평점 : B

몸을 쓰는 스포츠 종목에서 신체 조건은 중요한 평가 잣대다. 그중에서도 체력과 내구성, 강한 공을 뿌려야 하는 투수는 작은 체격이 핸디캡으로 다가온다. 170cm가 넘는 신장의 박종윤에게도 마찬가지. 드래프트에서 상위 순번의 지명을 받기 위해서는 남들보다 더 좋은 성적과 평균 이상의 구위를 갖춰야 했다.

대구고 시절 박종윤은 이 조건을 충족했다. 2011년 NO.1 투수 한현희에 미치지 못해도 바로 밑에서 최상위 그룹을 형성했다. 빠른 볼 스피드도 평균 130km 중후반에서 최고 140km 초반까지 좌투수로는 프로에서 버틸만하고, 나이대비 준수한 커맨드를 갖췄다. 프로 적응도 무난했다. 고교 졸업반 시즌부터 3년 연속 70이닝을 소화하며 프로 첫 시즌 2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2년 차에는 포크볼과 커브 등 낙차 큰 구질을 활용해 삼진 숫자를 늘려나갔다.

그리고 2013년 시즌을 마치고 상무에 지원했다. 현재 구위나 제구력으로 1군에서 1이닝 이상을 맡기는 버겁다. 해당하는 보직은 박성훈이나 NC에서 온 이상민으로도 메우면 된다. 어린 나이의 박종윤은 상무에서 벌은 2년의 시간 동안 선발과 불펜에서 모두 자신의 가능성을 시험하게 될 것이다. 추이를 보면 전망은 상당히 낙관적이다.



임동휘 3B / 1995-08-22 우투양타 180cm 90kg

2012년 29G 112타석 .255AVG .349OBP .330SLG 0홈런 7도루 13삼진 9볼넷
2013년 25G 96타석 .342AVG .430OBP .582SLG 3홈런 6도루 8삼진 10볼넷
평점 : B-

작년 고교리그에서 야구 명문으로 유명한 덕수고는 주말리그 왕중왕전 개념인 황금사자기와 청룡기의 우승컵을 연거푸 들어 올렸다. 팀의 주전 3루수이자 4번 타자로 활약한 임동휘는 후기 주말리그에서 5할의 타율과 3개의 홈런으로 팀의 우승에 크게 공헌했다. 야탑고와의 결승전에서는 주자 만루 상황에서 파울 홈런을 치고 곧바로 3루타를 기록하는 등 돋보이는 활약으로 야구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명실상부한 고교 최고의 파워히터로 전년도 이우성과 비교하면 타격에서 다소 기복이 드러난다. 2학년 타격 성적은 평범했고, 황금사자기에서는 16타수 1안타로 잠시 부진에 빠지기도 했다. 흔치 않은 스위치 히터로 임동휘는 아직 자신만의 타격을 완전히 정립하지는 못한 듯하다. 2013시즌에는 주로 우타자로 많은 출장을 했다고 하는데 프로에서는 코치들의 신중한 지도가 요구된다.

비록 임동휘가 한 살 많은 이우성이나 이지우처럼 안정된 타격을 하지 못하더라도 3루수라는 포지션의 메리트가 있다. 한국의 치퍼존스를 노린다면 가장 이상적이나, 여의치 않을 시 우타 외야수나 1루수로도 프로에서 살아남을 툴을 보유하고 있다. 중장거리 타자의 특성상 3~5년 이상 2군에서 단련할 인내심이 동반된다는 전제하에서다.

 


하영민 RHP / 1995-05-07 우투우타 180cm 68kg
2012년 진흥고 19G 106.2이닝 2.95ERA 86삼진 30볼넷 1피홈런 98피안타 1.20WHIP
2013년 진흥고 17G 108.1이닝 0.91ERA 101삼진 23볼넷 0피홈런 76피안타 0.91WHIP
평점 : B-(평점 상향)

고교리그에서 하영민 이상으로 팀에 많은 공헌을 한 선수를 찾기 어렵다. 12~13시즌 2년 연속 100이닝을 넘긴 유일한 투수로 이닝이터로의 면모를 과시했다. 투구 내용 자체도 뛰어나다. 40이닝 이상 던진 투수 중 평균자책점은 2위, 삼진/볼넷 비율은 4위에 랭크됐다. 덕수고 한주성을 제외하면 더 나은 투구를 한 우완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다면 KIA는 왜 하영민을 1차 지명에서 지나쳤을까? 스카우트가 중시하는 체격과 구위에서 차명진과 차이가 있었다. 마른 체형의 하영민은 최고 140km대 패스트볼을 뿌린다고 하나, 평균 구속은 4~5km가량 떨어진다고 보면 실제와 근접하다. 고교레벨에서 빼어난 커맨드 능력을 발휘한 선수라도 일정한 구위가 되지 못하면 프로에서 활약하기까지 짧지 않은 시간이 소요된다. 때로는 2009년 KIA에 1차 지명됐던 광주일고 정성철처럼 부진이 길어지기도 한다. (시범 경기 확인한 빠른 볼의 스피드는 140km 대로 예상보다 좋았습니다.)

물론 하영민이 워낙 꾸준히 경력을 쌓은 선수이기에 긍정적 요소가 많다. 내구성이 강해 성장에 유리하고, 파워도 점차 향상될 수 있다. 검증된 로케이션 능력은 엔간한 파이어볼러보다 안정감을 준다. 기록과 스터프 사이에서 상반된 선택을 한 NC 배재환과의 비교도 꽤 흥미롭다.

 

 


김하성 2B / 1995-10-17 우투우타 175cm 76kg
2012년 야탑고 19G 83타석 .185AVG .276OBP .262SLG 0홈런 4도루 3삼진 8볼넷
2013년 야탑고 25G 110타석 .375AVG .477OBP .614SLG 1홈런 20도루 9삼진 15볼넷
평점 : C+

2014 년 고교리그의 베스트 라인업을 꼽는다면 2루 포지션의 주인은 김하성이 되지 않을까 싶다. 1루까지 4초 초반에 뛰는 빠른 발, 2루수로 부족함이 없는 송구 능력 등 수비와 주루만으로 팀에 기여한다. 졸업반에는 .375의 타율 1.091의 OPS로 4번 타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 대회에서는 4할 타율과 4도루 0도실을 기록하는 등 물오른 경기력을 선보였다. 이상적인 삼진 볼넷 비율까지 완벽에 가까운 시즌이다.

코 치진은 김하성의 완성도에 크게 고무된 인상이다. 빠른 발과 컨택 위주의 타격, 안정된 수비 등 다른 고교 야수보다 프로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는 유형이다. 야탑고에서는 2학년 유격수 박효준의 존재 때문이지 유격수와 3루도 소화 가능하다. 최고의 시나리오로 두산 정수빈처럼 1군에서 곧바로 임팩트를 줄 확률도 없지는 않다. 허나 팀과 선수에게 안정적인 방식은 아니다. 내야 수비는 외야보다 까다롭고, 넥센의 2루 자리는 서건창이 3루에는 김민성이 굳건히 버티고 있다. 초반 타격 페이스가 올라오지 않을 경우 애매한 백업의 위치로 벤치를 달굴 염려가 있다.

1, 2학년 김하성은 166타석 동안 .197의 타율 .557의 OPS를 기록했다. 어린 나이에 작은 표본이므로 큰 의미는 없다. 마찬가지로 김하성의 3학년 활약도 조금은 신중히 볼 필요가 있다. 2군에서 시즌을 시작한다고 해서 김하성의 가치가 떨어질 일은 없을 테니 말이다.


 

 

강지광 OF / 1990-10-23 우투우타 181cm 100kg
인천고 통산 26G 104타석 .315AVG .388OBP .511SLG 3홈런 1도루 24삼진 11볼넷
2013년 LG2군 21G 65타수 .231AVG .311OBP .431SLG 1홈런 2도루 14삼진 7볼넷
평점 : C+

강지광을 보고 있노라면 선수의 미래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새삼 느끼게 된다. 인천고 시절 대붕기와 미추홀기를 우승으로 이끈 에이스였던 강지광은 LG에 입단해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최고 140km 중후반을 뿌리는 강한 어깨를 가지고 있었음에도 팔꿈치 부상으로 퓨처스리그에서 12경기 출장 19이닝을 던진 게 전부다. 결국, 두 번의 팔꿈치 수술을 하고, 공익근무 요원으로 병역의 의무를 마친 강지광은 타자로 전향하게 된다.

야수로 첫 시즌을 맞이한 2013년 퓨처스리그에서도 순조로운 시즌을 보내지 못했다. 6월부터 본격적으로 경기에 출장해 성적도 좋지 않을뿐더러 8월 손목 부상으로 아쉽게 시즌을 마쳤다. 선수의 행적을 고려하면 2차 드래프트에서 40인 보호 선수에 묶지 않는 게 당연하게 여겨진다. 그런데 일찌감치 강지광을 눈여겨 본 이가 있었으니 LG에서 운영팀장을 맡았던 염경엽 감독이다. 고교 시절 강지광은 본업이 투수였음에도 3할 타율과 3개의 홈런을 기록하는 등 타격에 소질을 보였고, 당시 스카우트에 관여한 염 감독은 이를 잊지 않고 있었다.

넥센으로 이적한 강지광은 스프링캠프부터 코칭스탭의 열렬한 지지 속에 맹타를 휘두른다. 무엇보다 강력한 파워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는 평가다. 강지광의 프로 생활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긴 공백이 있었던 선수이기에 공수주 모든 면에서 기술을 배워나가야 한다. 코칭스탭의 계획대로 올해 퓨처스리그에서 건강히 한 시즌을 보낸다면 평가는 자연스레 올라갈 수 있다.




이상민 LHP / 1990-11-04 좌투좌타 180cm 78kg
동의대 통산 41G 135.0이닝 3.13ERA 92삼진 37볼넷 3피홈런 129피안타 1.23WHIP
2013년 NC2군 34G 34.1이닝 2.10ERA 26삼진 6볼넷 1피홈런 39피안타 1.31WHIP
평점 : C+

야구단의 실질적인 운영 주체로서 이장석 대표이사의 주가는 갈수록 오르고 있다. 옥에 티라고 한다면 이택근의 보상 선수로 2011 드래프트 전체 3픽 윤지웅을 내준 일이다. 벽제 구장에서 알찬 시간을 보낸 윤지웅은 2년 전과 비교해 자신의 가치를 크게 올렸다. 작년 2차 드래프트에서 NC의 이상민 지명은 당시의 아픔을 살짝쿵 보듬어줄 선택이다.

이상민은 윤지웅과 공통점이 많다. 먼저 같은 동의대 소속으로 윤지웅은 2008년, 이상민은 2011년 팀을 춘계리그 우승으로 이끌고, 대회 MVP를 차지했다. 두 번째로 구위보다 제구력에 강점이 있는 커맨드형 투수다. 마른 체형의 이상민의 빠른 볼 스피드는 130km 중후반대로 리그 평균을 밑돌지만, 120km 중반대의 날카로운 슬라이더 등을 활용하여 타자와 적극적인 승부를 한다. 작년 2차 드래프트에서 이상민은 즉시 전력감 좌완 불펜으로 넥센 외에도 두산, KT 등의 관심을 받았다고 한다.

2년 전 넥센처럼 NC도 이상민을 잃은 것에 대해 후회를 하게 될까? 대답은 같아도 아쉬움의 크기는 다를 수 있다. NC가 묶은 손정욱과 비교한다면 성적이나 구위 모두 우위에 있지 못하다. 현재의 보직도 좌타자를 상대로 한 원포인트 이상은 쉽지 않아 보인다. 이후의 성장은 상무, 경찰청 등 군 복무를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신재영 RHP / 1989-11-18우투우타 185cm 87kg

단국대 통산 75G 266.2이닝 2.26ERA 214삼진 51볼넷 7피홈런 212피안타 0.99WHIP
2012년 NC2군 4G 4.0이닝 2.25ERA 2삼진 1볼넷 1피홈런 4피안타 1.25WHIP
2013년 NC2군 44G 57.1이닝 2.67ERA 35삼진 16볼넷 3피홈런 37피안타 0.92WHIP
평점 : C+

2013년 4월 NC는 극심한 빈공에 시달리며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었다. 이장석 대표이사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지석훈을 위시해 1군과 2군 사이의 선수를 보내며 귀한 투수 자원을 얻어왔다. 팬들의 이목은 돌아온 노장 송신영에 맞춰져 있었지만, 함께 온 신재영도 어린 나이에 만만치 않은 커리어를 쌓았다.

중3 시기 사이드스로 투수로 투구폼을 바꾼 후 대전고 3학년 팀의 에이스 역할을 했다. 단국대에 입학해서는 날카로운 제구력과 경기 운영능력을 바탕으로 박지훈과 함께 원투펀치로 활약했다. 두 선수는 모두 4년간 250이닝을 넘긴 철완에 가까운 모습을 보였는데 기록 자체만 보자면 신재영이 미세하게나마 더 낫다. 하지만 옆구리 투수치고 높은 팔각도에서 구속에서 차이가 크다 보니 7번이 더 돈 후에야 NC의 지명을 받을 수 있었다. 프로에 입단해서는 투구폼을 교정하는 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못했고, 팀 내에서 중용되지 않았다.

넥센에 이적한 신재영은 다시 대학 시절의 모습을 이어 나갔다. 몇몇 기사에서 나온 140km를 뿌리는 투수라는 표현은 조금 과장됐지만, 타자를 상대하는 요령은 프로에서 통할 만하다. 경찰청 합격도 큰 호재다. 2년간 자신의 기술을 숙련하고, 경험을 쌓아 나간다면 1군 계투요원으로서의 모습은 가정이 아닌 현실이 된다.



구자형 RHP / 1990-11-30 우투우타 188cm 88kg

2012년 10G 29.2이닝 3.64ERA 29삼진 5볼넷 0피홈런 24피안타 0.98WHIP
2013년 11G 39.0이닝 1.62ERA 41삼진 9볼넷 0피홈런 20피안타 0.74WHIP
평점 : C+

강윤구, 금민철, 김영민, 장시환 등 매 이닝 기복을 나타내는 투수들이 주축이 되어서인지 최근 넥센은 제구력에 중점을 둔 투수를 끌어 모으고 있다. 위에 소개한 박종윤, 하영민, 이상민, 신재영도 비슷한 성향을 가지고 있다. 추가로 2014 드래프트 4, 5라운드에 뽑힌 동의대 구자형과 세한대 박병훈 역시 볼넷을 잘 내주지 않는 투수다.

즉시 전력감으로 보자면 구자형은 확실히 다크호스다. 빠른 볼 스피드는 MAX 140km 초중반대로 강속구 투수와 거리가 있지만, 큰 신장에서 나오는 브레이킹 볼을 활용해 타자들의 방망이를 손쉽게 이끌어 낸다. FIP 수치로 보자면 올해 지명된 대졸 투수 가운데 압도적인 1위를 마크한다. 다만 고교시절 부상으로 유급하는 등 내구성에 약점이 있다. 대학 4년간 불과 78.1이닝밖에 던지지 못했다. 프로에서도 중점사항은 건강에 맞춰진다. 리그가 어디에 됐든지 구자형이 생애 처음으로 공식경기 50이닝을 넘기는 시즌을 맞이한다면 그 자체로 성공적인 픽이 될 수 있다.



안태영 1B-OF / 1985-03-15 우투좌타 186cm 93kg
2012년 넥센2군 17G 41타수 .171AVG .352OBP .220SLG 0홈런 3도루 7삼진 12볼넷
2013년 넥센2군 84G 281타수 .313AVG .411OBP .562SLG 14홈런 6도루 53삼진 41볼넷
2013년 넥센1군 12G 37타석 .353AVG .405OBP .500SLG 1홈런 0도루 1볼넷 14삼진
평점 : C+

국내 최초의 독립구단 고양원더스는 프로에만 의존하는 한국 야구의 역삼각형 구조에서 존재만으로 의미가 있다. 프로에 진출한 선수도 김영관, 이희성, 강하승 등 적지 않은데 이중 넥센에 입단한 안태영은 작년 퓨처스리그와 1군을 오르내리며 가시적인 성과를 낸 유일한 선수다. 작년 퓨처스리그와 1군을 오가며 .317의 타율 15개의 홈런을 기록해 6년간 선수 생활을 쉰 선수라고는 믿을 수 없는 '인간 드라마'를 썼다.

이 같은 활약에도 불구하고 유망주로서 안태영의 입지를 떨어뜨리는 요소들이 있다. 85년생이라는 나이에 선수에게는 얼마나 실력을 갖추고 있느냐 만큼 어디서 선수 생활을 하느냐도 중요하다. 넥센은 작년 윤석민을 영입하면서 안태영이 1군에서 설 자리가 사라졌다. 부족한 수비력과 변화구에 대한 약점은 백업으로 활용도를 낮춘다. 그렇다고 절망할 단계는 아니다. 2년 전 안태영은 선수로서 훨씬 암울한 위치였다. 한화의 이양기도 참고할 만한 선수다. 당장 팀 내 자리가 나지 않더라도 지금까지처럼 절실히 야구 한다면 길은 어떻게든 열리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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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군에서의 성적처럼 넥센 팜도 시간이 흐르며 비옥해지고 있다. 지난 몇 년간 아마추어 신인 드래프트와 2차 드래프트, 고양 원더스에서 내실 있는 선수들을 영입했다. 미련을 갖지 않고, 적당한 시기에 군에 보내는 결정도 좋은 영향을 미쳤다. 어쩌면 팀이 리빌딩 단계에 있었기에 가능한 움직임이기도 하고, 현장과 프런트의 역할이 분리된 협업의 결과인지도 모른다. 국내 프로구단 최초의 지역 밀착형 2군 구단인 ‘화성 히어로즈’의 탄생도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넥센 프런트가 앞으로도 구단 운영에 새로운 시도를 해나간다면 넥센 선수층도 갈수록 두터워지리라 예상한다.

사진 출처 - http://blog.naver.com/m_a_r_i, 넥센 히어로즈 / 기록 출처 - 대한야구협회, KBO 기록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