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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스리그& 유망주

[야구도락 선정] 2014년 삼성 라이온즈 TOP 15 유망주

2014년 유망주 시리즈, 여덟 번째로 살펴볼 팀은 삼성 라이온즈다. 선수에 대한 범위는 100경기 이하, 타자는 150타수 미만(MLB 루키 기준에서 20타수 상향), 투수는 50이닝 미만으로 한정했다. 랭킹에 대한 의미보다 정보 전달에 있으므로 1군에서 많은 경기를 뛰지 않은 선수를 소개하기 위함이다. 일례로 심창민이나 우동균, 정형식 등은 이 명단에 포함되지 않는다.


선수 평가 방법은 존 시켈스씨가 하는 것처럼 평점을 사용했다. A는 1군에서 활약을 확신하는 선수, 스타가 될 만한 선수에게 주는 등급이며 9개 구단 전체로 해도 10명을 넘지 않는다. B 등급은 주전으로 활약할 만한 선수로 아직 확신하기에는 조금 망설여지는 선수들, C등급은 보여준 게 적어서 가능성만 있거나 준주전의 활약을 바라는 선수들이라고 보시면 무리가 없다. 주관적이며 일반적인 학점보다 짜게 매겨진 평가임을 미리 말씀드린다.




사진 출처 - 그린 나래' Story 블로그


구자욱 3B-OF / 1993-02-12 우투좌타 189cm 75kg 

2012년 삼성2군 86G 312타수 .288AVG .335OBP .391SLG 3홈런 25도루 60삼진 23볼넷

2013년 상무 88G 312타수 .301AVG .391OBP .429SLG 6홈런 29도루 30삼진 46볼넷

2013년 윈터리그 21G 64타수 .266AVG .382OBP .313SLG 0홈런 5도루 9삼진 10볼넷

평점 : A-


아마추어 신인지명회의에서 좋은 고교 타자를 가리기란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니다. 많게는 300~400타석을 상대하는 투수와 달리 타자는 겨우 60~110회가량 타석에 들어선다. 게다가 고교 선수는 발전속도나 신체조건의 변화가 빠르다. 안타를 많이 친 것으로 선수를 지명하다가는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대구고의 구자욱은 2012 드래프트 최고의 타자라 칭할만하지만, 유급생으로 전년도에는 74타석 .574의 OPS에 머물러 상위라운드에 지명하기에는 다소 위험요소가 있었다.


2년 후 삼성 스카우트의 선택은 탁월했음이 증명됐다. 첫 시즌 주전 3루수로 300타석을 소화하며 준수한 시즌을 보내고 곧바로 상무에 입대한다. 그리고 2013시즌 7월까지 241타석 동안 .349의 타율. 431의 출루율 6개의 홈런으로 가공할 타격페이스를 선보인다. 구자욱은 선구안과 컨택 능력을 모두 갖춰서 퓨처스리그에서 가장 믿음이 가는 타자 중 한 명이다. 189cm의 신장에 2년 연속 25+ 도루에 성공할 정도로 스피드도 양호한 편에 속한다.


아쉬움이 있다면 포지션과 마른 체형이다. 작년 8월 이후 구자욱의 타격 기록은 71타수 .171AVG  0개의 홈런을 기록했다. 삼진/볼넷 비율은 여전하나 체력적인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나 싶다. 도루 숫자를 줄이더라도 웨이트를 충실히 해 힘을 더 늘려가는 게 자신의 가치를 키우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수비에서는 고교 진학 후 3루수로 계속 뛰고 있다. 큰 신장에서 오는 순발력이나 송구 능력을 고려하면 장기적으로 외야나 1루 전향 가능성이 적지 않다.


구자욱은 현재 유형을 구분하기 어려운 약간의 트위너 성향을 띄고 있다. 따라서 작년 시즌 자신의 성취에 만족하지 않고, 자신의 지향점을 확고히 세워나갈 필요도 있다. 주안점은 역시 타격에 있다. 제대 후 1~2년 이상 자신의 장점을 단련해 나간다면 3할 타율과 두 자릿수 홈런을 치는 미래의 중심타자 후보로 손색없는 재목이다.




사진 출처 - Glory Glory Lions United 블로그


정현 SS-3B / 1994-06-01 우투우타 181cm 83kg

부산고 통산 47G 206타석 .324AVG .407OBP .387SLG 0홈런 12도루 15삼진 16볼넷

2013년 삼성2군 78G 268타수 .287AVG .385OBP .422SLG 2홈런 6도루 36삼진 23볼넷

평점 : B+


류중일 감독은 자신의 현역 시절 포지션인 유격수에 대한 선호를 숨김없이 밝히곤 했다. 유격수를 보던 선수는 내야에 어디서도 무리 없이 수비가 가능하다는 이유다. 2013 드래프트에서도 붙박이 유격수 김상수가 있음에도 강승호와 함께 최대어로 꼽히던 부산고의 정현을 1라운드에 지명했다. 정확성을 갖춘 강한 어깨와 고교 3년 동안 주전 유격수를 꿰찬 안정된 기본기는 입단하면서부터 코치진의 입가에 미소를 짓게 만들었다.


타격에서는 1학년 때부터 3할을 친 컨택 능력이 프로에서 그대로 발휘되었다. 첫 한 달 .179의 타율로 고전한 후에는 212타수 .316AVG .408OBP .476SLG의 비율 스탯을 기록하며 리그에 수월히 적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적극적인 타격을 하는 정현은 삼진을 잘 당하지 않는 타입니다. 공수에서 나타난 정현의 높은 완성도는 김상수가 부상을 당하자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포함하도록 만들었다. 1년 차 고졸 야수로는 흔치 않은 일이다.


한편으로는 어린 선수를 급하게 다루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생길 수 있다. 유격수로 대부분 경기에 출장했던 정현은 7월 말 1군에서 내려온 후에는 3루수로 출장 빈도를 대폭 늘렸다. 장기적으로 김한수와 같은 길을 걸을 수도 있으나 아직 파워에서 잠재력이 표출되지는 않았다. 올겨울 아시안 게임 결과를 보고 나서 정현의 포지션을 고민해도 전혀 늦지 않다.


지난 1월 정현은 팀 1차 전지훈련 도중 요추 부상을 당해 조기 귀국했다. 또 외국인 야수로 내야 전포지션을 소화하는 나바로를 영입해 작년처럼 급히 1군에 투입될 확률은 줄어들었다. 선수 본인은 아쉬울 수 있겠지만, 2군에서 착실히 경기에 출장할 여건이 조성됐다고 보면 전화위복이다. 서두르지 않아도 정현의 재능은 1군 주전 야수의 길로 이끌 것이다.




사진 출처 - Glory Glory Lions United 블로그


김현우 RHP / 1988-01-21 우투우타 185cm 111kg

2012년 상무 18G 16.1이닝 2.20ERA 15삼진 9볼넷 0피홈런 11피안타 1.22WHIP

2013년 삼성2군 35G 40.1이닝 2.68ERA 45삼진 14볼넷 1피홈런 39피안타 1.31WHIP

2013년 삼성1군 10G 13.0이닝 3.46ERA 4.00FIP 18삼진 6볼넷 2피홈런 11피안타 1.31WHIP

평점 : B


삼성은 최근 2년 사이 투수조의 중심 역할을 했던 정현욱과 마무리 오승환을 연달아 떠나 보냈다. 올해도 변함없이 지키는 야구를 하려면 우완 파이어볼러 중에 새로운 얼굴이 나와야 한다. 유력한 대안이라면 올해로 프로 5년 차를 맡는 김현우가 꼽힌다. 185cm의 신장, 111kg의 커다란 체격에서 나오는 140km 중후반대 빠른 볼은 팀 내 어떤 선수 못지않게 위력이 있다.


성공의 관건은 투수로서의 부족한 경험과 기교다. 포수 출신으로 대학에 와서 투수로 전향해 본격적으로 공식 경기에 투입된 시기는 3학년 7월 하계리그부터다. 프로 입단 후에는 4년간 40이닝 내외 불펜으로 경기에 들어섰을 따름이다. 오승환에 비해 패스트볼 힘이나 제구력은 떨어지고, 정현욱과 같은 효과적인 커브가 없어 1군에서 안정감을 주지 못했다.


하지만 프로에서 김현우의 성장은 매우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첫해 적응기를 가진 후 상무에 입단해 2군 최고의 릴리프 투수 중 한 명으로 활약했다. 볼넷 수치도 전해와 비교해 9이닝당 1.5개가량 낮춰 1군에서 버틸만한 수준이 됐다. 실제로 작년 1군에서 피칭은 나쁘지 않았고, 불펜진이 약한 팀이었다면 더 중용됐을 확률이 높다.


올해는 불펜진에서 김현우의 입지는 자연스레 올라갔다. 시범경기에서의 피칭도 코칭 스탭에게 합격점을 받아 필승조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상하 무브먼트가 뛰어난 빠른 볼만으로도 1군 타자들과 승부가 된다. 여기에 120km 중후반대의 슬라이더가 단순한 보여주기 이상의 기능을 한다면 외부의 기대치를 너끈히 충족시킬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문선엽 OF / 1991-07-31 좌투좌타 175Cm 80Kg

2012년 경찰청 81G 220타수 .323AVG .361OBP .586SLG 9홈런 1도루 34삼진 12볼넷

2013년 경찰청 81G 282타수 .340AVG .406OBP .578SLG 13홈런 13도루 50삼진 24볼넷

평점 : B


타율 3할은 전통적으로 뛰어난 타자를 상징하는 수치다. 비록 현대에 들어서 이 스탯의 맹점이 발견되고 있기는 하나 꾸준히 달성하기 어렵다는 점에서는 예전과 동일하다. 문선엽은 마산고 3학년 때부터 2013년 경찰청에서까지 5년 연속 3할을 이어간 타고난 타격 재능을 가진 선수다. 체격은 작지만 지난 2년간 502타수 22개의 홈런으로 무시 못할 펀치력도 과시했다.


세부 수치로 들어가면 프로에서 4년간 문선엽의 타격은 특이성을 띈다. 입단 후 2년간은 컨택 위주의 타격으로 365타석 동안 4개의 홈런을 기록했다. 그런데 타자 친화적인 백제 구장을 홈으로 쓰는 경찰청에 입단하면서 장타를 노리는 타격으로 변화한 듯 보인다. 타구 비율은 슬러거 유형의 타자들처럼 외야 타구가 많았고, 삼진/볼넷 비율은 망가져 있다. 지난 2년 벽제 구장에서는 265타수 16개 홈런 51삼진 18볼넷, 원정에서는 237타수 6개 홈런 33삼진 18볼넷으로 극단적으로 수치가 갈린다.


한마디로 정리하면 과거 최형우와 비교될 타격은 아니었다는 의미다. 빼어난 컨택 능력에도 문선엽의 파워는 약간 과장된 측면이 있다. 수비에서는 평균 이상의 스피드가 있으나 범위는 넓지 않고, 송구 능력은 평범함에 가깝다. 경찰청에서는 외야수가 아닌 지명타자로 꽤 많은 경기에 출장했다. 주루에서는 2013년을 제외하고 적극적으로 루를 훔치지는 않았다. 


코너 외야수로 문선엽이 올해 1군에 주전 라인업에 포함될 수 있을까? 마냥 낙관적이지는 않다. 91년생으로 어린 선수이기에 경산에서 공··주 기량을 테스트하고, 예열 단계를 거쳐도 무리는 없겠다.




이수민 LHP / 1995-09-11 좌투좌타 180cm 94kg

2012년 상원고 14G 71.2이닝 2.13ERA 66삼진 11볼넷 2피홈런 45피안타 0.78WHIP

2013년 상원고 30G 102.1이닝 0.79ERA 134삼진 45볼넷 0피홈런 60피안타 1.03WHIP

평점 : B-


2013년 시즌 초반 고교리그에 센세이션한 기록을 남긴 투수가 있다. 상원고의 이수민은 경상권 주말리그 대구고와의 경기에서 10이닝 1자책 26K로 고교야구 한 경기 최다 탈삼진 신기록을 세웠다. 대한야구협회는 따로 특별상을 마련했고, 삼성의 1차 지명 선수로 내정되는 계기가 된다. 빠른 볼 구속은 평균 130km 중후반, 최고 140km 초반으로 빠르진 않으나 슬라이더와 경기 운영 능력이 큰 강점이다. 4월까지의 모습은 프로 즉전감이라는 평이 타당하게 느껴졌다.


그러나 5월 황금사자기부터 이수민의 피칭은 난조를 보였다. 여전히 많은 삼진을 잡아냈지만, 9이닝당 5.5개꼴로 볼넷이 늘었다. 아마도 미국 CBS 방송에 보도될 정도로 혹사가 두드러졌기 때문이리라. 26K 기록 당시 162개의 투구, 5월 황금사자기에서는 178개를 던졌다. 감독과 선수는 몸에 무리가 없다고 했으나 투구 내용에서 후유증이 드러난 셈이다. 언론의 비판에도 이수민은 8월 대통령배 대회와 전국체전에서 167개, 143개 투구를 한다. 소속 팀을 떠난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서 이수민은 컨디션 난조로 대표팀 투수 가운데 가장 적은 2.2이닝만을 던졌다.


당연히 이수민은 삼성에 입단해 재활에 매진하고 있다. 다행히 삼성은 STC 등 재활 시스템이 가장 우수한 구단으로 이수민의 몸 상태는 차츰 나아지고 있다고 알려졌다. 적어도 올해는 곧바로 활용하겠다는 욕심보다 밸런스를 잡고, 건강한 몸을 만드는 시즌이 되었으면 한다.




백상원 SS-2B / 1988-01-02 우투좌타 177cm 76kg

2012년 상무 88G 297타수 .283AVG .407OBP .357SLG 2홈런 18도루 35삼진 60볼넷

2013년 삼성2군 81G 242타수 .252AVG .354OBP .351SLG 3홈런 20도루 33삼진 39볼넷

평점 : B-


타격에서 백상원만큼 일관성을 띄는 선수도 드물다. 경북고 시절 삼진보다 두 배 많은 볼넷으로 1루에 걸어나갔던 백상원은 단국대에 가서도 리그 최고의 출루 머신으로 활약했다. 도루 숫자는 많지 않더라도 3, 4학년 각각 .539 .398의 출루율로 1번 타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 프로에서도 마찬가지. 데뷔 첫 시즌부터 상무에서 제대한 2012년까지 퓨처스리그에서 3년 연속 4할 출루율을 기록했다.


하지만 작년 김상수, 조동찬의 부상에도 삼성은 미들인필더 포지션에 백상원을 시험하지 않았다. 수비를 중요시하는 류중일 감독의 기준에 백상원이 기량이 눈에 차지 않았던 까닭이다. 특출난 툴을 가지지 못한 백상원은 송구 능력이 약점으로 지적된다. 수비 범위나 포구 등도 경쟁자들과 비교해 우위에 있지 못하다. 더군다나 작년에는 1군에 오르지 못해 조바심을 느꼈는지 커리어 로우에 가까운 타격을 했으니 최악의 시즌에 가깝다.


백상원은 미들인필더 선수로는 포지션 대비 넘치는 공격력을 가지고 있다. 유격수가 아닌 2루수로 한정하면 타격의 장점이 수비에서의 부족분을 메울 만한 수준이라고 여겨진다. 올해 1군에서 기회를 많이 받지 못하더라도 조동찬의 FA, 외국인 타자의 포지션 변경, KT 20인 외 선수 지원 등 시즌 후 변수는 많다. 낙심하지 않고, 자신의 가치를 회복한다면 정현, 박계범 등 어린 유망주를 보호하며 팀에 기여할 선수라고 예상해 본다.




안규현 RHP / 1995-11-30 우투우타 184cm 79kg

2012년 덕수고 18G 49.0이닝 1.10ERA 0피홈런 44삼진 17볼넷 0피홈런 28피안타 0.92WHIP

2013년 덕수고 11G 30.1이닝 1.19ERA 0피홈런 31삼진 8볼넷 0피홈런 18피안타 0.86WHIP

평점 : B-


2010년 이재학, 2011년 심창민, 2012년 한현희까지 드래프트 2라운드 내에 지명된 당해 년도 고졸 사이드스로 NO.1 투수들은 모두 프로에서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 2013년에는 눈에 띄는 고졸 옆구리 투수가 나오지 않았고, 올해 이 조건을 충족하는 선수라면 덕수고의 안규현이다. 184cm로 신장이 좋고, 2학년 때부터 2년 연속 청소년대표로 발탁되는 등 구위와 커맨드를 두루 갖췄다는 평이다.


단, 위에 언급된 선수들처럼 즉시 전력감으로 투입되기에는 이른 감이 있다. 안규현의 빠른 볼은 평균 130km 중후반대 최고 140km 초반으로 심창민이나 한현의와 차이가 있다. 보조구질로 사용하는 슬라이더나 싱커가 이재학의 써클체인지업처럼 프로에서도 통하는 구질인지는 미지수다. 무엇보다 작년 한주성에 이은 2옵션 투수로 책임진 경기가 많지는 않고, 세청 대회에서는 제구 난조를 보이며 썩 좋은 모습은 아니었다.


삼성의 옆구리 투수층은 심창민, 신용운, 이영욱에 권오준이 복귀하면 꽤 넉넉하다. 안규현은 올해 퓨처스리그에서 관리받을 확률이 높고, 상무나 경찰청에 합격할 발판만 마련해도 성공적인 시즌이다. 기본 바탕이나 밸런스가 좋은 선수여서 장래성은 누구나 인정하는 투수다.




김헌곤 OF / 1988-11-09 우투우타 174cm 81kg

2012년 삼성2군 14G 48타수 .229AVG .327OBP .250SLG 0홈런 3도루 1삼진 6볼넷

2013년 삼성2군 20G 53타수 .377AVG .514OBP .472SLG 0홈런 4도루 6삼진 15볼넷

평점 : C+


지난 2년간의 성적을 보자면 김헌곤을 높게 평가할 건덕지는 거의 없다. 손목 부상으로 2년간 퓨처스리그에서 겨우 101타수만을 기록했다. 아무리 비율 스탯이나 세부 수치가 높아도 경기에 오래 뛰지 못하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2013시즌을 마치고 지원한 상무에 불합격한 원인도 이런 내구성에 기인하지 않을까 추측한다.


그럼에도 불구 김헌곤은 되짚어 볼 가치가 있는 유망주다. 평범 이하의 고교 시절을 보내고 영남대에서 전혀 다른 선수가 된다. 4년 내내 3할이 훌쩍 넘는 고타율을 기록했고, 341타석 동안 4개의 홈런과 24개의 도루로 호타준족의 모습을 보인다. 평균 이상의 스피드와 강한 어깨까지 공··주에 걸쳐 모자람 없는 활약이다. 174cm의 작은 신장으로 드래프트에서 높은 순번에 지명되지 못했으나 프로 데뷔는 더욱 인상적이다. 2군 77경기 264타수 동안 .356의 타율 1.0이 넘은 OPS, 10홈런 15도루 등 1년 차로 완벽에 가까운 시즌을 보냈다.


올해 퓨처스리그에서 김헌곤이 어떤 모습을 보일지 예측하기 어렵다. 만약 2011년을 재현한다면 대기만성일지라도 1군 레귤러로서의 가능성은 남아있다고 생각한다. 대표적인 장효조 키즈 중 한 명으로 건강하다면 김헌곤의 기량 자체는 신뢰할 만하다.




박계범 SS / 1996-01-11 우투우타 178cm 72kg

2012년 효천고 14G 60타석 .286AVG .397OBP .490SLG 2홈런 12도루 10삼진 6볼넷

2013년 효천고 24G 103타석 .268AVG .412OBP .354SLG 1홈런 11도루 14삼진 18볼넷

평점 : C+


김상수, 조동찬의 잇따른 부상으로 유격수 포지션에 곤란을 겪었던 삼성은 2차 3라운드 비교적 상위 순번에 다시 한 번 고졸 유격수를 지명했다. 효천고의 박계범은 넥센이 1차 지명한 덕수고 임병욱이 부상하기 전 신일고 김태진, 경기고 심우준 등과 함께 정상급 유격수 자원으로 꼽혔다. 투수로 최고 140km를 강한 어깨는 유명하고, 빠른 발과 순발력 등 유격수에게 필요한 운동능력을 완벽히 갖추고 있다. 


공격에서도 대단한 활약을 했다. 타율은 낮으나 1학년 때부터 주전으로 4할 내외의 출루율을 기록했고, 작은 체구로 206타석 동안 3개의 홈런을 때려냈다. 3학년 성적이 조금 떨어졌는데 투수로 무려 19경기 동안 69.2이닝을 던지며 체력 소모가 컸다. 만약 박계범의 신장이 컸더라면 투수로도 야수로도 2차 1라운드내 지명도 노려봤을 성적이다. 96년생 어린 나이도 유망주로는 장점이 된다.


하드웨어의 약점, 뛰어난 운동능력, 투타 모두의 재능은 언뜻 KIA의 김선빈을 떠올리게 한다. 신장과 파워는 박계범이 나은 대신, 기술적으로는 많이 배워 나가야 한다. 삼성은 내야층이 두터우니 퓨처스리그 정현, 정병곤, 백상원, 차화준 등과의 경쟁에서 살아남는 게 우선이다.




김기태 RHP / 1987-05-11 우투우타 183cm 96kg

2012년 삼성2군 24G 106.1이닝 2.79ERA 74삼진 39볼넷 4피홈런 99피안타 1.30WHIP

2013년 삼성2군 20G 105.2이닝 3.41ERA 74삼진 37볼넷 2피홈런 102피안타 1.32WHIP

평점 : C+


삼성의 김기태라고 하면 두 명의 유명인이 자연스럽게 연상된다. 한 명은 동명이인 LG 김기태 감독이고, 또 한 명은 동산고 동기 류현진이다. 미디어는 동산고 시절 김기태를 류현진과 쌍벽을 이루는 우투수라고 소개한 적이 있지만, 실은 기대치뿐이지 부상으로 2, 3학년 거의 투구를 하지 못했다. 


퓨처스리그에서 두각을 나타낸 시기도 그리 길지 않다. 2012년 상무를 제대하고 팀 합류 후 처음으로 70이닝 이상을 던졌고, 2점대 후반의 평균자책점으로 팀의 스윙맨 후보로 대두했다. 2013년 시즌은 전년도보다 나아졌다고 할 수는 없지만, 퓨처스리그에서 2년 연속 선발로 김기태와 같은 활약을 한 선수는 보기 드물다. 빠른 볼 스피드는 최고 140km 후반을 마크해 강속구 투수로 분류된다. 단점이라고 하면 제구력에 기복이 있고, 주로 사용하는 슬라이더를 비롯해 확실한 보조 구질이 없다. 


87년생으로 적지 않은 나이. 김기태가 갑작스레 1군 선발로 성공하리란 예상은 너무 낙관적이다. 그러나 구위와 지난 2년간 실적을 볼 때 마냥 퓨처스리그에 머무를 투수로 여겨지진 않는다. 코칭스탭의 적절한 동기부여도 순조로운 1군 진입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박찬도 CF / 1989-02-22 우투좌타 185cm 75kg

2012년 삼성2군 39G 103타수 .252AVG .347OBP .301SLG 0홈런 13도루 24삼진 13볼넷

2013년 삼성2군 28G 110타수 .273AVG .367OBP .445SLG 0홈런 10도루 14삼진 12볼넷

평점 : C+


최근 몇 년간 삼성은 경기 후반 가장 강력한 팀이었다. 철벽 불펜진이 경기를 시소게임으로 만들면 공격 시 대주자 강명구가 한 점을 만드는 작전으로 상대 투수진을 흔든다. 안타깝게도 강명구는 지난 2월 타구에 머리를 맞아 시즌 초반 결장이 불가피하다. 이를 대체하는 후보라면 2012년 신고선수로 입단한 박찬도가 유력시된다. 박찬도 역시 눈부신 스피드로 아마와 퓨처스리그에서 상대 배터리를 고민에 빠지게 하는 위협적인 주자였다.


그렇다고 89년생 앞날이 창창한 유망주를 대주자 롤에만 묶어 놓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원래 계획은 상무에 입단해 2년간 차근차근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려 했으나 실기 테스트에서 낙방하고 말았다. 사실 안산공고 시절부터 박찬도는 뛰어난 타격을 하진 못했다, 대학에서 주전으로 풀타임을 보낸 시간은 4학년이 되고 나서 부터다. 그래도 이후 3년간 박찬도의 타격은 눈에 띄는 상승세를 보이면서 1군의 제 4외야수로 잠재력을 드러냈다. 박찬도가 평범한 타격 능력만 보여주더도 KIA의 이대형처럼 수비와 주루에서 팀에 이바지할 여지가 많다.


1군에서 대주자 롤은 강명구의 복귀까지 한시적이다. 아무리 발이 빨라도 경험에서 오는 노하우를 이기기는 힘들다. 또한, 강명구는 상무 시절 박찬도와 비교할 수 없이 좋은 타자였고,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한 경력이 있다. 박찬도가 프로에서 오랫동안 살아남으려면 자신의 위치에 안주하지 말아야 함을 기억해야 한다. 




노진용 RHP / 1990-02-15 우투우타 182cm 85kg

2009년 LG2군 17G 34.1이닝 1.05ERA 14삼진 4볼넷 3피홈런 25피안타 0.84WHIP

2013년 삼성2군 22G 76.1이닝 5.19ERA 67삼진 26볼넷 3피홈런 81피안타 1.40WHIP

평점 : C+


2013시즌이 시작되기 전 성사된 손주인과 김태완을 골자로 한 트레이드는 결과적으로 양 팀의 선전을 이끈 최고의 트레이드가 됐다. 이 딜에 포함된 선수 중 사이드스로 투수 노진용은 유일하게 2013년 1군 경기에 출장하지 못했다. 허나 6명 중 나이가 제일 어리고, 1, 2군을 통틀어 손주인 다음으로 많은 타석을 맞이했다. 무명이라고 무시할 선수는 아니다.


중앙고 시절 노진용은 2학년 때부터 팀의 에이스로 2년간 135.0이닝 1.40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9이닝당 볼넷 숫자는 1개를 겨우 넘어 제구력이 뛰어난 투수라고 말해졌다. 팀으로서는 빠르게 전력감이 되길 바랐을 수 있으나 넷 상에서 팬들과 소란을 피우는 소동으로 징계를 받게 된다. 다음 해 2군에서 그럭저럭 괜찮은 시즌을 보내고 상무에 지원해 필기에 합격했는데 신종플루로 입단 테스트에 참가하지 못하는 불운을 겪는다. 3년의 공백을 감안하면 작년 시즌은 성공적이라고  할 만하다. 높은 평균자책점에도 FIP는 3점대 초반으로 선발과 계투로 상위권 성적이다.


130km 중후반대의 빠른 볼은 옆구리 투수로 리그 평균에서 크게 떨어지지 않고, 주무기 커브의 움직임도 좋다. 퓨처스리그에서 제구력을 가다듬고, 1군에서 과도기를 겪는다면 머지않은 시기에 추격조로라도 팀에 힘이 되지 않을까 전망한다. 




모상기 1B / 1987-01-03 우투우타 193cm 100kg

2012년 삼성2군 71G 237타수 .232AVG .326OBP .333SLG 3홈런 2도루 46삼진 30볼넷

2013년 삼성2군 73G 241타수 .315AVG .445OBP .469SLG 4홈런 1도루 44삼진 54볼넷

평점 : C+


모상기는 삼성 팬에게 한 번쯤 들어봤을 이름이다. 193cm 100kg의 슬러거로 이상적인 체격으로 2011년 중반 콜업되어 트레비스로부터 1군 커리어 첫 안타를 홈런으로 만들었다. 이후 선발로 출장한 첫 10경기 동안 4개의 홈런을 치는 등 제대로 덩칫값을 했다. 당시 2군에서는 295타석 .345의 타율 .699의 장타율 21개의 홈런을 때려냈으니 1군에서 보인 괴력은 우연이 아니다. 여기에 양준혁을 흉내 내는 익살스러운 행동까지 팬과 미디어는 모상기의 타석을 기대하기 시작했다.


반면 코칭스탭의 반응은 보다 신중했다. 변화구 대처에 미흡해 시즌 타율이 2할에 못 미치면서 현장에 확실한 믿음을 심어주지 못했다. 일본에서 이승엽이 복귀하면서 모상기의 입지가 급격히 줄어든 배경도 있다. 결국, 다음 해 1군 전지훈련 명단에 포함되지 못했고, 커리어 하이였던 2011년의 타격 메카닉을 수정하기에 이른다. 때로는 변화가 독이 되기도 한다. 지난 2년간 모상기는 빅뱃이란 명성이 무색하게 478타수 동안 7개의 홈런에 그치고 만다.


그나마 2013년은 재작년보다는 나았지만, 무슨 이유인지 2군 전지훈련에 함께하지 못했다. 적지 않은 나이와 두터운 선수층에 좌절하고 있는지 모른다. 이 상황을 타개하는 방법은 오로지 성적으로 보여주는 방법뿐이다. 2011년만큼은 아니라도 자신의 파워를 입증하는 시즌이 된다면 10구단 체제에서 앞날이 어둡지만은 않다.




이현동 RHP / 1993-03-27 우투우타 183cm 83kg

2012년 삼성2군 1G 1.0이닝 36.00ERA 1삼진 3볼넷 1피홈런 5.00WHIP

2013년 삼성2군 30G 85.2이닝 6.09ERA 40삼진 60볼넷 5피홈런 1.83WHIP

평점 : C+


전훈기간 내내 류중일 감독이 빼놓지 않고 언급한 투수 유망주가 있다. 2012드래프트 1라운드에 지명한 이현동은 아마시절부터 성장한계치가 높은 선수라는 호평을 받았다. 야수로 3할 타율에 중장거리 타자가 될 파워를 지녔고, 투수로 균형 잡힌 체격에서 140km 초중반의 빠른 볼을 뿌린다. 툴만으로 보자면 이현동은 분명 주목할 만한 유망주다.


다만, 고교 시절과 프로 1년 차까지 어깨 부상으로 30이닝도 소화하지 못했다. 작년에는 선발과 불펜으로 많은 이닝을 소화했으나 성적은 처참하다. 경험이 부족한 투수답게 제구력이나 경기 운영 능력이 미숙하고, 패턴도 단조롭다. 올해는 전지훈련을 통해 끌어올린 구위와 변화 폭이 큰 슬라이더로 틀을 잡고 밑그림을 그려 나가는 시즌이 되어야 한다. 채색하고, 완성된 그림이 나오기까지 짧지 않은 기다림의 과정이 필수다. 이 과정을 참지 못하고 최원제처럼 야수 전향을 한다면 그 시간은 더 길어질 수밖에 없다.




우병걸 RHP / 1990-03-31 우투우타 183cm 85kg

2012년 삼성2군 3G 4.0이닝 2.25ERA 0삼진 2볼넷 0피홈런 2피안타 1.00WHIP

2013년 경찰청 10G 12.1이닝 6.57ERA 10삼진 7볼넷 0피홈런 13피안타 1.62WHIP

2013년 윈터리그 6G 25.2이닝 1.75ERA 2.69FIP 14삼진 4볼넷 0피홈런 1.21WHIP

평점 : C


2011드래프트 전체 4라운드에서 제주산업대의 우병걸이 지명은 KIA 팬들의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었다. 고교와 대학을 통틀어 단 14이닝을 던진 무명의 투수. 게다가 2부 리그 격인 2년제 대학 출신이라는 점에서 선수에 대한 정보가 터무니없이 부족했다. 더 놀라운 사실은 3이닝을 던진 우병걸을 삼성이 2차 드래프트에서 뽑아간 것. 도대체 이 선수에게 어떤 매력이 있는 걸까?


베일에 싸인 우병걸의 피칭은 2013시즌이 끝난 후 대만에서 열린 윈터리그를 통해 넷상에 공개됐다. 최고 140km 초중반의 빠른 볼, 커브를 주무기로 하는 우병걸은 선발 투수로 6경기에 출장해 1점대 평균자책점으로 KIA 임기준과 함께 가장 좋은 활약을 했다. 물론, 투수 친화적인 리그에서 짧은 기간의 투구로 우병걸에 대해 속단하기는 이르다. 그렇지만 구위에 매력이 있는 투수라는 점은 확인됐다. 내년 시즌에 50이닝 가까이 투구로 내구성에 대한 검증도 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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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군 선수층이 두터운 삼성은 몇몇 준척급 유망주들이 그 벽에 부딪혀 정체하고 있다는 인상을 준다. 투수 쪽에서는 뚜렷한 선발 유망주가 보이지 않는다는 아쉬움이 있다. 하지만 최근 드래프트에서 인상적인 상위픽으로 야수진의 세대교체는 당분간 걱정이 없다. 훌륭한 재활시스템도 일정수준의 팜을 유지하는데 한 몫하고 있다.


사진 출처 - http://smlove331.blog.me/, http://m_and_n.blog.me/ 
기록 출처 - 대한야구협회, KBO 기록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