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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스리그& 유망주

[야구도락 선정] 2014년 SK 와이번스 TOP 15 유망주

2014년 유망주 시리즈, 일곱 번째로 살펴볼 팀은 SK 와이번스다. 선수에 대한 범위는 100경기 이하, 타자는 150타수 미만(MLB 루키 기준에서 20타수 상향), 투수는 50이닝 미만으로 한정했다. 랭킹에 대한 의미보다 정보 전달에 있으므로 1군에서 많은 경기를 뛰지 않은 선수를 소개하기 위함이다. 일례로 백인식이나 전유수, 한동민 등은 이 명단에 포함되지 않는다.

 

선수 평가 방법은 존 시켈스씨가 하는 것처럼 평점을 사용했다. A는 1군에서 활약을 확신하는 선수, 스타가 될 만한 선수에게 주는 등급이며 9개 구단 전체로 해도 10명을 넘지 않는다. B 등급은 주전으로 활약할 만한 선수로 아직 확신하기에는 조금 망설여지는 선수들, C등급은 보여준 게 적어서 가능성만 있거나 준주전의 활약을 바라는 선수들이라고 보시면 무리가 없다. 주관적이며 일반적인 학점보다 짜게 매겨진 평가임을 미리 말씀드린다.





김민식 C / 1989-06-28 우투좌타 179cm 74Kg

2012년 SK2군 34G 47타수 .234AVG .333OBP .298SLG 0홈런 1도루 7삼진 6볼넷

2013년 상무 79G 197타수 .244AVG .329OBP .360SLG 1홈런 4도루 35삼진 25볼넷

2013년 윈터리그 20G 25타수 .280AVG .441OBP .440SLG 0홈런 0도루 4삼진 8볼넷

평점 : B


흔히 포수라고 하면 조인성이나 진갑용, 신경현, 강민호, 양의지 등 덩치 크고 발이 느린 선수가 연상된다. 경험이 요구되는 포지션의 특성상 평균 연령이 높고, 민첩함보다는 장타력을 주로 공격 무기로 한다. 체력 소모가 많아 뛰는 야구는 언감생심이다. 그런데 일류 포수들을 보자면 일정수준의 운동능력을 갖추고 있는 경우가 많다. MLB의 버스터 포지는 아마시절 유격수를 보던 선수고, 국내 역대 최고의 포수라 불리는 박경완도 20-20클럽을 달성했던 적이 있다.


그런 면에서 김민식은 큰 장점을 가지고 있는 포수다. 고교 시절 투수를 겸했을 만큼 어깨가 강하고, 대학 1, 2학년 때는 빠른 발을 활용해 코너 외야수와 3루 포지션을 소화했다. 타격 재능도 만만치 않아 대학 4년 내내 주전으로 뛰며 3할 타율과 4할의 출루율 27개의 도루를 기록했다. 포지션을 포수로 한정하지 않아도 충분히 졸업반 최상위 타자로 불릴만하다. 적어도 5년 이내 김민식을 뛰어넘는 공수겸장 포수는 대학에서 배출되지 않았다.            


드래프트에서도 체격을 고려하면 높은 순위에 지명됐는데 대상 팀은 예상을 빗나갔다. 이전부터 관심을 보였던 KIA와 연고팀 NC가 외면하면서 포수층이 두터운 SK가 김민식을 잡는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 일부에서는 외야수로 전향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의견도 있었고, 2군에서도 백업 포수로 근근이 경기에 나섰다. 기로에 선 시점에 상무 입대는 새로운 전환점이 됐다. 베테랑 이희근과 경쟁하며 더 많은 경기에 선발 마스크를 썼고, 윈터리그 명단에 포함되어 경험을 쌓았다.


지난 2년간 김민식의 프로 생활을 돌이켜 보면 좋은 점수를 주기 어렵다. 경기 경험이 많지 않아 포구나 인사이드 워크 등을 더 가다듬어야 한다. 타격에서도 대학 시절 활약을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 퓨처스리그에 더 나은 포수 자원이 있느냐고 묻는다면 고개를 젓게 된다. SK에서도 정상호의 재계약이나 이재원의 수비력을 확신할 수 없기에 김민식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올스타 포수로 성장하느냐의 여부는 올해 상무에서의 모습을 통해 가늠해 볼 수 있겠다.





박종훈 RHP / 1991-08-13 우투우타 185cm 72kg

2012년 SK2군 10G 34.2이닝 3.38ERA 30삼진 16볼넷 1피홈런 34피안타 1.44WHIP

2012년 SK1군 8G 18.0이닝 8.00ERA 4.16FIP 16삼진 14볼넷 0피홈런 21피안타 1.94WHIP

2013년 상무 25G 132.2이닝 3.46ERA 97삼진 78볼넷 1피홈런 126피안타 1.54WHIP

평점 : B


최근 프로야구에는 사이드스로 계열 영건의 활약이 눈에 띈다. 대학 출신뿐 아니라 한현희, 심창민, 이태양 등 고졸 선수들도 투구폼에서 오는 생소함과 무브먼트를 무기로 1군의 주요 보직을 맡고 있다. 한편 이강철, 정대현과 같은 정통 언더핸드스로 유형은 보기 드물어 SK의 박종훈은 리그에서 제일 타점이 낮은 선발 투수로 천연기념물 같은 희소성이 있다.


옆구리 계열임에도 프로에서 4년간 선발투수로 뛰는 비결 역시 박종훈의 투구 특이성에 기인한다. 빠른 볼 스피드는 평균 130km 내외에 불과하나 아래에서 솟구쳐 오르며 지저분한 무브먼트로 타자를 얼어붙게 한다. 여기에 주무기 커브까지 좌우 타자 모두에게 공략하기 어려운 투수다. 1군 피안타율도 우타자에게 51타수 .274BAA 좌타자에게 .268로 차이가 없었다. 박종훈은 고교 시절부터 공식경기 단 3개의 피홈런만을 허용하는 무시무시한 기록을 가지고 있는데 우타자는 강민호, 김영관 두 명, 좌타자는 오재일 한 명이었다.


박종훈에게 성공의 관건은 상대 타자가 아니라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다. 군산상고에서부터 지금까지 제구력 문제가 꼬리표처럼 따라 붙는다. 프로 초창기 상대 타자는 가만히 서서 박종훈을 보고 있으면 공짜로 1루에 걸어나갈 수 있었다. 매년 투구폼을 교정하며 조금씩 개선되고 있다지만, 중요한 순간 내보내 안심할 감독은 없을 듯하다.


2013년 시즌 박종훈은 상무에서 처음으로 100이닝을 넘기며 가장 많은 투구를 했다. 전체적인 수치는 이전과 비슷해 큰 발전을 이루었다고 하기는 망설여진다. 김성근 감독이 3년 내 에이스가 될 재목이라는 전망은 살짝 어긋난 셈이다. 팀 복귀를 앞둔 마지막 시즌에는 긍정적인 변화가 필요하며 1군 스윙맨 이상의 기대치는 여전히 유효하다. 




문승원 RHP / 1989-11-28 우투우타 183cm 81kg

고려대 통산 40G 105.0이닝 3.26ERA 93삼진 44볼넷 5피홈런 1.18WHIP

2012년 SK2군 15G 28.0이닝 4.18ERA 23삼진 13볼넷 0피홈런 1.50WHIP

2013년 SK2군 13G 65.0이닝 3.88ERA 53삼진 22볼넷 3피홈런 1.34WHIP 

평점 : B


2013시즌에 들어가기 SK 코치진이 주목한 고려대 출신 신예 투수가 있었다. 한 명은 2009년 하위라운드에 지명되어 경찰청을 제대한 여건욱. 또 한 명은 2012년 드래프트 1라운드 출신의 2년 차 문승원이다. 이들은 최고 140km 후반의 빠른 볼을 앞세우며 시범경기 각각 12.2이닝 2.13ERA, 9.2이닝 0.93ERA를 기록하며 맹활약했다. 모두 개막전 엔트리에 포함됐으며 여건욱은 5선발로, 문승원은 계투로 기회를 받았다.


안타깝게도 SK의 과감한 유망주 기용은 실패로 끝이 났다. 여건욱은 선발 등판 6경기에서 9.43ERA 8.29FIP를 기록하며 미끄러졌고, 문승원도 릴리버로 딱히 나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1군 정착에 실패했다. 어쩌면 이러한 결과는 예견되었는지도 모른다. 경찰청에서 여건욱은 평범한 투수였고, 문승원도 활약을 장담하기에 대학이나 2군에서 던진 투구의 양이 너무 적었다.


그래도 문승원의 2013시즌은 성공적이라 평할만하다. 대학에서 가파르게 올라갔던 구속이 유지됨을 증명했고, 슬라이더와 커브에 체인지업이라는 레퍼토리를 추가했다. 퓨처스리그에서는 선발로 12경기에 출장해 3점대 평균자책점과 준수한 삼진/볼넷 비율을 찍었다. 대학에서와 마찬가지로 프로에서도 지속적으로 자신의 피칭을 향상해 나가고 있다.


시즌이 끝난 후 문승원은 구단에 상무에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국제 대회를 통한 병역 해결이 사실상 불가능해 아주 적절한 타이밍이다. 상무에서 어떤 보직이 주어지더라도 지금의 페이스라면 제구력과 부조구질 보완은 자연스럽게 이뤄지리라 예상한다. 탑유망주로의 길은 이제 열려있다.



 

이건욱 RHP / 1995-02-13 우투우타 182cm 85kg

2012년 동산고 12G 75.1이닝 1.79ERA 123삼진 25볼넷 1피홈런 47피안타 0.96WHIP

2013년 동산고 17G 93.1이닝 1.83ERA 109삼진 47볼넷 1피홈런 56피안타 1.10WHIP

평점 : B-


2012년 고교리그에서 윤형배에 이은 NO.2 투수라고 하면 150km를 넘나드는 빠른 볼을 가진 조상우나 한화의 희망 조지훈보다 먼저 연상되는 이름이 있다. 동산고의 괴물로 불린 우완 이건욱은 최고 140km 중반 이상의 빠른 볼과 슬라이더 등을 활용해 리그를 압도했다. 그 해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 대회에도 출장해 심재민, 윤형배 등을 제치고, 실질적인 에이스 역할을 하기도 했다.


시즌 초에는 확정되지 않은 유급생 규정과 함께 KT에 우선 지명 후보로까지 언급되면서 인천 야구팬들에게 그림의 떡으로 인식되기도 했다. 그러나 정작 시즌에 들어가자 이건욱 외에 다른 대안을 골몰해야 할 정도로 암울한 시즌을 보냈다. 지난해 많은 투구의 여파인지 패스트볼은 140km가 잘 넘지 않았고, 제구력은 들쑥날쑥했다. 그 와중에도 90이닝 1500개 이상의 투구로 쉼 없이 몸을 축냈다. 아니나 다를까 스프링캠프에서 중도하차 한 이건욱은 팔꿈치에 탈이 나 수술대에 오르고 만다.


아무리 기량이 뛰어나다고 해도 하루 174개, 153개의 투구를 하고 나면 몸이 버텨내지 못한다. SK는 1차 지명자 이건욱을 KT의 선수 지원에서 제외하기 위해 곧바로 임의탈퇴 결정을 내렸다. 재활을 끝내고 실전에 투입되기까지 최소한 1년. 실제로는 더 긴 시간이 될지도 모른다. 이 과정에서 선수와 팀이 최대한 인내심을 발휘해야만 2012년 때의 가치를 회복할 수 있겠다.




이명기 OF / 1987-12-26 좌투좌타 183cm 80kg

2010년 SK2군 63G 182타석 .351AVG .480SLG 2홈런 16도루 14삼진 28사사구

2013년 SK1군 26G 114타석 .340AVG .391OBP .440SLG 1홈런 6도루 22삼진 9볼넷

평점 : B-


2013시즌 투수 쪽에서 이만수 감독의 야심 찬 카드였던 여건욱과 문승원이 1군 안착에 실패했다면 야수 쪽에는 두드러진 성과가 있었다. 하위라운드 출신에 전년도 퓨처스리그에서 부진했던 빅뱃 한동민, 군에서 막 제대한 리드오프 타입의 외야수 이명기가 그 주인공. 특히 이명기는 정근우와 테이블세터를 이루며 5월 초 부상으로 빠지기까지 .351의 고타율과 4할에 가까운 출루율로 팀 타선의 첨병 역할을 했다.


타격에서 이명기의 활약은 놀랍지 않은 게 인천고 시절부터 4할에 가까운 타율로 컨택 능력을 인정받았다. 프로 3년 차부터는 퓨처스리그 3년 연속 3할 이상의 고타율을 유지했고, 입대 전에는 .351의 고타율에 볼넷 수치가 늘면서 처음으로 9할대 OPS에 도달했다. 문제는 수비력으로 타구 판단과 송구 능력 불안은 박재상, 김강민, 조동화, 박재홍, 임훈, 안치용 등 SK 외야진을 제치기에 역부족이었다.


현시점에서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김상현과 한동민, 김재현 등이 추가된 외야진은 언제나처럼 촘촘하다. 그나마 정근우의 이탈 후 1번 타자로 가장 어울리는 타격과 스피드를 가지고 있다는 메리트를 가지고 있다. 설령 확고한 주전이 되지 못한다고 해도 베테랑 김강민과 박재상, 루키급 정진기와 최민재 사이를 이어줄 알토란 같은 외야수로 오랫동안 활약을 기대해 본다.




서진용 RHP / 1992-10-02 우투우타 184cm 80kg

2012년 SK2군 11G 14.1이닝 4.40ERA 13삼진 6볼넷 0피홈런 13피안타 1.33WHIP

2013년 상무 32G 44.0이닝 2.45ERA 43삼진 15볼넷 3피홈런 37피안타 1.18WHIP

2013년 윈터리그 6G 8.2이닝 8.31ERA 3.20FIP 12삼진 8볼넷 0피홈런 13피안타 2.42WHIP

평점 : B-


유창식, 임찬규, 심창민, 한승혁, 이현호 등 우수한 고졸 투수 자원이 많았던 2011 드래프트에서 SK는 의외의 지명을 한다. 경남고의 서진용은 고3이 되어서야 투수로 전향해 졸업 연도 7월 대붕기에 공식 경기 데뷔전을 치른 초짜 투수였다. 일천한 경력에도 SK 스카우트는 빠른 볼을 던지는 서진용의 어깨를 믿고 과감히 1라운드 7번째 순번으로 호명했다. 고3 작은 표본에도 대단한 성적은 아니었기에 주위 반응도 그리 호의적이지는 않았다.


프로 입단 후 서진용은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르기도 전에 무릎 수술로 1년을 재활로 보냈다. 다음 해에 던진 이닝은 고작 14.1이닝이었으니 스카우트에 대한 원망은 자연히 생겨났다. 반전이 일어난 시기는 2012년 겨울로 SK 상위 라운드 지명 유망주들이 대거 상무 야구단에 입단했다. 그 속에 서진용도 포함되어 있었고, 넥센 김정훈, 김대우 앞에서 철벽 필승조 역할을 하는 깜짝 활약했다. 최고 140km 중후반대의 빠른 볼과 결정구 스플리터 조합은 타자들의 방망이를 이끌어내기에 효과적인 구질이었다.


고교리그에서 작년 윈터리그까지 지난 5년간 서진용이 던진 이닝 수는 100이닝이 채 되지 않는다. 그렇지만 작년 후반기부터 보였던 서진용의 피칭은 비범하다고 할 만하다. 향후 체격을 단단하게 만들고, 스플리터를 사용하기까지 카운트를 잡을 수 있는 제구력과 브레이킹 볼을 연마한다면 팀의 장기적인 마무리로서도 잠재력이 있다.




김도현 OF-1B / 1992-10-23 우투우타 180cm 91kg

2012년 SK2군 60G 166타수 .217AVG .330OBP .373SLG 5홈런 6도루 39삼진 25볼넷

2013년 SK2군 73G 236타수 .267AVG .351OBP .487SLG 13홈런 7도루 52삼진 30볼넷

평점 : B-


시범경기 강지광의 승승장구로 아쉬움을 느끼는 LG 팬이 많다. 하지만 5년 차 유망주의 팀 이동은 2차 드래프트의 취지에 크게 어긋나지 않는다. 보다 억울함을 느껴야 할 사례는 2년 전 넥센이다. 단 1년을 뛴 고졸 외야수 김도현을 SK에 허망하게 내줘야 했다. 당시 SK에는 히어로즈에서 잔뼈가 굵은 이광근 코치(현 KT)가 있었고, 122타수 .246의 타율을 기록한 김도현의 역량을 익히 알고 있었다.


진흥고에서 김도현은 팀의 공식 경기가 적다 뿐이지 1학년 때부터 외야수와 1루에서 주전에 가까운 출장을 했다. 2, 3학년 70타석 동안 2개의 홈런을 쳤고, 나무 배트를 쓰는 고교 선수에게 괜찮은 수치다. 프로에서도 3년 차 13개의 홈런을 치면서 리그 3위를 기록했다. 컨택 능력이나 수비에서 보완할 점이 많으나 어린 나이의 우타 빅뱃으로 리그에서 가치는 높다. 


김도현에게 나쁜 소식은 2013년 시즌 후 지원한 상무 야구단 실기 테스트에서의 낙방이다. 전지훈련도 1군이 아닌 2군 광저우에서 봄을 맞았다. 92년생 야수로 가야 할 길이 멀다는 의미다. 리그의 대표적인 슬러거들이 2군에서 장기간 시간을 보냈음을 상기하고, 차근차근 공수 기량을 다듬었으면 한다.




박민호 RHP / 1992-02-25 우투우타 185cm 95kg

2012년 인하대 17G 80.1이닝 1.68ERA 68삼진 10볼넷 0피홈런 67피안타 0.96WHIP

2013년 인하대 11G 40.1이닝 4.02ERA 16삼진 17볼넷 0피홈런 35피안타 1.29WHIP

평점 : B-


2013시즌이 시작되기 전까지 대학 최대어로 불린 선수는 잠수함 투수 박민호였다. 언더와 사이드스로에 접점에 있는 투구폼에서 평균 130km 중후반, 최고 140km 초반까지 나오는 빠른 볼을 뿌린다. 몸에 맞는 볼이 다소 많은 편이지만, 좌우 움직임이 큰 옆구리 투수의 특성상 감내할 부분이기도 하다. 대신 타자와 적극적인 승부를 통해 투구수를 아끼는 피칭을 했다.


그러나 졸업반이 된 박민호는 부진한 투구로 주가가 급격히 떨어졌다. 평균자책점, FIP, 탈삼진비율, 피안타율 등 대부분의 수치가 대학리그 평균보다 아래였다. 원인은 잔 부상으로 몸 상태가 좋지 못했고, 투구폼을 교정하면서 밸런스가 무너졌다고 한다. 그 결과 SK는 연고 지역의 대졸과 고졸 최대어를 모두 잡는 아이러니한 신인 지명 결과를 받아들 수 있었다.


다행히 프로에서 박민호의 건강은 문제가 되지 않은 듯하고, 마무리 캠프부터 교육리그, 스프링캠프, 시범경기까지 팀의 훈련과 실전을 모두 소화하고 있다. 같은 옆구리 계열 조웅천 투수 코치의 지도 아래 수정한 투구폼에도 잘 적응해 2012년 페이스에 가깝다고 여겨진다. 프로에서 적응은 엔간한 고졸 상위지명 투수보다는 대졸 옆구리 투수가 적응에 유리하다. 작년 성적을 보면 욕심을 부려서는 안 되겠지만, 주목할 만한 루키임에는 분명하다.




김태훈 LHP / 1990-05-19 좌투좌타 176cm 86kg

2011년 SK2군 13G 35.1이닝 2.55ERA 34삼진 12볼넷 1피홈런 .180BAA

2011년 SK1군 16G 18.0이닝 4.00ERA 3.36FIP 15삼진 11볼넷 0피홈런 .261BAA

2012년 SK2군 10G 46.1이닝 3.11ERA 38삼진 26볼넷 3피홈런 1.55WHIP 0.258BAA

2012년 SK1군 9G 8.2이닝 9.35ERA 5.33FIP 6삼진 10볼넷 0피홈런 .324BAA

평점 : C+


김광현에 이은 김성근 감독의 남자라고 하면 좌완 김태훈을 빼놓을 수 없다. 2009년 1차 지명 선수로 지명된 김태훈은 박종훈과 함께 미래의 에이스감으로 야신의 총애를 받았고, 그럴만한 재능도 갖추고 있다. 드래프트가 끝난 후 미추홀기에서는 15K 퍼펙트 게임을 달성했다. 팔꿈치 수술로 긴 재활을 끝내고 복귀한 실질적인 첫 시즌에는 150km에 육박하는 강속구를 뿌렸다.


그러나 좋은 스승과 빛나는 원석의 만남일지라도 세공기간이 짧다면 보석이 만들어지지 않는다. 김태훈은 1군과 동행할 때는 릴리버로 적은 이닝만 소화했고, 새로운 코칭 스탭 하에서 이어진 투구폼 교정도 성공적이지 못했다. 애초에 빠른 볼 위주의 투구을 하던 김태훈에게 제구 불안은 치명적이다. 여기에 구위도 제대로 올라오지 못하니 성적하락은 당연했다. 무엇보다 고관절, 어깨 부상 등으로 7월 이후 피칭을 하지 못한 게 가장 큰 아쉬움이다.   


프로 입단 때부터 지금까지 김태훈에게 가장 두려운 적은 부상이다. 작년 한 해 재활에 매달리며 한 경기도 뛰지 못했다. 상무 야구단에 문의 결과 현재는 다른 부대에 배속되었다고 한다. 2014년 9월 말 제대하기까지 약 2년 이상 실전 피칭을 할 수 없게 된다. 어린 나이이기에 실망은 이르나 2년 후 영건 에이스를 맞이하리란 희망은 속절없이 무너지고 말았다.




윤중환 OF / 1990-09-07 좌투좌타 180cm 80kg

2012년 경찰청 81G 185타수 .292AVG .398OBP .454SLG 4홈런 7도루 16삼진 29볼넷

2013년 경찰청 86G 296타수 .311AVG .416OBP .409SLG 1홈런 11도루 31삼진 52볼넷

평점 : C+


‘군대가 사람 만든다’ 라는 말에 전반적으로 동의할 수는 없지만, 윤중환에 한해서는 적당한 표현이다. 성남고를 나온 윤중환은 2009년 SK에 신고선수로 입단했다. 드래프트에 지명 받지 못한 이유는 단순하다. 성남고 통산 36경기에 출장해 102타석 동안 .239의 타율과 0개의 홈런 6개의 도루로 성적이 좋지 못했다. 프로 3년 차까지 394타수 .231로 별다르지 않았고, 공수에서 특별히 눈에 띄는 선수는 아니었다.


냉정히 말해 프로 기준에서 평범에도 미치지 못했던 윤중환은 경찰청에 가자 180도 다른 선수로 달라졌다. 3할 내외의 높은 타율은 물론, 볼넷 삼진 비율이 보기 좋게 변했다. 평균 이상의 스피드와 출루율 조합은 윤중환의 확실한 무기가 됐다. 본인도 이를 잘 알고 있어서 인터뷰에서 홈런을 치기보다 기다리는 스타일이라고 인정했다. 2년간 5개의 홈런 중 4개가 타자 친화적인 벽제 구장에서 나왔다. 타구 비율은 유달리 뜬공이 많아 2루타를 양산할 수 있는 타격이라고 추정한다.


폭발적인 툴을 가지지 못한 윤중환은 과포화 상태의 외야에서 1군 대주자 역할도 쉽지 않다. 그래도 90년생 군필 외야수 윤중환에게 시간은 많고, 볼을 골라내는 끈기로 커리어를 쌓아간다면 진면목은 서서히 드러날 것이다.




임치영 RHP / 1988-10-29 우투우타 180cm 80kg

2012년 SK2군 13G 57.2이닝 5.31ERA 35삼진 23볼넷 1피홈런 1.44WHIP

2012년 SK1군 6G 10.1이닝 4.35ERA 8.04FIP 6삼진 6볼넷 3피홈런 1.45WHIP

2013년 SK2군 32G 80.2이닝 3.01ERA 63삼진 34볼넷 2피홈런 1.20WHIP

평점 : C+


현재 옆구리 박민호를 보자면 떠오르는 선수가 있다. 2년 전 임치영도 7라운드 하위 순번에 지명됐음에도 자신의 기량을 어필해 개막전 엔트리에 들어 기회를 받았다. 괜한 기대는 아니었다. 고려대 시절 신입생 때부터 3년간 1점대 평균자책점을 유지하며 윤명준과 원투펀치로 활약했다. 졸업반에 들어 밸런스가 조금 흐트러지긴 했으나 구위와 커맨드를 모두 갖춘 대학 최고의 사이드스로 투수라 할 만하다.


하지만 프로의 벽은 높았다. 130km 후반대의 빠른 볼은 대학에서 최상위에 속했으나 프로에서는 평범했고, 체인지업과 커브 등 변화구 위주의 피칭을 하는 투수로서 제구력 또한 완벽하지 못했다. 1군에서 살아남을 만한 확실한 무기가 없어 몇 번의 등판을 마치고 2군에 내려갔다. 2013년에도 1군 등판은 겨우 두 번뿐이다. 유급 경력이 있는 임치영이 군에서 제대할 때 즘이면 벌써 20대 후반에 접어들게 된다.


그렇다고 해도 당시 임치영의 지명은 스틸픽에 가깝다. 2013년 퓨처스리그에서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3점대 내외의 ERA와 FIP를 기록했다. 선수협 주최의 퓨처스 투수상 수상이 아니라도 임치영은 한 단계 레벨을 돌파했다고 여겨진다. 상무에서 2년간 많은 이닝을 소화한다면 두산의 오현택처럼 밝은 미래를 기약할만한 투수다.




박승욱 SS-2B / 1992-12-04 우투좌타 183cm 76kg

2012년 SK2군 44G 146타수 .226AVG .352OBP .301SLG 0홈런 13도루 39삼진 24볼넷

2013년 SK2군 59G 189타수 .328AVG .416OBP .418SLG 0홈런 9도루 41삼진 28볼넷

평점 : C+


정근우의 이적으로 SK의 2루 자리는 베테랑과 유망주의 각축장이 되고 있다. 박진만의 나이와 FA를 앞둔 나주환 등 앞으로 SK의 센터라인은 오리무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상원고 출신의 박승욱은 SK가 유격수 내지 2루수 자리의 장기적인 대안으로 염두에 두고 지명한 선수다. 2012년 드래프트에서는 하주석 다음으로 공수에서 맹활약하며 높은 평가를 받았다.


박승욱의 매력이라고 유격수로 좋은 신체 조건에 발이 빨라 수비 범위가 넓다. 타격에서도 고교 시절부터 높은 타율을 기록 중이고, 공도 잘 골라내는 편이다. 제한된 파워에도 미들인필더 선수로 평균 이상의 공격력을 보여줄 수 있다. 수비에서는 고교 시절 줄곧 유격수를 봤고, 프로 첫해에는 내야 전 포지션을 두루 소화했다. 작년에는 3루수로 많은 출장을 했는데 SK는 박승욱의 포지션을 고정해줄 필요는 있다.


현재 박승욱은 등 근육통으로 전지훈련에 조기 하차해 시범경기에 출장하지 못하고 있다. 나주환, 신현철, 김성현 등과 경쟁했더라도 백업 이상의 역할을 맡기는 어려웠다. 이전 인터뷰에서 박승욱은 백업이라도 1군에 남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는데 결코 좋은 생각이 아니다. 당장 SK의 주전 자리가 비어있더라도 상무나 경찰청 등을 거쳐 미래의 주전 자리를 노리는 게 현명한 선택이다.




박계현 SS-2B/ 1992-03-08 우투좌타 181cm 77kg

2012년 22G 52타수 .288AVG .339OBP .308SLG 0홈런 3도루 4삼진 4볼넷

2013년 76G 206타수 .286AVG .352OBP .359SLG 0홈런 28도루 41삼진 21볼넷

평점 : C+


프로에서는 다방면에서 평범하기보다 한 가지를 확실히 잘 하는 게 낫다는 말이 있다. 박계현은 SK에서 김재현과 함께 가장 빠른 발을 가지고 있고, 그만큼 적극적이고 빼어난 도루 기술을 가진 선수다. 군산상고 시절 22경기 92타석동안 무려 26개의 루를 훔쳤다. 프로에서도 3년 차 적응기간이 끝나자 206타수 .352의 출루율에도 27개의 도루를 해냈다. 자신의 발에 대해 자부심을 가질만하다.


많은 안타도 상당 부분 그의 발에서 만들어낸다. 작년 총 59개의 안타 중 내야 안타는 17개로 땅볼 타구 비율이 상당히 높다. 이는 장점이자 단점이 될 수 있는데 1군에서도 비슷한 방식으로 준주전에 가까운 역할이 가능하다. 다만, 그 이상이 되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정교해지거나 라인드라이브 타구 비율을 높여나가야 한다. 홈런을 바라기는 무리라 뜬공 비율이 올라갈 경우 단기적으로 타격 생산력이 떨어질 위험은 있다.


SK는 박계현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내외야 겸업을 시키고 있다. 경기 후반에 기용하자면 유틸리티 능력은 확실히 유용하다. 다만, 당장 1군 엔트리에 포함될지는 미지수라 미들인필더로 수비를 다듬는 게 선수의 가치를 높이는 데 유리할 수 있겠다.




정진기 CF / 1992-10-10 우투좌타 183cm 80kg

2012년 SK2군 59G 215타수 .247AVG .315OBP .340SLG 3홈런 13도루 29삼진 20볼넷

2013년 SK2군 74G 221타수 .299AVG .365OBP .416SLG 1홈런 10도루 37삼진 20볼넷

평전 : C+


주말리그가 시행되기 전 토너먼트에서 일찍 탈락하는 팀들은 공식 경기가 적어 소속 선수의 기량이 기록으로 나타나기 어려운 환경이었다. 따라서 야수들은 스카우트의 판단에 좌우되는 예가 많았다. 화순고의 정진기도 졸업반 31타석 동안 .231의 타율 .586의 OPS로 볼품없는 성적임에도 세청 국가대표로 뽑히고, SK 3라운드에 지명되었다.


입단 후 외야수로 날렵한 신체 조건에 스피드, 어깨, 파워에서의 발전 가능성등 운동능력이 좋아 현장에서도 좋은 반응을 이끌어 냈다. 팀은 지난 3년간 정진기를 퓨처스리그 주전 중견수로 기용해 매년 200타석이 이상을 보장받았다. 허나 운동능력은 아직 기술로 연결되지 못한 듯하다. 매해 점진적으로 상승한 타율 외에는 선구안이나 파워 면에서 만족스러운 시즌과는 거리가 있다. 2013시즌 후 상무 지원은 탁월한 결정이었지만, 실기테스트에 합격하지 못해 다시 팀에 합류한다.


당장 1군 합류가 어렵더라도 올해 퓨처스리그에서 성적은 중요하다. 내년 이후 내부 FA의 향방을 지켜보며 중견수 자리에 도전 할 수 있고, 상무나 경창청에 재도전 해도 좋다. 무엇을 하더라도 늦지 않은 나이다. 단, 두 가지 모두 이뤄내지 못하면 미래 자원으로 견고했던 정진기의 입지는 크게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




정영일 RHP / 1988-11-16 우투우타 188cm 106kg

2010년 싱글A 19G 22.2이닝 4.37ERA 23삼진 22볼넷 1피홈런 12피안타 1.50WHIP

2013년 카가와 4G 2.2이닝 3.38ERA 2삼진 5볼넷 0피홈런 1피안타 2.25WHIP

평점 : C


2006년 고교리그에는 좌완 우완 가리지 않고, 뛰어난 투수들이 대거 쏟아져 나왔다. 그중에서도 우완 정영일은 좌투수 김광현과 함께 유독 돋보이는 선수였고, 150km의 강속구와 한 경기 23개의 탈삼진으로 신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이 어마어마한 기록에는 함정이 숨어 있는데 투구수가 무려 242개로 정영일의 팔꿈치를 소모시켰다. 청룡기에서만 5경기 741개의 투구로 의심의 여지 없는 잔혹한 혹사였다.


MLB팀 에인절스와 계약한 후에도 부상의 후유증은 선수를 괴롭혔다. 2008년 토미 존 수술을 받았고, 마이너리그에서 4년간 33.2이닝을 소화했을 따름이다. 국내 복귀해서는 해외 진출자 2년 유예 조항이 발목을 잡았다. 한국과 일본의 독립리그를 전전했고, 경기는 거의 뛰지 못했다. 먼 길을 돌아돌아 2013년 SK의 지명을 받은 게 불행중 다행이다. 현재 그의 기량을 누가 측정할 수 있을까? 상무에서 2년간 차차 이닝을 늘려나가며 재능의 불씨를 살려 나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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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의 팜은 충간층이 꽤 탄탄하다. 위 리스트에 포함되지는 않았으나 올해 복귀하는 문광은, 이상백, 오수호 등의 선수도 과거 고교와 대학에서 퓨처스리그에서 성과를 냈던 선수다. 반면 활약을 확신할 만한 탑유망주는 약간 부족하다는 인상이다. 박경완 2군 감독의 많은 훈련량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흥미롭고, 강화도에 2군 구장이 완공되면 한층 체계적인 선수 육성이 가능할 전망이다.


사진 출처 - SK 와이번스, 기록 출처 - 대한야구협회, KBO 기록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