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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스리그& 유망주

[야구도락 선정] 2014년 두산 베어스 TOP 15 유망주

2014년 유망주 시리즈, 네 번째로 살펴볼 팀은 두산 베어스다. 선수에 대한 범위는 100경기 이하, 타자는 150타수 미만(MLB 루키 기준에서 20타수 상향), 투수는 50이닝 미만으로 한정했다. 랭킹에 대한 의미보다 정보 전달에 있으므로 1군에서 많은 경기를 뛰지 않은 선수를 소개하기 위함이다. 일례로 최재훈, 유희관, 변진수 등은 이 명단에 포함되지 않는다.

선수 평가 방법은 존 시켈스씨가 하는 것처럼 평점을 사용했다. A는 프로에서 활약을 확신하는 선수, 스타가 될 만한 선수에게 주는 등급이며 9개 구단 전체로 해도 10명을 넘지 않는다. B 등급은 주전으로 활약할 만한 선수로 아직 확신하기에는 조금 망설여지는 선수들, C등급은 보여준 게 적어서 가능성만 있거나 준주전의 활약을 바라는 선수들이라고 보시면 무리가 없다. 주관적이며 일반적인 학점보다 짜게 매겨진 평가임을 미리 말씀드린다.




사진 출처 - HAZE님 블로그

김인태 OF / 1994-07-03 좌투좌타 178cm 78kg
북일고 통산 60G 264타석 .348AVG .479OBP .576SLG 4홈런 28도루 23삼진 45볼넷
2013년 두산2군 87G 291타수 .278AVG .347OBP .467SLG 7홈런 7도루 40삼진 29볼넷
평점 : A

최근 고교야구에서 최강의 팀을 꼽는다면 2012년 북일고가 꼽힌다. 주말리그가 시행된 이후 27번의 공식경기에서 25승 2패를 기록해 유일한 9할 승률 팀이다. 투수 중에는 윤형배가 팀을 이끌었다면, 야수로는 김인태가 중심타선 혹은 1번 자리에서 4-5-7의 타출장을 기록하며 종횡무진 활약했다. 최근 5년간 고졸 야수 중 안치홍 이상의 타격 재능을 드러낸 선수는 김인태가 유일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기에 투수 출신으로 강한 어깨와 20도루 이상이 가능한 빠른 발도 빼놓을 수 없다.

그런데 이런 선수가 왜 NC 우선지명을 포함 전체 6번째 픽으로 밀렸을까? LG의 5픽 강승호와 비교하자면 신장이 178cm로 작고, 드래프트에서 선호되지 않는 포지션에서 뛰었다. 스카우트로서는 장타력이 부족한 코너 외야수가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생길 수 있어 앞선 구단들의 외면도 이해가 간다. 오히려 김인태의 기량을 믿고 과감히 지명한 두산 스카우트의 저력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된다.

퓨처스리그에서 김인태는 고교 시절 활약이 우연이 아님을 확인시켰다. 6월까지 170타수 .241의 타율 .658의 OPS로 고졸 타자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는 듯했으나 7월부터 페이스를 끌어올리면서 침체기 없이 121타수 .331의 타율 1.029OPS를 기록했다. 7개의 홈런도 1년 차 루키로서는 인상적인 수치다. 불과 3~4개월 만에 퓨처스리그를 평정했다고 하면 과한 찬사일까?

다른 팀에 있었다면 김인태를 2014년 곧바로 1군에 시험하려 했겠지만, 두산 프런트는 영리하게도 경찰청에 지원시켰다. 선수에게는 보다 안전하고, 팀은 완성된 기량의 선수를 오래 잡아두니 장기적으로 이득이다. 김인태는 이미 퓨처스리그 최고의 선수 중 하나로 2년간 단련을 거친다면 김현수, 손아섭을 잇는 대형 외야수로의 커리어를 짐작게 한다. 최악의 경우에도 1군의 평범한 주전 외야수로 생존할 개연성이 높다.



윤명준 RHP / 1989-06-18 우투우타 178cm 78kg
2012년 두산2군 11G 26.2이닝 2.36ERA 16삼진 6볼넷 0피홈런 24피안타 1.13WHIP
2013년 두산2군 10G 22.0이닝 3.27ERA 15삼진 6볼넷 1피홈런 30피안타 1.64WHIP
2013년 두산1군 34G 45.0이닝 4.00ERA 3.03FIP 35삼진 15볼넷 0피홈런 50피안타 1.44WHIP
평점 : A-

윤명준은 이 리스트에 포함하기에는 이질감이 느껴지는 선수다. 1군에서 37경기 46.1이닝으로 많지 않은 투구를 했음에도 두산의 어떤 릴리버보다 안정감을 준다. 4.00의 평균자책점에 비해 FIP는 1점가량 낮고, 후반기 들어서 34.0이닝 1.06ERA 2.65FIP로 불펜 에이스 역할을 했다. 만약 윤명준이 없었더라면 두산은 롯데와 치열하게 4강 경쟁을 했을 확률이 높고, 한국 시리즈의 돌풍도 언감생심이었다.

윤명준의 활약은 우연이 아니다. 동성고 시절에는 2, 3학년 합산 100이닝 이상 1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에이스였다. 대학에서는 1점대 평균자책점에, 삼진/볼넷 비율이 10에 달할 정도로 무시무시한 성적을 냈다. 오승환 이후 대학 무대에 이렇게 압도적인 우완이 있었을까 싶을 정도인데 작은 체격에 프로 기준으로 강속구 투수가 아닌 탓에 괴물로 인정받지 못했다.

드래프트에서는 구속이 더 빠른 대졸 투수인 노성호와 박지훈이 먼저 호명됐고, 두산 스카우트가 다시 한 번 실속 있는 선택을 했다. 윤명준의 빠른 볼 스피드는 평균 140km 초반, 최고 중반대까지 형성되어 릴리버 평균에 가까우나, 제구력은 어린 나이에도 불구 리그 상위권에 속한다. 슬라이더 커브 등의 변화구 구사도 능수능란한 편이다. 여기에 스프링캠프부터 스플리터를 추가해 패턴의 다양화를 꾀했다.

정규시즌 후반기와 달리 지난해 포스트시즌에서 윤명준은 중용되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 대졸 2년 차 선수치고는 괜찮은 활약이었다. 경험이 쌓이고, 자신의 장점인 커맨드 능력을 더욱 살려 나간다면 팀 선배인 정재훈을 능가하는 계투-마무리 요원으로 활약하지 않을까 전망해 본다.




박건우 CF / 1990-09-08 우투우타 184Cm 80Kg
2012년 경찰청 80G 217타수 .253AVG .333OBP .359SLG 2홈런 12도루 38삼진 25볼넷
2013년 두산2군 42G 105타수 .343AVG .408OBP .533SLG 5홈런 5도루 20삼진 12볼넷
2013년 두산1군 34G 51타석 .271AVG .300OBP .354SLG 1홈런 2도루 11삼진 1볼넷
평점 : A-

지난 스토브리그에서 두산은 주전 중견수 이종욱과 든든한 백업 임재철을 잃었다. 전력상 무시할 수 없는 공백이라고 해도 두산에 최악의 상황은 아니다. 트레이드로 영입한 장기영 말고도 탑유망주로 분류되는 박건우가 2군에서 맹타를 휘두르며 무력시위를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중견수에 어울리는 빠른 발과 두 자릿수 홈런이 무난한 장타력은 호타준족 외야수로 희소성을 가진다.

박건우의 명성은 고교 시절부터 이어진다. 서울고에서 1학년 때부터 주전에 가까운 출장으로 안치홍과 함께 팀 타선을 이끌었다. 두산 입단 후에는 첫해 중견수로 출장하며 2할 후반의 타율과 20도루를 기록했고, 3년 차 경찰청에서 퓨처스리그 첫 3할과 10홈런을 달성했다. 박건우는 정수빈과 비교해 송구를 비롯한 수비에서 약간 뒤처지고, 김인태만큼 안정적으로 고타율을 올리는 유형은 아닌 듯하다. 대신 다방면에 능하고, 장타력은 우위에 있다.

그러면 내년 이종욱의 공백을 완벽히 메워줄 활약이 가능할까? 그에 대한 확신은 없다. 2011년 대활약 후 다음 해 심각한 부진을 겪었고, 작년은 1군과 2군에서 조바심을 낸다는 인상이 있다. 군에서 제대한 허경민이나 최주환처럼 선구안이나 컨택 능력이 빼어나지 않아 1군 리그 적응에 더 애를 먹을 수 있다.

관건은 인내심이다. 선수가 공을 기다리는 기술적 요소와 함께 코칭 스탭이 선수를 믿고 기다리는 참을성도 요구된다. 새로 부임한 송일수 감독이 박건우에게 신뢰를 보낸다면 그 열매는 참으로 달을 것이다.



한주성 RHP / 1995-02-26 우투우타 184cm 90kg
2012년 덕수고 20G 90.0이닝 1.00ERA 83삼진 32볼넷 0피홈런 54피안타 0.96WHIP
2013년 덕수고 20G 91.0이닝 1.09ERA 110삼진 19볼넷 1피홈런 61피안타 0.88WHIP
평점 : B+

작년부터 연고지 1차 지명이 부활하면서 서울권 세 팀들의 드래프트 방식에 대한 갑론을박이 있었다. 결론은 LG-넥센-두산 순으로 돌아가며 전체 지명자 가운데 순서를 정하기로 합의가 됐다. 그러니까 한주성은 서울권에서 3순위로 뽑힌 선수라는 의미다. 그렇다고 한주성을 평가절하하지는 말자. 학생 야구도 서울권에 뛰어난 인재들이 몰려 있을뿐더러 세 팀의 선택은 기량적 우위보다 선호도 차이로 보는 게 합당하다.

한주성은 올해 고교 리그에서 최고의 성적을 올린 우완으로 패스트볼 평균 140km 내외 최고 중반까지 스피드가 찍힌다. 구속이 아주 빼어나진 않으나 제구력이 좋고, 슬라이더의 움직임이 커서 동급생 타자를 후배나 동생 다루듯 쉽게 처리한다. 40이닝 이상 던진 투수 중 삼진/볼넷 비율은 5.8로 가장 높다. 세계 청소년 야구 선수권에서도 대표팀의 실질적인 에이스는 한주성이었다. 특이사항은 3학년 대한야구협회에 표기된 신장은 180cm였는데 두산 홈페이지에는 184cm로 올랐다. 정말로 키가 자랐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고졸 투수에게 곧바로 1군에서 활약을 바라는 일은 바뀐 시대 흐름에서 그리 바람직하지 않다. 단, 임찬규나 한현희 등의 고교 시절 모습을 상기하면 한주성은 유일하게 중간계투로 활약이 가능한 선수인지도 모른다. 그래도 리그와 국제 대회에서 너무 많은 공을 던졌기에 어깨를 쉬게 해줄 필요가 있겠다.



성영훈 RHP / 1990-06-24 우투우타 180Cm 82Kg
덕수고 통산 37G 135.0이닝 1.33ERA 166탈삼진 32볼넷 2피홈런 0.76WHIP
2009년 두산1군 10.2이닝 3.38ERA 7삼진 4볼넷 0피홈런 10피안타 1.31WHIP
2010년 두산2군 17.0이닝 9.00ERA 17삼진 16사사구 3피홈런 25피안타 2.41WHIP
2010년 두산1군 16.1이닝 4.96ERA 12삼진 4볼넷 0피홈런 19피안타 1.41WHIP
평점 : B+

최근 프로야구에는 '류윤김' 이후 에이스가 나오지 않는다는 근심의 목소리가 높다. 재작년부터 노경은, 윤희상, 이재학, 유희관 등의 토종 선발들이 등장했지만, 팬들을 설레게 하는 슈퍼 에이스의 기준에는 미치는 못하는 모양이다. 이러한 현상은 아마 야구의 혹사와 연관 짓지 않을 수 없다. 2007년 김광현 이후 가장 주목받은 초고교급 투수 성영훈이 부상으로 몇 년째 신음하는 모습은 비단 두산 팬들만의 아쉬움은 아닐 것이다.

덕수고에서 성영훈은 투수 중 독보적으로 빛나는 리그에 하나뿐인 재능이었다. 고교 1학년 때부터 30.1이닝 동안 46개의 삼진을 잡는 등 타자를 압도했고, 2학년에 최고 150km에 육박하는 빠른 볼로 리그 최고의 투수라고 해도 무방하다. 3학년 고교 평정은 당연했고, 세계청소년 야구 선수권 대회에서는 결승전 미국을 상대로 9K 완봉승을 기록하는 활약으로 팀 우승과 MVP를 거머쥐었다. 참고로 이후 대회에서 한국 대표팀은 우승은커녕 전체 3위 내에 들어가지 못했다. 안타깝게도 이 대회에서 무리하면서 성영훈의 몸 상태는 악화하였지만 말이다.  

프로에서 성영훈은 간간이 자신의 특별한 재능을 내비치고는 대부분 부상으로 경기에 뛰지 못했다. 프로에 지명되고 벌써 5년. 정상적이라면 작년 즈음에는 1군 리그의 에이스로 두각을 나타냈을 시간이다. 현시점에서 성영훈의 가치를 매기기란 참으로 어렵다. 올해는 서두르지 않고 재활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기만 바랄 뿐이다.



이우성 OF / 1994-07-17 우투우타 182cm 95kg

대전고 통산 53G 224타석 .367AVG .450OBP .559SLG 4홈런 22도루 29삼진 26볼넷
2013년 두산2군 92G 334타수 .296AVG .355OBP .431SLG 7홈런 5도루 82삼진 29볼넷
평점 : B+

다이너마이트 타선을 구성하고 있는 두산에 한 가지 부족함이라면 김동주 이후 정통 슬러거의 부재다. 박병호 이후 퓨처스리그 최고의 타자였던 이두환을 뜻하지 못한 이유로 떠나보내고 난 후 미래 라인업 구성에 차질이 생겼다. 이우성은 이런 팀의 갈증을 풀어줄 유력한 후보로 팬들의 로망이 된 전형적인 우타빅뱃 유망주다.

게다가 이우성은 힘만 센 원툴 플레이어가 아니다. 고3 시기에는 팀 상황에 맞춰 중견수와 포수로 대부분 경기에 출장할 정도로 운동 능력과 야구 센스가 있다. 고교 통산 타율은 .367로 플라이볼 비율이 높은 장타자임에도 정확성을 겸비했다. 프로 첫 시즌에도 3할에 가까운 타율을 기록해 꽤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다. 유일한 흠이라면 과하게 많은 삼진과 후반기 성적 저하인데 연차가 쌓이면서 차츰 개선될 수 있는 문제다.

상무 입단도 이우성에게는 최고의 시나리오. 팀에서는 일찌감치 좌익수에 김인태를 우익수로 이우성을 기용하며 장기적인 계획을 세웠다. 이우성은 김인태보다 시간이 걸리는 타자고, 전략적으로 팀을 나눠서 복무시키며 경찰청, 상무 감독의 기용 부담을 줄였다. 지금 보이는 성장 속도라면 2년 후 1군 입성 가능성은 낙관적이다.



진야곱 LHP / 1989-04-11 좌투좌타 182cm 81kg
2012년 두산2군 20G 40.1이닝 6.69ERA 46삼진 49볼넷 1피홈런 42피안타 2.26WHIP
2013년 경찰청 23G 66.0이닝 4.23ERA 67삼진 51볼넷 4피홈런 65피안타 1.76WHIP
2013년 윈터리그 7G 31.2이닝 2.27ERA 3.01FIP 30삼진 17볼넷 0피홈런 34피안타 1.63WHIP
평점 : B-

2007년 고교리그에서 최고의 구위를 갖춘 선수를 꼽으면 2학년 성영훈을 제외하고 우완 이형종과 좌완 진야곱이 대표적이다. 최고 150km를 넘는 구속이라는 보도는 과장됐지만, 좌완으로 평균 140km대의 빠른 볼과 슬라이더는 고교리그 최상위 구질로 프로 타자들이라고 해도 만만히 보지 못한다.

실제로 2008년 고졸 루키로 1군에서 불펜으로 32.1이닝 4.45ERA 4.33FIP로 멋진 데뷔를 했다. 하지만 이후는 길고 긴 터널과 같았다. 고교 시절부터 계속된 허리 부상의 여파로 대략 2년 이상 재활에 시간을 쏟았다. 2011년이 되어서야 몸 상태가 나아졌는데 밸런스가 무너지면서 삼진보다 많은 볼넷을 내주는 형편없는 피칭을 했다.

2013년에도 7월까지는 이전과 다름이 없었는데 시즌 마지막 선발 5경기에서 평균 7이닝 이상 2.78ERA 37삼진 21볼넷 3피홈런 .206의 피안타율을 기록하며 극적으로 희망을 쐈다. 이뿐만 아니라 시즌 종료 후 치러진 대만 윈터리그에서 페이스를 그대로 이어 나가며 대회 MVP를 차지한다.

유승안 감독의 말대로 진야곱의 컨트롤이 안정되어 1군 선발이 가능하다는 예상은 너무 앞서나간 긍정론이다. 진야곱은 여전히 컨트롤이 부족하고, 공의 위력으로 이를 만회하는 유형이다. 다행히 작년 후반기부터 완연한 회복세에 있고, 내년 경찰청에서 선발 기용을 확답받았기에 자신의 가치를 회복할 조건은 마련된 셈이다. 단, 혹사는 절대 금물이다.



유창준 RHP / 1989-07-25 우투우타 184cm 105kg
2013년 두산2군 17G 66.1이닝 2.71ERA 43삼진 20볼넷 3피홈런 62피안타 1.24WHIP
2013년 두산1군 5G 9.0이닝 4.00ERA  4.72FIP 5삼진 3볼넷 1피홈런 9피안타 1.33WHIP
평점 : B-

부산중을 졸업한 유창준은 고교와 대학 시절을 일본에서 보낸 야구 유학생이다. 일본에서 실적을 그리 좋지 않았는지 한국에 돌아와 현역으로 군 복무를 했고, 2012년 중반 두산 베어스에 선수가 아닌 통역사로 입사했다. 선수 생활을 중단한 후에도 항상 공을 던지며 야구를 놓지 않았고, 이를 눈여겨본 일본인 구보 코치의 권유로 2013시즌 전 신고선수로 본업인 투수로 돌아오게 된다.

퓨처스리그에서 유창준은 기대보다 훨씬 좋은 활약을 했다. 시즌 초반 릴리버로 시작해 상무와의첫 선발 경기에서 7이닝 1실점 6K 무사사구로 완벽에 가까운 피칭을 하면서 적지 않은 기회를 받게 된다. 두툼한 체격의 유창준은 130km 중후반대의 빠른 볼을 뿌리나 제구력이 좋고 슬라이더, 커브 외에 포크볼이라는 결정구를 보유하고 있다. 1군에서 선발과 불펜으로 시험 되었는데 지금 기량만으로도 스윙맨으로 활용 가치가 있다.

어떻게 보면 유창준은 최근 두산이 계속해서 일본 야구와의 결합을 시도하면서 얻은 불로소득과 같은 유망주다. 올해 재일교포 출신 송일수 감독이 부임하면서 경기 내외적으로 도움이 될 부분이 있다. 여기에 실력이 겸비되니 1군에서 꽤 중용되지 않을까 싶다.



류지혁 SS / 1994-01-13 우투좌타 181cm 75kg
2012년 두산2군 77G 213타수 .272AVG .343OBP .380SLG 1홈런 11도루 32삼진 15볼넷 
2013년 상무 91G 218타수 .239AVG .385OBP .339SLG 4홈런 13도루 45삼진 34볼넷
평점 : B-

류지혁은 두산에 입단한 후 1년만에 곧바로 상무에 보낸 프로젝트형 유망주다. 돋보이는 장점은 강한 어깨와 평균 이상의 수비 범위로 유격수 혹은 3루 자리에서 고교생답지 않은 플레이를 보여 주곤 했다. 아시아청소년 야구선수권 대회에서는 아웃스탠딩 디펜시브 플레이어로 뽑혔고, 대표팀 내 유일하게 홈런을 치는 등 타격에서도 맹활약했다.

프로에서 류지혁은 순조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첫 시즌 많은 경기에서 주전 유격수로 출장하며 .272의 타율로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고, 경찰청에서 타율은 급락했으나 나아진 삼진/볼넷 비율로 OPS를 7할대로 유지했다. 시즌 후 대만 윈터리그에 출장해 언제나처럼 꾸준한 모습을 보였다. 다만 땅볼 비율이 높아 장타에서의 발전은 다소 회의적이고, 고교 시절부터 퓨처스리그까지 폭발적인 시즌을 보낸 적이 없다.

허경민, 김재호 등 두산 유격수 중에 수비가 약한 선수는 없다. 프로 3년 차를 맞는 류지혁도 이제는 공격에서 슬슬 성과를 내기 시작할 때다. 더군다나 올해부터 상무에 화려한 툴가이 하주석이 합류했다. 고교 시절 최고의 스타였던 하주석과 지난 2년간 충실히 경기를 뛰었던 류지혁의 경쟁 구도는 2군 리그를 보는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다.



정진호 CF / 1988-10-02 우투좌타 185cm 78kg

2012년 두산2군 51G 170타수 .324AVG .400OBP .394SLG 0홈런 16도루 17삼진 22볼넷
2012년 두산1군 46G 84타석 .227AVG .289OBP .253SLG 0홈런 8도루 13삼진 6볼넷
2013년 상무 87G 264타수 .318AVG .402OBP .356SLG 0홈런 26도루 27삼진 37볼넷
평점 : B-

2011년 두산에 2차 5라운드에 지명받은 정진호는 즉전감 중견수로 중앙대 시절 353타석 동안 .370의 타율 .447의 출루율 51개의 도루를 성공한 대학 정상급 외야수였다. 타석에서는 컨택 능력과 선구안이 가장 큰 무기로 퓨처스리그에서도 2년 연속 4할 출루율을 달성했다. 2013년에는 퓨처스리그 올스타 MVP를 차지했고, 대학과 프로에서 국가대표 경험을 쌓았다.

이런 실적이 있는 선수가 두산 외야에서 우선순위로 분류되지 못하는 자체가 팀의 깊은 야수층을 나타낸다. 물론, 정진호에게도 약점이 없지 않다. 외야수들의 송구 능력을 중요시여기는 두산에서 정진호의 어깨는 팀의 요구치를 충족시키지 못한다. 두산 퓨처스리그 팀에서 수비 범위가 넓은 정진호를 좌익수로 더 많이 기용한 것도 이런 까닭이다. 또 단타 위주의 선수이기에 잠재력 면에서 상대적으로 우위를 점하지 못한다.

몇몇 불평을 뒤로하고 리그 전체로 보면 정진호는 훌륭한 중견수 겸 리드오프 유망주다. 즉전감 대졸의 좋은 사례로 성공률이 매우 높은 선수이기도 하다. 비록 당장 두산 외야가 빼곡히 차있더라도 정수빈의 입대 대비책으로 혹은 트레이드 카드로 정진호는 쏠쏠하게 활용될 수 있다.



김동한 2B-3B / 1988-06-24 우투우타 175cm 73kg
2012년 두산2군 75G 243타수 .272AVG .319OBP .346SLG 1홈런 23도루 22삼진 16볼넷
2013년 두산2군 69G 237타수 .321AVG .423OBP .515SLG 5홈런 30도루 30삼진 43볼넷
2013년 두산1군 26G 22타석 .350ABH .409OBP .700SLG 1홈런 5도루 2삼진 2볼넷
평점 : B-

선수의 미래는 노스트라다무스가 아닌 이상 누구도 정확히 예측하지 못한다. 따라서 드래프트에서는 10명을 꼭꼭 채워 지명하는 게 유리하다. 김동한은 2011년 드래프트 전체 8라운드에 지명된 선수로 작년까지만 해도 거의 주목받지 못했다. 1군 리그에서만이 아니라 고교, 대학 시절 활약도 눈에 확 띄지 않았고, 국가대표로 뽑힌 한미선수권대회에서도 백업의 역할이었다. 하위라운드의 김동한을 이 위치까지 끌어 올린 비결은 프로에서 받은 꾸준한 육성에 있다고 하겠다.

두산이 김동한에게 어떤 매력을 느꼈는지 모르지만, 퓨처스리그에서 매년 주전으로 200타석 이상을 부여했다. 원체 컨택에는 소질이 있던 선수여서 타율은 지속적으로 올랐고, 뜬공 타구가 늘어나며 2013년 장타율이 비약적으로 상승했다. 작년 1군에서 보였던 임팩트는 재현하지 못하더라도 1군에서 3할에 가까운 타율과 7할 초중반의 OPS는 계산 가능한 수치다. 빠른 발을 가진 김동한이 2루수로 평균적인 수비를 보여준다면 주전으로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 송구 능력과 부족한 장타율은 3루수로는 한계를 드러낸다.

문제는 김동한이 작년과 같은 모습을 계속 유지하느냐다. 아무리 상승곡선을 달리는 선수라도 1년의 활약만으로 고평가는 위험하다. 상무에서는 경쟁이 훨씬 심해 지금까지와 같은 기회를 받을지도 미지수. 이 경쟁에서 승자가 돼야 비로소 두산의 두텁디두터운 내야 경쟁을 시작할 자격이 생긴다.



박세혁 C / 1990-01-09 우투좌타 181cm 86kg
2012년 두산2군 65G 170타수 .218AVG .321OBP .276SLG 1홈런 4도루 32삼진 20볼넷
2013년 두산2군 56G 129타수 .233AVG .331OBP .333SLG 2홈런 0도루 21삼진 16볼넷
평점 : C+

해태 출신 박철우 코치의 아들로 알려진 박세혁은 시시때때로 평가가 엇갈리는 선수다. 신일고에서는 공수를 갖춘 포수라는 기대와 달리 2할 내외의 타율로 극심한 부진을 보였다. LG에 7라운드 지명을 받았지만, 고려대 진학을 택한다. 고려대에서 1학년 팀의 주전 포수로 맹활약하는데 동기 김민에게 자리를 내주면서 3, 4학년에는 주로 외야수와 3루수로 많은 출장을 했다. 두산에 입단해서는 다시 퓨처스리그의 주전 포수로 능력을 인정받아 주전으로 많은 경기에서 기회를 받았다.

포수로 보기 드문 우투좌타로 박세혁은 줄곧 타격에 재능이 있는 선수로 말해졌다. 이는 아버지와 꼭 빼닮은 외모도 한몫하는데 대학 시절 3할의 타율과 8할 중후반대 OPS를 기록해 근거 없는 소리는 아니다. 퓨처스리그에서 타율은 처참해도 포수이기에 지켜볼 만한 수준이다. 또 타구 비율을 볼 때 중거리 타자로의 발전 가능성은 남아 있다. 수비는 아직 전체적으로 1군 레벨에 미치지 못해 시간이 더 필요하다.

김진욱 전 두산 감독은 한때 최재훈을 평가절하하며 박세혁을 높이는 화법으로 공분을 사기도 했다. 어떤 면에서는 박세혁이 과대 평가된 선수인지도 모른다. 그래도 2년간 상무에서 가다듬는다면 1군에서 백업 이상으로 활약할 재능이 있다는 점을 부인하기는 어려울 듯하다.



김명성 RHP / 1988-04-08 우투우타 180cm 93kg
2012년 두산2군 12G 14.0이닝 4.50ERA 10삼진 8볼넷 0피홈런 14피안타 1.57WHIP
2013년 두산2군 12G 18.1이닝 10.31ERA 15삼진 9볼넷 4피홈런 27피안타 1.96WHIP
2013년 두산1군 8G 11.0이닝 4.09ERA 3.66FIP 9삼진 7볼넷 0피홈런 7피안타 1.27WHIP
평점 : C+

중앙대를 졸업한 김명성은 패스트볼 평균 140km 초반, 최고 140km 중후반의 빠른 볼을 뿌리는 강속구 투수로 2011년 드래프트 롯데에 1라운드 전체 5번째 순번으로 지명받았다. 2010년 초반 동의대 윤지웅이 슬럼프에 빠지며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참가하는 행운이 찾아와 병역혜택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프로에서 활약은 미약했고, 롯데는 2년도 채 되기 전 백업 포수인 용덕한의 트레이드 매물로 두산에 김명성을 내준다.

롯데가 이렇게 빨리 김명성을 포기한 원인은 대학 시절과 달리 빠른 볼 구속이 나오지 않아서다. 2011년 퓨처스리그 95.0이닝을 소화할 만큼 특별한 부상이 없었음에도 구속이 5km 이상 떨어졌으니 무척이나 답답한 노릇이다. 두산에서도 1년 동안 특별한 활약이 없었다. 2012년 발목 부상이 있었고, 2013년 초반에도 어깨 부상으로 출장 경기 수가 적었다. 그런데 갑작스레 시즌 중반부터 이전의 구위를 회복해 1군에서도 위력적인 피칭을 하기 시작했다. 급기야 최주환을 대신해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포함되는 등 팀 내 입지가 확연히 달라졌다.

작년 1군에서의 후반기 활약이 올해도 이어질까? 김명성은 최근 잔부상이 많았고,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등의 변화구를 던지나 제구력이 부족하다. 구위가 쌩쌩했던 대학에서도 압도적인 성적은 아니었다. 여러 정황을 따져 봤을 때 2군 혹은 추격조부터 시작해 최대한 부담을 줄여주는 게 여러모로 안전하다.



최병욱 RHP / 1989-06-22 우투우타 181cm 88kg
한일장신대 통산 24G 126.2이닝 5.54ERA 94삼진 36볼넷 4피홈런 161피안타 1.56WHIP
동국대 통산 24G 29.0이닝 2.79ERA 40삼진 17볼넷 2피홈런 12피안타 1.00WHIP
평점 : C+

흔 히 아마야구에서 구속은 뻥튀기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이는 팬들에게 어필하기 위한 언론의 일반적인 어법이라 할 수 있는데 처음 소개되는 신인은 조금이라도 더 포장되기 마련이다. 그런 면에서 최병욱은 평균 140km 초중반, 최고 150km에 육박하는 구속을 예상하게 하는 드래프트에서 드물게 나타나는 파이어볼러다. 거의 원피치 투수임에도 9이닝당 15.3개의 삼진을 기록하는 등 패스트볼로 대학 타자들을 압도했다.

그 러나 최병욱은 두산에게는 도박픽이 될 여지가 있다. 2년제 대학 출신으로 한일장신대에서 성적은 좋지 않았고, 4학년 15경기 17.2이닝을 제외하면 도저히 상위라운드에 언급될 만한 성적이 아니다. 팔꿈치 수술 경력으로 나이는 동기들보다 두 살이나 많다. 당장 프로에도 통할 강력한 구위를 가졌다고 해도 내구성이 받쳐주지 못하면 활용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1차 지명으로 안정적인 투수 한주성을 지명했기에 그나마 이런 위험을 감수할 수 있지 않았나 추측해 본다.




함덕주 LHP / 1995-01-13 좌투좌타 181cm 78kg
원주고 통산 28G 140.2이닝 3.57ERA 135삼진 75볼넷 1피홈런 120피안타 1.39WHIP
2013년 두산2군 12G 29.0이닝 4.66ERA 31삼진 15볼넷 2피홈런 29피안타 1.52WHIP
평점 : C+

함덕주는 2011년 원주고 출신으로 처음으로 청소년 대표로 뽑히는 영광을 안은 투수다. 2학년 에이스로 60이닝 3점대 초반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는데 졸업반 성적이 크게 향상되지 못하면서 드래프트 순번은 조금 떨어졌다. 프로 1년 차 활약은 상당히 인상적이다. 2군에서는 6월부터 출장해 많은 이닝은 아니나 준수한 활약을 했다. 1군에서는 삼성의 강타자 최형우와 이승엽을 상대로 생소함을 무기로 삼진, 범타 처리하며 깔끔한 데뷔전을 치렀다.

빠른 볼 스피드는 130km 중후반대로 좌완이라고 해도 빠르지 않다. 나이에 따른 제구력 불안도여실히 나타난다. 그러나 앞으로 체격이 커짐에 따라 구속이 향상될 가능성은 충분하다. 주무기 슬라이더의 움직임이 좋고, 그외 보조 구질로 체인지업, 커브 등을 구사한다. 함덕주의 가치는 95년생 어린 나이를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 송일수 감독의 인터뷰를 보면 함덕주가 아직 준비되지 않았음을 인정하고 있어, 장기적인 안목에서 키워질 귀한 좌투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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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팜이라고 인정받는 두산. 리스트를 정리하다 보면 역시 보석 같은 유망주들이 새록새록 튀어나온다. 왜 이현호, 이정호, 김강, 최영진, 강동연, 안규영, 김재환, 장민익 등의 유망주를 제외했느냐고 반문할 수 있다. 어쩔 도리가 있는가? 15명으로는 두산의 뛰어난 유망주를 모두 소개하기가 불가능하다. 3명의 주전 야수가 빠져나갔음에도 티가 나지 않은 깊은 뎁스. 한편으로는 유망주 육성처럼 1군 운영을 했다면 훨씬 전에 우승의 기쁨을 맛봤을 텐데 하는 아쉬운 마음도 든다.


사진 출처 - nyulbee.blog.me, 두산 베어스 / 기록 출처 - 대한야구협회, KBO 기록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