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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스리그& 유망주

[야구도락 선정] 2014년 한화 이글스 TOP 15 유망주

2014년 유망주 시리즈, 세 번째로 살펴볼 팀은 한화 이글스다. 선수에 대한 범위는 100경기 이하, 타자는 150타수 미만(MLB 루키 기준에서 20타수 상향), 투수는 50이닝 미만으로 한정했다. 랭킹에 대한 의미보다 정보 전달에 있으므로 1군에서 많은 경기를 뛰지 않은 선수를 소개하기 위함이다. 일례로 유창식, 송창현, 이태양 등은 이 명단에 포함되지 않는다.


선수 평가 방법은 존 시켈스씨가 하는 것처럼 평점을 사용했다. A는 프로에서 활약을 확신하는 선수, 스타가 될 만한 선수에게 주는 등급이며 9개 구단 전체로 해도 10명을 넘지 않는다. B 등급은 주전으로 활약할 만한 선수로 아직 확신하기에는 조금 망설여지는 선수들, C등급은 보여준 게 적어서 가능성만 있거나 준주전의 활약을 바라는 선수들이라고 보시면 무리가 없다. 주관적이며 일반적인 학점보다 짜게 매겨진 평가임을 미리 말씀드린다.





조지훈 RHP / 1994-04-06 우투우타 185cm 91kg

장충고 통산 14G 75.2이닝 2.37ERA 100삼진 29볼넷 0피홈런 49피안타 1.03WHIP

2013년 한화2군 11G 53.1이닝 2.70ERA 44삼진 36볼넷 1피홈런 49피안타 1.59WHIP

2013년 한화1군 21G 35.1이닝 6.11ERA 5.79FIP 30삼진 15볼넷 7피홈런 30피안타 1.27WHIP

평점 : B+

 

최근 한화의 1R픽 혹은 1차 지명 선수들을 보면 대게 기대에 못 미쳤거나 1군 주축으로 자리 잡는데 실패한 경우가 많다. 조지훈은 대단한 성적은 아니라도 2000년대 김태균 이후 가장 만족스러운 데뷔 시즌을 보낸 선수라고 할 만하다. 퓨처스리그에서는 드물게 온전히 선발로만 경기를 뛰었고, 콜업 전 마지막 5경기에서 28.2이닝 2.20ERA로 상승세를 탔다. 1군에서도 전반기까지는 8경기 11.1이닝 1.59ERA 2.24FIP를 기록하며 많은 이들의 호평을 이끌어 냈다.


조지훈에 대해서 낙관적인 전망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드래프트 동기 조상우, 송주은, 이경재 등에 비해서 빠른 볼 스피드가 나오지 않아 1라운드에 지명될만한 선수인지 의심하는 시선도 존재했다. 그러나 고교 시절 조지훈은 앞에 언급한 선수들보다 더 높은 탈삼진 비율을 기록했었다. 조지훈의 빠른 볼 스피드는 평균 130km 후반, 최고 140km 초중반으로 고교 정상급이며, 프로에서도 버틸만한 수준이다. 주무기로 쓰이는 슬라이더와 슬러브라 불리는 낙폭이 좋은 변화구는 모두 높은 평가를 받는다. 여기에 투수로 적합한 신체조건과 어린 나이에 보여주는 침착함은 왜 최상위 지명자인지 설명한다.


아쉬운 점도 없지는 않다. 1군에서 35.1이닝 동안 7개의 피홈런을 허용해 비율 면에서 김혁민을 넘어섰다. 7개의 피홈런은 모두 패스트볼에서 나와 자신감만 가지고 정면 승부하기에는 구위나 낮게 제구하는 능력이 부족했다. 또 체력적인 문제인지 시즌 후반으로 갈수록 성적은 수직 낙하했다. 두 마리, 세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기는 어려워 점진적인 노력이 요구된다.


과연 조지훈에게 충분한 시간이 주어질까? 한화는 현재 투수 자원 부족으로 신인들을 공격적으로 투입하는 형편이다. 조지훈이 5선발로 성공적인 시즌을 맞이하면 이상적이나 현실적으로 힘겨운 미션이다. 1군에서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기용되기보다 2군에서 적절한 투구 관리를 받으며 단계를 밟는 게 팀이나 선수에게 안전하다. 한화가 20살의 탑유망주를 귀하게 다루길 바란다. 




임기영 RHP / 1994-04-16 우투우타 185cm 73kg

2012년 한화2군 21G 82.2이닝 4.03ERA 55삼진 24볼넷 4피홈런 96피안타 1.45WHIP

2013년 한화2군 13G 54.0이닝 4.33ERA 42삼진 10볼넷 2피홈런 54피안타 1.19WHIP

2013년 한화1군 26G 34.0이닝 4.50ERA 4.45FIP 30삼진 17볼넷 3피홈런 44볼넷 1.79WHIP

평점 : B+


'만루의 사나이' 고졸 2년 차 루키 임기영은 지난해 26경기 중 무려 7번을 만루 상황에 나왔다. 등판 시 경기 중요도를 측정하는 gmLI수치는 1.26으로 평균보다 높아 필승조에 가까운 역할이다. 유독 임기영에게만 이러한 혹독한 상황에 내몰고 있는데 영화 '달콤한 인생' 중 "말해봐요. 나한테 왜 그랬어요?" 라는 대사가 떠오르기도 한다.


김응용 감독의 생각을 예상하면 아마도 쓸만하니까 라는 답변이 아닐까 한다. 경북고 시절 임기영은 2, 3학년 동안 197.1이닝을 소화하는 철완으로 1점대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던 최고의 옆구리 투수 중 하나였다. 그럼에도 주목을 덜 받은 원인은 같은 학년에 더 빠른 볼을 던지는 한현희 변진수 등의 존재가 컸다. 이들은 고교 성적도 뒤지지 않았고, 프로에서의 성공도 한발 앞섰다.


상대적으로 1군에서의 출발이 조금 늦었더라도 임기영에게 뒤지지 않는 장점은 많다. 4년간 많은 투구를 소화하고도 부상을 당하지 않았고, 제구력과 함께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등의 구사 능력도 뛰어나다. 퓨처스리그에서 4점대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지만, FIP로 보자면 3점 내외로 리그 최상위권이다. 1군에서도 4점대 중반을 마크해 팀 내 드문 성적이다.


매우 순조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임기영에게 변수가 생겼다. 마른 체형의 사이드스로 투구폼으로 130km 중후반대의 빠른 볼을 던지는 임기영에게 코칭 스탭은 구속 향상을 위해 팔각도를 올리자고 권했다. 투구폼 변화는 투수가 한 단계 올라가는 계기가 될 수도 있고, 1년의 시행착오가 될 수도 있다. 임기영은 이미 팀 내 중요한 위치에 있기에 2014년 한화에도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다.




하주석 SS / 1994년 2월 25일 우투좌타 184cm 81kg

2012년 한화2군 39G 132타수 .235AVG .311OBP .235SLG 1홈런 7도루 38삼진 13볼넷

2012년 한화1군 70G 127타수 .173AVG .228OBP .205SLG 1홈런 7도루 50삼진 9볼넷 

2013년 한화2군 21G 64타수 .297AVG .361OBP .375SLG 0홈런 3도루 15삼진 5볼넷

평점 : B


하주석은 최근 5년간 드래프트에서 가장 주목받은 고졸 야수다. 고교 1학년 남들보다 어린 나이로 .431의 타율을 치며 이영민 타격상을 받으며 전국적인 인지도를 쌓았다. 이후에 집중적인 견제 속에 그이상의 성적은 남기지 못했으나 삼진/볼넷 비율은 향상되고 고타율을 유지했다. 무엇보다 184cm의 좋은 체격에 1루까지 4초 이내에 뛰는 프로에서도 손꼽히는 스피드, 강한 어깨의 유격수 수비능력까지 해외 진출이 언급된 몇 안 되는 유망주다.


과도한 스포트라이트가 독이 되었을까? 하주석이 프로에서 보인 모습은 실망의 연속이었다. 팀은 2009년 안치홍처럼 곧바로 1군에서 활약하길 바랐으나 결과는 좋지 못했다. 하주석은 1군에서 1할 중반의 타율과 극악의 삼진/볼넷 비율로 부진하며 5월 말 2군으로 내려간다. 이후 2군에서 성과를 내지 못했음에도 한화 코치진은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다시 1군으로 불러들인다. 구자욱이나 박민우가 2군에서 착실히 경기에 출장하며 가치를 올린 방식과 상반된다. 선수의 능력을 말하기 전에 관리의 실패라고 해도 틀리지 않다.


코칭스탭이 대대적으로 개편되고 하주석은 다른 방식으로 다루어진다. 이번에는 2군에서 경기를 뛰지 않고, 재활군에서 타격폼 교정을 우선 과제로 삼는다. 6월이 되어서야 본격적으로 경기에 나섰는데 한 달이 채 지나기 전 투수가 던진 공에 발등 골정상을 당하고 말았다. 프로에 입단해서 하주석이 얼마나 성장했는지 의문이다. 단지 부족한 선구안과 땅볼을 양산하는 불안정한 타격 메카니즘을 확인했을 뿐이다. 기본적인 파워가 나쁘지 않은 선수라도 지금의 타구 비율을 보자면 두 자릿수 홈런도 언감생심이다.


불행 중 다행은 시즌 후 상무 입대다. 선수도 팀도 급했던 지난 2년과 달리 자신에게 더 가까운 레벨에서 기량을 쌓을 수 있다. 드래프트 동기인 두산 류지혁과의 경쟁이 쉽지는 않겠으나 1군을 의식했던 한화에서보다 환경적으로 더 낫다. 빼어난 운동능력에 탁월한 재능을 가진 선수인 만큼 앞으로 노력하기에 따라 자신의 가치를 회복하리라 믿고 싶다.




황영국 LHP / 1995-12-26 좌투좌타 185cm 78kg

11~12년 청주고 4G 10.0이닝 3.60ERA 4삼진 6볼넷 0피홈런 12피안타 1.80WHIP

2013년 청주고 25G 74.0이닝 2.31ERA 71삼진 22볼넷 0피홈런 62피안타 1.14WHIP

평점 : B


전년도 지역 최대어 윤형배의 NC행을 지켜봐야 했던 한화는 바뀐 1차 지명을 마냥 환영할 입장이 아니었다. 마침 2013연도 충청권에 눈에 띄는 인재가 보이지 않았기 때문. 게다가 황금사자기부터 슬슬 성적을 올린 북일고의 파이어볼러 유희운마저 KT의 우선지명을 받았으니 망연자실한 심정은 아니었을까? 그런 상황에 희망의 싹이 자랐다. 팔꿈치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했던 청주고의 황영국이 주말 광역리그에서 피치를 올리며 구세주가 되어 나타났다.


황영국은 빠른 볼 스피드가 무시무시한 투수는 아니다. 평균 130km 중후반 최고 140km를 조금 넘는 정도다. 그래도 부상 이후 점점 힘이 붙는 추세로 국내 투수로 괜찮은 신장을 갖춰서 구속 향상의 여지가 많다. 또 나이 대비 제구력과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의 변화구 구사도 뛰어나다. 올해 성적이 반짝이라고 하기에는 74이닝으로 많은 경기를 소화했고, 세계청소년선수권 대회에서 자신의 성장을 증명했다.


어찌 보면 전년도 1R픽 조지훈과 비슷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 기록 면에서는 약간씩 떨어지는 부분은 있더라도 좌완 메리트는 빼놓을 수 없다. 당장 1군에서 활용하기 위해 과욕만 부리지 않는다면 KT의 유희운 지명에 대한 아쉬움은 가볍게 날려버릴 수 있을 것이다.




엄태용 C / 1994-02-24 우투우타 183cm 85kg

북일고 통산 39G 132타석 .204AVG .333OBP .306SLG 1홈런 2도루 10삼진 12볼넷

2012년 한화2군 18G 15타수 .067AVG .222OBP .133SLG 0홈런 0도루 8삼진 2볼넷

2013년 한화2군 28G 61타수 .230AVG .294OBP .262SLG 0홈런 0도루 19삼진 6볼넷

2013년 한화1군 39G 66타석 .234AVG .258OBP .297SLG 0홈런 1도루 19삼진 2볼넷

평점 : B-


주전 포수가 없는 한화는 지난해 9개 구단 중 가장 많은 포수 로테이션을 돌렸다. 시즌 초반부터 한승택-정범모-이준수-박노민 등이 차례로 나왔으나 누구 하나 주전에 어울리는 활약을 하지 못했다. 이중 고졸 2년 차 엄태용은 후반기부터 경기에 투입되어 거의 유일하게 현장과 팬들에게 환호를 동시에 받았다.


칭찬의 주된 부분은 수비에 있다. 유연성을 바탕으로 한 엉덩이가 땅에 붙을 듯한 낮은 자세는 블로킹에 효과를 봤다. 기본적인 포구나 어깨도 호평 일색이다. 그에 비해서 타격은 물음표가 붙는다. 북일고 시절부터 지금까지 .240 이상의 타율을 기록하지 못했고, 절대적 타석수가 부족하다. 엄태용의 파워 잠재력이 숫자로 나타나려면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하다. 아무리 포수가 수비력 우선이라지만, 지금의 기량 자체는 1군 리그 평균에 가까이 있다고 하기 어렵다. 


유용한 수치는 아니나 수비에서도 22번의 도루 시도 중 겨우 4번을 막아 도루 저지율이 박노민, 이준수보다 낮다. 경기 운영도 나이 대비란 전제가 붙는다. 아직 이희근을 비롯해 선배들을 압도하는 수비력을 갖추지 못했다면 경험이 적은 어린 유망주에게 개막전 선발 마스크를 씌울 당위성이 떨어진다. 엄태용이 한화의 장기적인 안방마님이 되기 바란다면 1, 2군을 가리지 않고, 최대한 많은 경기에 선발로 출장시키는 게 주안점이 돼야 한다.




최영환 RHP / 1992-02-20 우투우타 181cm 88kg

2012년 동아대  12G 38.2이닝 3.03ERA 30삼진 15볼넷 2피홈런 36피안타 1.32WHIP

2013년 동아대 15G 61.0이닝 2.51ERA 56삼진 27볼넷 2피홈런 39피안타 1.08WHIP

평점 : C+


2014 드래프트 2차 지명 2번째 순번을 가진 한화가 최영환을 지명했을 때 의외라는 반응이 많았다. 최영환의 출신 고교가 개성고인 점을 들어 학연에 의한 코끼리 사단 추가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관련이 없진 않겠으나 더 타당한 설명은 파이어볼러 수집이다. NC가 3학년을 부상으로 날린 배재환을 선택한 것처럼 한화도 전통적인 스카우트 기준에 근거해 선수를 뽑았다고 해석할 수 있다.


구위와 별개로 위험 요소도 존재한다. 대학 선수는 먼 미래가 아닌 즉전감 선수로서 매력을 어필해야 하니 아마 시절 성적도 중요하다. 최영환은 개성고 시절에는 어깨 통증으로 많은 경기에 나서지 못했고, 실질적인 활약은 대학 3학년부터다. 강속구 투수치고는 탈삼진 비율이 압도적이지 않고, 제구력은 프로 기준에서 많이 못 미친다. 롤모델이라는 오승환은 대학 시절 말 그대로 무시무시한 성적을 냈던 투수다. 좌완에 더 빠른 볼을 던졌던 노성호나 두산의 우완 김명성, SK의 문승원 등과 비교해도 1군 전력감이라고 분류하기는 어색한 성적이다.


그런데 2013년 한화 팬들은 뜻하지 못한 선수의 성공을 지켜본 바 있다. 송창현은 대학에서 최영환과 비슷한 퍼포먼스로도 코치진의 비호 아래 성장해 시즌 막바지 돌풍을 일으켰다. 최영환은 전훈지에서 150km에 육박하는 빠른 볼을 뿌리며 연일 호투 중이니 좋은 징조가 아닐 수 없다. 보직을 계투로 한정한 결정도 적절하다. 단, 최영환이 프로에서 일취월장한 기량을 증명하기 전까지 예외적 고평가는 유보하고 싶다.




이성진 RHP / 1992-02-23 우투우타 181cm 86kg

2012년 LG2군 37G 47.1이닝 3.99ERA 29삼진 18볼넷 5피홈런 43피안타 1.29WHIP

2013년 LG2군 42G 49.0이닝 2.20ERA 38삼진 16볼넷 3피홈런 42피안타 1.18WHIP

평점 : C+


목적 없는 유망주 재분배라는 부작용을 낳았던 2차 드래프트에서 한화는 4년 차 이상의 선수만 택한 모범적인 지명을 했다. 2010년 2차 드래프트 4라운드 출신 이성진은 프로에 입단하자마자 신고선수로 전환되는 등 팀 계획에는 살짝 벗어난 선수였다. 퓨처스리그에서 기록도 2012년 1군에 등록되기 전까지 그렇게 돋보이지 않는다. 대신 매년 발전하는 모습으로 서서히 기량을 발전시켜 왔다.


이성진에게 있어서 주무기는 패스트볼이다. 최고 140km 중반, 평균 140km를 웃도는 스피드는 강속구 투수라고 하진 못해도 스크라이크 존을 잘 공략해 1군에서 싸울만하다. 보조 구질로는 130km대 체인지업을 던진다. 반면 슬라이더를 던지기는 하나 타자를 현혹시키는 브레이킹볼 구사에는 애를 먹고 있다. 재작년까지 탈삼진 비율이 낮았던 이유도 기본적으로 패스트볼의 변화와 속도 가감에 의존하는 단조로운 패턴의 영향이 컸다. 그런 의미에서 9이닝당 탈삼진 수치가 지난 3년간 4.8개에서 2013년 7.0개로 늘어난 점은 고무적이다.


한화가 이성진을 즉전감으로 뽑진 않았겠지만, 시즌 중반 이전에 1군에 선보일 개연성이 있다. 1이닝 이내 부담이 크지 않은 상황이라는 전제하에 조금이나마 팀에 보탬이 되지 않을까 예상한다. 설령 그렇지 못해도 지금의 성장 추이를 보자면 20대 중반의 나이에는 승리조 불펜에 가까워져 있을 확률이 높다.




구본범 RHP / 1987-02-08 우투좌타 191cm 81kg

2012년 28G 51.2이닝 8.71ERA 15삼진 28볼넷 9피홈런 73피안타 1.95WHIP

2013년 25G 116.1이닝 3.56ERA 70삼진 47볼넷 11피홈런 119피안타 1.43WHIP

평점 : C+


원광대 시절 구본범은 아마야구에서 스카우트들이 가장 선호하는 조건들을 갖추고 있었다. 191cm의 좋은 신장 평균 140km 이상, 최고 140km 후반에 달하는 빠른 볼을 뿌린다. 제구력이 뛰어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졸업반 선수 중 그 이상의 성적을 낸 선수는 유희관, 황재규, 박현준 등 극소수. 이 중 체격과 구위에서 앞서있는 우완 정통파 구본범이 대학 선수 중 가장 빠르게 지명된 것은 당연하다고 하겠다.


안타깝게도 구본범의 아마에서의 활약은 프로에서 볼 수 없었다. 입단 후 투구폼 수정은 성공적이지 못했고, 부상 등으로 2군에서 적은 이닝만을 소화하며 1군 데뷔는 하지 못했다. 경찰청 입단 후에도 2012년에는 28경기 51.2이닝 동안 8.71의 평균자책점이라는 형편없는 성적을 남겼다. 

연이은 부진 속에서 2013년은 새로운 전환점이 된 시즌이다. 빠른 볼 구위가 살아나면서 불펜에서는 이닝 당 한 개꼴로 삼진을 잡았고, 선발로 16경기에 출장해 평균 6이닝 이상을 소화했다. 특별한 성적은 아니라도 벽제 홈구장임을 감안하면 봐줄 만하다. 구본범은 홈에서 60.1이닝 동안 4.92의 평균자책점, 원정에서는 56.0이닝 동안 2.09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데뷔 후 가장 좋은 페이스로 전지훈련 일정을 정상적으로 소화하고 있는 구본범. 허나 유망주로 적지 않은 나이로 쌓아 온 실적은 빈약하다. 올해는 스팟스타터 혹은 패전조 역할만 수행해도 대단히 성공적이라 할 만하다.




김민수 C / 1991-03-02 우투우타 177cm 80kg

2012년 영남대 24G 100타석 .192AVG .305OBP .333SLG 1홈런 1도루 11삼진 11볼넷

2013년 영남대 22G 89타석 .270AVG .382OBP .365SLG 0홈런 4도루 9삼진 12볼넷

평점 : C+


신경현-이도형 체제가 무너진 후 한화는 지속적으로 포수난에 시달려 왔다. 그래서인지 지난 8차례의 드래프트에서 5번을 2차 2라운드내 상위지명으로 포수를 뽑았다. 김민수는 2013년 대학리그 최고의 포수로 민첩한 송구 동작과 정확성은 정평이 나 있다. 상원고 시절부터 7년 동안 대부분 주전으로 경기에 나설 정도면 전반적인 수비력은 가늠이 된다.


즉전감 수비형 백업 포수로 김민수는 더할 나위 없는 선택이다. 다만, 그 이상을 바랄 수 있느냐는 의문이 생긴다. 드래프트를 앞두고 하계리그에서 16타수 8안타로 맹타를 휘두르긴 했으나 3학년까지 199타석 .207의 타율을 기록했을 뿐이다. 표본이 작은 타율은 둘째치고, 부족한 파워는 공격에서 기대치를 낮춘다. 비슷한 위치에서 지명되었던 이희근과 비교해 공격에서 우위에 있다고 할 부분은 거의 없다.


김민수에게 최대 난관은 역설적으로 한화의 포수층이다. 고만고만한 선수들을 대거 수집한 탓에 퓨처스리그에서도 경쟁이 심하다. 아무리 아마에서 잔뼈가 굵은 선수라도 프로는 다를 터. 한정된 기회 속에 묻히지 않으려면 포수다운 포수로서 자신의 차별점을 끊임없이 어필해야 하겠다. 




오준혁 OF/ 1992-03-11 우투좌타 187cm 80kg

2012년 한화2군 59G 168타수 .292AVG .374OBP .375SLG 2홈런 10도루 27삼진 20볼넷

2013년 경찰청 52G 52타수 .346AVG .410OBP .442SLG 0홈런 2도루 11삼진 5볼넷

평점 : C+


북일고 출신 오준혁은 한화가 하위라운드에서 발굴해 낸 외야 유망주다. 고교 2학년 73타석 동안 .369의 고타율에 홈런을 두 개나 쳤는데 졸업반 부진으로 픽 순위가 낮아졌다. 한화는 데뷔 첫해 오준혁에게 375타석이나 기회를 줬고, 선수는 향상된 성적으로 보답했다. 컨택 능력은 또래에 비에 눈에 띄고, 큰 신장에 빠른 발은 유니크하다. 한화에서 2년을 마치고 경찰청에 합격하면서 본격적인 엘리트 코스에 접어드는 듯했다.


그러나 경찰청 입단은 오준혁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았다. 문선엽, 오정복, 김다원, 윤중환 등에게 밀리면서 주로 백업으로 역할이 주어졌다. 수비력 보강이 과제였던 오준혁으로서는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오준혁은 고교 시절부터 대부분 중견수가 아닌 코너 외야수로 뛰었다. 프로 입단 후 퓨처스리그 548타수 동안 홈런은 단 3개로 땅볼 타구가 많다. 장타력과 수비가 뒷받침되지 않는 코너 외야수는 프로에서 살아남기 어렵다.


2014년 경찰청에는 김인태, 배영섭 등 대어급 외야수들이 가세해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하다. 오준혁으로서는 백업으로 고타율을 기록하기보다 주전 외야수로 많은 경기에 출장하는 게 더 낫다. 제대 후 한화의 외야도 더는 무주공산은 아닐 것이다.




양성우 CF / 1989-05-02 우투좌타 174cm 80kg

2012년 한화2군 26G 92타수 .239AVG .307OBP .315SLG 1홈런 4도루 14삼진 9볼넷

2012년 한화1군 45G 103타석 .195AVG .320BOP .230SLG 0홈런 6도루 27삼진 15볼넷

2013년 한화2군 46G 87타수 .241AVG .343OBP .356SLG 2홈런 9도루 13삼진 14볼넷

평점 : C+


양성우는 한화가 이용규를 영입하기 전까지 미래의 중견수 후보로 저울질 되던 후보 중 한 명이다. 동국대에서는 1학년 때부터 중견수 겸 1번 타자로 뛰었다. 2학년 교통사고를 당한 후에도 운동능력을 잃지 않았고, 작은 신장에도 땅땅한 몸으로 일발 장타력을 과시했다. 대학리그 통산 316타석 동안 .304의 타율과 4개의 홈런, 31개의 도루는 양성우의 다재다능함을 나타낸다.


한화에서도 양성우는 중용되었다. 2군에서는 주로 1번 타순에 포진 우익수와 중견수로 경험을 쌓았다. 5월부터는 한대화 감독의 지지 아래 1군에서 적지 않은 기회를 받았다. 결과는 그리 좋지 못했다. 공수에서 덜 여문 모습으로 7월 말소되어 이후 경기 출장은 거의 없다. 2013년은 더 잔인했다. 1군 출장은 고사하고 8월까지 퓨처스리그에서 .133의 타율과 0개의 홈런 등 부상과 부진이 겹쳐서 왔다. 그나마 후반기부터 .348의 타율과 5할의 장타율로 살아난 게 고무적이다.


경찰청 입단은 프로에서 많은 경기에 출장하지 못했던 양성우에게는 소중한 기회다. 아마시절 보여왔던 퍼포먼스와 전반적으로 뛰어난 운동능력은 여전히 유망주로 희귀하다. 프로에서도 삼진/볼넷 비율만큼은 나쁘지 않았다. 같은 한화 소속의 외야수 오준혁과 선의의 경쟁을 펼친다면 성적은 절로 따라올 것이다.




김회성 3B / 1985-12-04 우투우타 190cm 92kg

2012년 경찰청 89G 294타수 .293AVG .389OBP .561SLG 18홈런 2도루 64삼진 35볼넷

2013년 경찰청 84G 232타수 .315AVG .423OBP .483SLG 7홈런 0도루 45삼진 38볼넷

평점 : C+


지난 3년간 한화에서 가장 공격력이 약한 포지션을 꼽는다면 단연 3루 자리다. 출루율 스케일로 계산하면 무려 4푼~6푼가량 리그 평균보다 떨어진다. 경찰청에서 제대하는 김회성이 팀의 이러한 고민을 해결해 줄까? 경찰청에서의 2년간 성적은 나쁘지 않다. 첫해 18개의 홈런을 쏘아 올리며 퓨처스리그 1위를 차지했고, 2년 차에는 타율과 출루율이 올라 안정감을 추구했다. 190cm의 건장한 체격은 우타 슬러거로 이상적이다.


하지만 이러한 성적이 1군에서의 활약을 담보하지는 못한다. 홈런 수치도 2년 차에 줄어들었고, 이전 연도 삼성의 모상기나 두산의 김재환 등과 비교하면 그리 대단한 성적은 아니다. 게다가 김회성이 홈으로 뛰었던 벽제 구장은 2009년 펜스를 높이긴 했지만, 여전히 타자 친화적인 구장으로 꼽힌다. 실제로 2년간 홈에서는 279타석 .315AVG .581SLG 16홈런, 원정에서는 247타석 .287AVG .466SLG 9홈런으로 차이가 있었다. 뜬공 비율이 높은 김회성에게 대전구장의 리모델링은 반가운 일이 아니다.


김회성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는 유격수에서 포지션을 전향한 이대수다. 타격에서 이겨내기도 만만치 않거니와 수비력의 차이가 엄연히 존재한다. 김회성의 3루 수비가 2년간 많은 발전이 있었다고 하나 1군에서 버틸 정도인지 의심스럽다. 만약 코칭 스탭에게 신뢰받지 못한다면 1군에서 역할은 1, 3루 백업에 한정될 수밖에 없다.




조영우 RHP / 1995-06-27 우투좌타 185cm 80kg

2012년 제주고 18G 115.2이닝 3.11ERA 85삼진 40볼넷 1피홈런 110피안타 1.30WHIP

2013년 제주고 15G 46.1이닝 3.50ERA 30삼진 16볼넷 0피홈런 44피안타 1.29WHIP

2012년 제주고 18G 71타석 .333AVG .429OBP .417SLG 0홈런 5도루 5삼진 6볼넷

2013년 제주고 20G 82타석 .467AVG .506OBP .587SLG 0홈런 3도루 7삼진 6볼넷

평점 : C+


예전처럼 에이스에 4번 타자가 많지는 않지만, 아마야구에서 투수가 타자로 활약하는 장면은 흔히 발견된다. 그중에서도 조영우는 유별난 케이스로 투수로는 고교 2학년 때 무려 115이닝을 책임진 에이스였고, 타선에서는 1번 혹은 중심타선에 들어서며 맹활약했다. 185cm의 당당한 체격에 최고 140km 이상을 뿌리는 강한 어깨, 1루와 2루, 3루 외야를 아우르는 멀티 포지션 능력까지 한마디로 팔방미인이다.


그라운드에서 조영우가 조금이나마 더 두각을 나타낼 때는 방망이를 잡고서다. 투수 쪽은 소화한 이닝은 많으나 압도적인 활약은 아니었고, 3학년 때는 임지섭에게 가려진 인상이 있다. 그에 반해 타격은 발군의 컨택 능력을 발휘하며 이영민 타격상을 수상했다. 세계 청소년 야구 선수권 대회에서도 조영우는 타자로만 출장했다.


그럼에도 불구 정영기 스카우트 팀장은 조영우를 투수로 지명했다고 밝혔다. 인터뷰를 보면 선수의 특성과 함께 팀 사정을 고려한 결정이라고 한다. 당장 조영우가 팀의 전력이 된다고 보기 어려워 그럴 필요가 있었나 하는 의구심도 있다. 내년 퓨처스리그에서 험난한 데뷔 과정을 겪는다면 진로에 대해 다시 논의가 있을지 모르겠다.




장운호 OF / 1994-02-20 우투우타 183cm 85kg

배재고 통산 34G 143타석 .280AVG .401OBP .381SLG 0홈런 10도루 21삼진 21볼넷

2013년 한화2군 60G 154타수 .214AVG .311OBP .240SLG 0홈런 2도루 45삼진 19볼넷

평점 : C


2013년 드래프트 6라운드에 지명된 장운호가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건 지난해 10월 전후부터다. 선발로 데뷔한 KIA전 멀티 히트에 이어 대역전극을 이뤄낸 LG와의 경기에서 2루타 2개 포함 3타점을 올리면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중장거리 타자로 발전이 엿보이는 체격과 무난한 운동능력, 배짱 있는 태도로 코치진들로부터 신임을 받고 있다.


그러나 고교 시절이나 작년 2군에서의 성적을 보자면 1년 차라고 해도 뛰어난 성적과 거리가 멀다. 컨택이나 파워, 수비, 주루 등에서 평균보다 위라고 할 만한 특기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장운호가 앞으로 체격을 키우고, 타구에 더 힘을 실어낸다면 비약적인 발전을 이뤄낼 가능성도 있겠으나 달랑 두 경기만으로 탑 유망주라 칭하기는 다소 성급하다. 2014년은 퓨처스리그에서 코칭스탭과 팬들의 지지 이유를 확인시켜주는 시즌이 되었으면 한다.




이창열 2B / 1991-09-06 우투좌타 175cm 75kg

2012년 건국대 27G 124타석 .310AVG .425OBP .400SLG 0홈런 20도루 14삼진 13볼넷

2013년 건국대 21G 101타석 .250AVG .388OBP .338SLG 1홈런 11도루 17삼진 14볼넷

평점 : C


한화가 최근 몇 년간 가장 부족한 부분이었다면 내 외야를 막론한 불안한 수비력과 한 발 더 못 가는 주루플레이였다. 이창열은 이러한 취약점을 보완해주는 선수로 이창진과 함께 건국대의 내야를 든든하게 책임진 2루수다. 3학년 때는 20개의 도루로 강민국에 이어 리그 2위를 차지했고, 졸업반 시기 팀의 1번 타자 역할을 했다. 이창열은 빠른 발과 함께 주력 이상의 주루 플레이 기술을 가진 듯하다.


약점은 타격으로 출루율이 높긴 하나 많은 안타를 때려내는 선수는 아니다. OPS는 대학 리그 평균보다 조금 높은 수치로 프로에서는 평균 이하일 확률이 높다. 백업으로 활용 가치가 높은 선수인데 올해 한화가 내야층이 두터워졌기에 퓨처스리그에서 이창열의 공격력을 다시 시험하는 게 더 현명하리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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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는 김응용 감독의 부임 이래 신인을 가장 과감하게 활용하는 구단 중 하나다. 이 과정에서 송창현, 엄태용 등이 조명받기도 했지만, 퓨처스리그의 역할이 커진 현 리그에 맞는 운영인지 우려스러운 면도 있다. 한화의 2군팜이 중상위권 도약을 위한 원동력이 되기 위해서는 코칭 스탭의 과감한 기용과 함께 프런트의 중장기적인 육성 계획이 뒷받침 돼야 하겠다.


사진 출처 - 한화 이글스, 기록 출처 - 대한야구협회, KBO 기록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