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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스리그& 유망주

[야구도락 선정] 2014년 KIA 타이거즈 TOP 15 유망주

2014년 유망주 시리즈, 다섯 번째로 살펴볼 팀은 KIA 타이거즈다. 선수에 대한 범위는 100경기 이하, 타자는 150타수 미만(MLB 루키 기준에서 20타수 상향), 투수는 50이닝 미만으로 한정했다. 랭킹에 대한 의미보다 정보 전달에 있으므로 1군에서 많은 경기를 뛰지 않은 선수를 소개하기 위함이다. 일례로 임준섭, 이종환, 윤완주 등은 이 명단에 포함되지 않는다.


선수 평가 방법은 존 시켈스씨가 하는 것처럼 평점을 사용했다. A는 프로에서 활약을 확신하는 선수, 스타가 될 만한 선수에게 주는 등급이며 9개 구단 전체로 해도 10명을 넘지 않는다. B 등급은 주전으로 활약할 만한 선수로 아직 확신하기에는 조금 망설여지는 선수들, C등급은 보여준 게 적어서 가능성만 있거나 준주전의 활약을 바라는 선수들이라고 보시면 무리가 없다. 주관적이며 일반적인 학점보다 짜게 매겨진 평가임을 미리 말씀드린다.





한승혁 RHP / 1993-01-03 우투우타 185cm 88kg

2012년 KIA2군 21G 76.0이닝 2.84ERA 60삼진 55볼넷 0피홈런 59피안타 1.50WHIP

2012년 KIA1군 7G 13.1이닝 7.43ERA 5.35FIP 8삼진 11볼넷 1피홈런 2.03WHIP

2013년 KIA2군 20G 84.2이닝 3.72ERA 52삼진 37볼넷 3피홈런 75피안타 1.32WHIP

2013년 KIA1군 11G 19.0이닝 4.74ERA 3.39FIP 15삼진 8볼넷 0피홈런 24피안타 1.68WHIP

평점 : A-


투수가 타자를 상대하는 유형을 나누자면 안정된 커맨드로 계산된 투구를 하거나 자신도 제어하지 못하는 강력한 구위로 타자를 현혹하는 방식이 있다. 덕수고 시절 한승혁은 후자에 해당하는 파이어볼러로 동기 김진영과 함께 3학년이 되기 전부터 리그를 폭격했다. 한때는 보라스와 계약을 맺는 등 미 스카우트의 관심을 끌기도 했으나 3학년 초반 팔꿈치 부상을 당하며 해외 진출의 꿈은 물거품이 됐다.


이러한 부상 문제와 국내 잔류에 대한 모호한 태도는 한승혁에 대한 선호도를 낮췄고, 1라운드 끝 순번 지명에 감지덕지해야 했다. KIA 입단 후에는 재활을 진행하다 2011년 1월 토미존 수술을 받는다. 2012시즌에는 2년에 가까운 긴 실전 공백에도 퓨처스리그에서 호성적을 거두며 순조롭게 프로에 안착한다. 패스트볼 구속은 평균 140km 중반, 최고 150km을 넘나들어 윤석민, 김진우 등과 함께 팀 내 가장 빠른 스피드가 나오고 있다.


한승혁은 아직 다듬어야 할 게 많다. 여느 강속구 투수처럼 제구력이 미숙하고, 불안정한 투구 메커니즘을 지적받아 왔다. 결정구로 사용하는 스플리터는 능수능란하게 구사하지 못하고, 슬라이더 등의 브레이킹 볼도 완성도가 떨어진다. 그럼에도 불구 한승혁의 성장 속도는 엘리트 유망주로 무난한 편이다. 2013년 퓨처스리그에서는 선발 투수 중 나이 대비 손꼽히는 활약을 했다. 1군에서는 대부분 경기가 기울어진 상황이었다고 해도 3점대 FIP로 추격조로 가능성을 보였다.


2014시즌 부상 선수들로 헐거워진 KIA불펜 상황은 한승혁을 불구덩이로 내몰고 있다. 일생의 찬스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경찰청에 입단하는 임찬규와 비교하면 거칠고, 불확실한 길이다. 전력감이 되어 달라는 코치진과 팬들의 눈높이를 의식하기보다 자신의 기량을 시험하는 단계라는 심정으로 오버페이스는 하지 않았으면 한다.




김윤동 RHP / 1993-04-01 우투우타 186cm 86kg

경북고 통산 41G 158타석 .281AVG .388OBP .438SLG 2홈런 13도루 31삼진 18볼넷

2013년 KIA2군 22G 129.2이닝 3.26ERA 79삼진 52볼넷 2피홈런 114피안타 1.28WHIP

평점 : B


최근 KIA의 신인 지명이 썩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내지 못했지만, 2012 드래프트 결과는 예외에 속한다. 박지훈, 임준섭, 홍성민, 황정립, 윤완주 등 상하위 즉전감 대졸픽도 양호했고, 4라운드에 지명된 김윤동이 뜻밖의 방향에서 대박을 터뜨렸다. 


경북고 붙박이 4번을 타자였던 김윤동은 프로 입단 후 1년이 채 되기 전에 투수로 전향했다. 2013시즌에는 선발로만 22경기에 출장해 군복무 투수 3명을 제외하고, 가장 많은 이닝을 던졌다. 평균자책점은 60이닝 이상 선발 투수 중 전체 4위, FIP도 상위권에 속한다. 강견의 외야수로 짧은 투수 경험이 있다고 해도 이 정도 활약을 짐작이나 했으랴?


빠른 볼 스피드는 평균 140km 초반, 최고 중후반을 뿌리는 듯하다. 보조 구질로는 슬라이더, 커브 등을 구사한다. 커맨드나 변화구 구사 능력 등은 경험 부족으로 인해 많이 거칠다. 7월 잠시 1군에 올라오기도 했는데 3일 전 92개의 공을 던진 투수를 마운드에 올렸으니 결과는 뻔했다. 어깨에 잔뜩 힘이 들어간 김윤동은 아웃카운트 하나 잡지 못하고 강판당하는 뼈아픈 경험을 한다. 몸에 무리가 왔는지 이후 등판은 줄고, 성적은 주춤했다. 


불완전한 마무리에도 2013시즌 보여준 활약과 구위는 상무에 합격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김윤동은 최근 KIA가 군에 보낸 선수 중 가장 큰 기대를 받고 있다. 상무에서 몸 관리를 철처히 한다면 예비역 스타 배출과 인연이 없었던 팀의 불명예를 씻겨주지 않을까 낙관해 본다.



차명진 RHP / 1995-03-03 우투우타 187cm 90kg

2012년 효천고 7G 18.2이닝 1.45ERA 17삼진 10볼넷 0피홈런 14피안타 1.29WHIP

2013년 효천고 21G 114.1이닝 1.73ERA 108삼진 34볼넷 0피홈런 69피안타 0.90WHIP

평점 : B-


연고 지명 부활 소식이 알려지고, 차명진은 줄곧 KIA의 1차 지명 0순위 후보로 꼽혀 왔다. 180cm 후반대 신장을 비롯해 투수로 이상적인 사이즈, MAX 140km 중후반이 찍히는 강한 어깨, 커브에 대한 좋은 감각까지 스카우트가 외면하기 힘든 투수다. 대졸 유격수 강민국이 출중한 기량과 함께 팀 상황에 딱 들어맞는 퍼즐이었음에도 KIA의 시선은 잠재력이 큰 고졸 투수에 쏠려 있었다.


그런데 차명진의 KIA 입단이 확정되고 나서 피칭은 그리 만족스럽지 못했다. 이미 동일권/ 광역권 주말리그와 황금사자기에서 무려 84이닝 1251개의 투구로 팔꿈치 상태가 그리 좋지 못했다. 차명진이 시종일관 140km 이상을 뿌리는 프로 기준의 강속구 투수는 아니라고 해도 청룡기 이후 페이스 하락은 심상치 않았다. 세계 청소년 선수권 대회에서도 단 두 경기 3.1이닝만을 던지며 불안한 몸 상태를 나타냈다. 결국, 지난 2월 팔꿈치 수술을 받고 2014시즌 아웃을 통보받았다.


1년의 재활이 차명진에게 큰 타격이라고 할 수는 없다. 애초에 부상이 없었더라도 3~5년 이상을 바라 봐야 하는 장기 프로젝트의 고졸 투수다. 템포 조절이라고 생각한다면 만회할 시간은 충분하다. 차명진에 대한 세세한 가치 매김은 재활 이후라도 늦지 않겠다.




강한울 2B / 1991-09-12 우투우타 181cm 67kg

2012년 원광대 21G 97타석 .363AVG .398OBP .388SLG 0홈런 7도루 15삼진 7볼넷

2013년 원광대 18G 79타석 .344AVG .474OBP .574SLG 0홈런 11도루 7삼진 13볼넷

평점 : B-


작년 시즌 부진으로 김선빈, 안치홍의 아시안게임 차출에 빨간 불이 들어오면서 KIA 내야진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당장 확고한 백업 요원도 없었기에 드래프트 상위순번에서 즉전감 미들인필더 요원을 찾고 있었다. 우선순위는 대학 최대어 강민국이라고 할 수 있지만, 1차 지명에서 투수를 선택하면서 기회를 잃었다. 다음으로 눈을 돌린 선수가 이번 드래프트 최고의 주력을 보유했다고 하는 원광대 2루수 강한울이다.


강한울이 전형적인 단타 위주의 선수라고 해도 평가 절하할 이유는 없다. 대학 1학년 때부터 주전 2루수로 출장해 매년 .340 이상의 고타율을 기록했다. 2008년 드래프트 같은 라운드에 지명됐던 최용규와는 통산 약 7푼 가까운 차이다. 많은 볼넷을 얻어내는 타입은 아니었는데 4학년 이상적인 삼진/볼넷 비율로 스카우트를 안심시켰다. 넓은 수비 범위와 과감한 주루 플레이는 OPS 이상의 팀 기여도를 보여줄 것이다.


물론, 지명 순번에 걸맞은 활약을 하려면 프로에서 몸을 만들고, 시행착오를 거쳐야 한다. KIA는 스프링캠프에서 강한울을 유격수로 뛰게 하며 여러 가지 활용도를 시험하고 있다. 강한울은 눈부신 스피드만으로도 매력적인 백업이지만, 윤완주나 고영우처럼 벤치를 달구도록 한다면 선수에게 득이 되지 않는다. 주전급 선수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리그를 가리지 않고 선발 라인업에 포함해야 함을 기억했으면 한다. 




박준표 RHP / 1992-06-26 우투우타 181cm 80kg

동강대 통산 17G 66.1이닝 1.36ERA 100삼진 22볼넷 0피홈런 44피안타 0.99WHIP

2013년 KIA2군 33G 31.2이닝 4.55ERA 21삼진 11볼넷 1피홈런 40피안타 1.61WHIP

2013년 KIA1군 11G 9.2이닝 3.72ERA 5.77FIP 6삼진 3볼넷 2피홈런 7피안타 1.03WHIP

평점 : C+


2000년대로 넘어가면서 고교 선수들의 진로 우선순위는 대학 진학에서 프로 직행으로 흐름이 바뀌었다. 더군다나 2년제 대학은 2부리그에 소속되어 능력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다. 이런 불리함을 뚫고 프로에 지명되려면 4년제 대학 선수보다 배로 엄격한 기준으로 압도적인 성적이나 툴을 보유해야 한다. 동강대 옆구리 투수 박준표는 리그에서 1점대 초반의 평균자책점과 무시무시한 삼진 볼넷 비율로 이 기준을 가뿐히 충족했다.


프로에서도 4월까지 1군에서 중용됐고, 이후 퓨처스리그에서 3점대 후반의 FIP를 기록했다. 대학에서부터 프로까지 박준표의 이런 페이스는 SK 백인식과 흡사해 나이 대비 양호한 활약이다. 차이점이라면 보다 낮은 팔각도에서 빠른볼 구속은 130km 중반대로 빠르지 않았다. 대학 시절 140km에 가까운 공을 던졌다고는 하나 맥스 스피드와 평균 구속은 엄연히 다르다. 주무기 슬라이더에 비해 싱커는 연마 중이라 좌타자와의 승부가 관건이다.


유동훈이 부상으로 빠진 KIA 불펜진에 박준표는 시즌 초반 다시 한 번 기회를 받게 되었다. 작년보다 몸 상태가 올라와 구위 면에서 나을 수 있고, 스프링캠프 페이스도 좋다. 추격조에 한정한다면 옆구리 특성상 구색을 맞추는 역할은 가능하다. 설령 성적이 좋지 못해도 2년제 대학 출신 선수의 장점인 어린 나이로 실망하지 않아도 된다.




박상옥 RHP / 1991-09-12 우투우타 185cm 82kg

2012년 연세대 9G 26.1이닝 3.42ERA 22삼진 19볼넷 0피홈런 20피안타 1.48WHIP

2013년 연세대 11G 55.0이닝 0.98ERA 45삼진 20볼넷 0피홈런 37피안타 1.04WHIP

평점 : C+


'손·곽·유'트리오가 각각의 사유로 해체된 후 KIA는 2년 연속 드래프트 3라운드 내에 2명의 대졸 투수를 지명해 새 얼굴을 급히 수혈했다. 2014 드래프트에서는 1, 2라운드 고졸 투수와 대학 야수를 뽑았으니 3라운드 이후 3연속 대졸 투수 지명은 특별한 일도 아니다. 이중 첫 번째로 호명된 우완 박상옥은 앞선 순번의 이인복과 함께 연세대의 원투펀치로 활약했다.


언뜻 정민철을 닮은 외모의 이 선수는 강속구 투수로 분류되지는 않는다. 빠른 볼 스피드는 주로 130km 중후반대에서 형성되어 1군 평균을 밑돈다. 대신 체격 조건이 좋아 파워 향상의 여지가 있고, 제구력은 대학 레벨에서는 상위권에 속한다. 주무기로 쓰이는 낙차 큰 커브는 박상옥의 트레이드 마크다. 대학 리그에서 보여준 성적은 1학년 때부터 준수하다. 단, 어깨 통증으로 2, 3학년 많은 투구를 하지 못했다. KIA의 다른 투수들처럼 건강은 박상옥에게 매우 중요한 변수가 된다.


현재 박상옥은 1군이 아닌 2군 전지훈련 명단에 포함되어 있다. 이 말인 즉 팀은 처음 의도와 달리 박상옥을 조금 더 멀리 보고 있다는 뜻이다. 현재의 기량으로 볼 때 박상옥이 1군에서 올라와 주어질 역할은 커브를 무기로 한 원포인트에 한정된다. 2군에서 시작은 오히려 바람직하고, 팀 상황으로 보자면 1군 콜업에 그렇게 긴 시간이 소요되지 않을 수 있다.




이홍구 C / 1990-12-11 우투우타 180cm 88kg

단국대 통산 67G 234타석 .289AVG .397OBP .548SLG 7홈런 0도루 45삼진 23볼넷

2013년 KIA2군 38G 81타수 .210AVG .256OBP .370SLG 3홈런 1도루 23삼진 4볼넷

2013년 KIA1군 51G 96타석 .157AVG .211OBP .258SLG 2홈런 0도루 44삼진 5볼넷

평점 : C+


지난해 후반기 KIA는 사실상 4강이 좌절되면서 야수 포지션에 많은 실험이 있었다. 그중에서도 포수 자리는 베테랑을 의도적으로 배제하면서 이홍구와 백용환에게 고루 기회가 돌아갔다. 이홍구가 팀 내 가장 강한 어깨임을 입증한 반면 백용환은 포구의 약점에도 블로킹에서 한 수 위의 기량을 선보였다.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두 유망주. 실은 장충고 1년 선후배지간으로 공통점이 많다. 고교 졸업 후 하위라운드에 지명된 백용환은 데뷔 3년 차 232타석 동안 .440의 장타율을 기록하는 등 타석에서 두각을 나타낸다. 하지만 부족한 수비력 탓에 소속 팀과 경찰청에서 백업 또는 지명타자로 많은 경기에 출장했다. 이홍구도 마찬가지. 대학에서 명성은 5할이 훌쩍 넘는 장타율과 7개의 홈런 덕이지 포수로서가 아니다. 수비력에서 앞선 NC 김태우의 존재로 3학년 때까지는 주로 지명타자, 간간이 1루수로 라인업에 포함되어 타석을 채웠다.


현시점에서 두 선수의 비교는 큰 의미가 없다. 올해 이홍구에게 있어서 과제는 1군 엔트리 잔류보다 상무나 경찰청에서 주전을 차지할 정도의 수비력 배양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진정한 경쟁자는 고졸 한승택이나 2015년 드래프트에 지명될 대어급 포수 중에 나올 수 있다.




한승택 C / 1994-06-21 우투우타 174cm 76kg

덕수고 통산 32G 125타석 .223AVG .380OBP .309SLG 0홈런 3도루 7삼진 10볼넷

2013년 한화2군 31G 56타수 .196AVG .286OBP .250SLG 0홈런 0도루 10삼진 7볼넷

2013년 한화1군 24G 33타수 .030AVG .135OBP .030SLG 0홈런 0도루 12삼진 3볼넷 

평점 : C+


작년 한 해 한승택은 언론에 가장 많이 오르내렸던 고졸 야수다. 시즌 초반에는 김응용 감독의 황태자로 언론의 조명을 받았고, 시즌이 끝난 후에는 이용규의 보상 선수로 야구팬들의 관심을 끌었다. 174cm의 작은 신장과 가장 인지도 있는 스탯인 타율이 낮은 선수라는 점에서 참으로 신기한 일이다.


한승택이 김응용 감독과 KIA에 연거푸 선택을 받은 비결은 수비력에 있다. 2학년 때부터 덕수고의 주전 포수로 낙점됐고, 순발력과 어깨가 좋은 편이라 블로킹과 송구에 강점을 보인다. 2012년에는 국가대표로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서 주장 겸 스타팅 포수로 뛰었다. 약점은 공격격으로 고교 시절부터 국제대회, 프로에서까지 시종일관 극도로 낮은 타율을 기록했다. 그나마 타율 대비 높은 출루율이 유일한 위안이다.


경찰청 입단은 한승혁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켜 줄 무대다. 2년간 선배 포수들과 경쟁하며 충실한 시간을 보낸다면 기량 향상은 자연스럽다. 롤모델이라는 최재훈만큼의 타격은 아니라도 안정적인 수비형 포수로 성장을 기대해본다.




고영우 SS / 1990-01-08 우투양타 183cm 80kg

성균관대 통산 87G 322타석 .252AVG .419OBP .315SLG 1홈런 27도루 48삼진 67볼넷

2013년 KIA2군 45G 142타수 .218AVG .353OBP .303SLG 2홈런 18도루 39삼진 28볼넷

평점 : C+


성균관대에서 고영우는 3루수와 2루수, 유격수 중견수로 고루 출장한 카멜레온 같은 유틸리티 플레이어였다. 빠른 발과 강한 어깨 등 뛰어난 운동능력으로 어느 포지션에서도 무난한 수비를 보여줬다. 타격에서는 3, 4학년 3할 내외의 타율과 높은 출루율로 테이블세터에 걸맞은 활약이었다. 


KIA의 코칭스탭은 고영우의 다재다능함을 곧바로 알아보았다. 2013년 1군 전지훈련에 포함되어 시범경기부터 많은 기회를 받았고, 시즌 초반 백업으로 1군 엔트리에 남았다. 그렇지만 경기 후반 대주자 대수비 역할로, 5월까지 10번 남짓 타석에 들어설 뿐이었다. 유망주에게는 최악의 기용법이다. 다행히 6월부터는 두 달간 퓨처스리그에서 주전으로 출장했고, 9월 애리조나 교육리그에 참여해 경험을 쌓았다. 퓨처스리그 고영우의 OPS는 6할 중반으로 낮았으나 많은 볼넷과 도루는 긍정적 신호다.


대학에서와 달리 고영우는 2군에서 거의 고정된 유격수로 출장했다. 이는 KIA의 야수층이 반영된 것으로 팀 내 취약 포지션에 녹아들었다는 점에서는 이전과 같다. 강한울의 입단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알 수 없지만, 고영우는 퓨처스리그에서 보충될 첫 번째 유격수 자원으로 공··주 모두 만만치 않은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황정립 IF / 1989-12-14 우투좌타 182cm 85kg

2012년 KIA2군 67G 200타수 .245AVG .356OBP .335SLG 1홈런 2도루 48삼진 32볼넷

2012년 KIA1군 18G 57타석 .149AVG .298OBP 213SLG  1홈런 0도루 15삼진 10볼넷

2013년 KIA2군 67G 225타수 .249AVG .404OBP .356SLG 4홈런 7도루 58삼진 55볼넷

2013년 KIA1군 21G 57타석 .244AVG .404OBP .356SLG 1홈런 0도루 13삼진 10볼넷

평점 : C+


2012 드래프트에서 8라운드 낮은 순번에 지명된 황정립은 프로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 1군 데뷔 첫 타석에서는 연장 12회 홈런으로 경기를 무승부로 만들었고, 작년 시즌에는 김주형과 백투백 홈런을 날리며 성적에 낙담한 팬들을 환호케 했다. 전체적인 타격 성적도 1군과 2군에서 모두 상승하였다. 


흥미로운 점은 황정립의 일관된 타격 성향이다. 고려대 시절 통산 타율은 .264로 낮고 장타율보다 높은 출루율을 기록했다. OPS는 7할 중후반대다. 2군에서도 마찬가지로 2할 중반의 타율과 4할의 출루율, 3할 중반의 장타율이 유지됐다. 표본이 적기는 하지만, 심지어 1군과 2군의 성적도 거의 비슷하다. 황정립은 공을 많이 보는 타자로 간결한 스윙을 하는 선수가 아니기에 삼진과 볼넷이 많다. 아쉬움이라면 포지션에 맞는 장타력이 따라오지 않고 있다.


유격수와 3루수, 2루수로 뛰었던 고려대에서는 장타력 부족이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프로에서 황정립은 1루 이외의 포지션에서는 수비수로 경쟁력이 낮다. 1군의 깜짝 스타가 아닌 준주전 이상의 레귤러가 되기 위해서는 지금의 성향을 유지하는 선에서 점진적인 발전이 요구된다.




박찬호 2B / 1995-06-05 우투우타 178cm 71kg

2012년 21G 87타석 .410AVG .453OBP .500SLG 0홈런 12도루 3삼진 5볼넷

2013년 19G 86타석 .297AVG .369OBP .473SLG 2홈런 13도루 5삼진 9볼넷

평점 : C+


쏠쏠한 미들인필더 자원이 많았던 2014 드래프트에서 장충고의 박찬호는 야탑고 김하성과 함께 최고의 2루수 자원으로 꼽힌다. 주전으로 출장했던 2학년 때부터 발군의 컨택능력을 발휘해 4할의 타율을 기록했다. 3학년에는 그런 수치가 유지되지 못했으나 2개의 홈런과 13개의 도루로 가치를 잃지 않았다. 국가대표로 뽑힌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 대회에서도 27타수 .286의 타율로 이름값을 해냈다.


이런 활약에도 드래프트에서 순번은 낮았는데 지명일 이전에 대학 진학 의사를 내비쳐 선택에 부담이 있었다. KIA는 위험을 무릎 쓰고, 적극적인 협상을 통해 계약을 성사시켜 5라운드 순번을 스틸 픽으로 만들었다. 공수주 전체로 볼 때 박찬호는 지난 5년간 KIA가 지명한 고졸 야수 가운데 툴과 성적 면에서 가장 돋보이는 유망주라고 여겨진다. 다만 타석에서 인내심이 많은 타입이 아니라 OPS의 관점에서 보면 불안요소가 많다.


KIA는 장기적인 구상에서 2루 요원이었던 강한울이나 박찬호 중 한 명을 유격수로 전향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박찬호의 올해 퓨처스리그 포지션이 어디가 됐든 솔리드한 수비력을 보여야 사이즈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겠다.




임기준 LHP / 1991-10-08 좌투좌타 182cm 75kg

2012년 KIA2군 29G 67.1이닝 4.68ERA 48삼진 57볼넷 2피홈런 64피안타 1.80WHIP

2013년 경찰청 24G 38.0이닝 6.16ERA 38삼진 31볼넷 2피홈런 37피안타 1.79WHIP

2013년 윈터리그 6G 32.1이닝 3.06ERA 1.96FIP 38삼진 10볼넷 0피홈런 24피안타 1.05WHIP

평점 : C


2010년 드래프트는 다른 해와 비교해 선수들의 아마 시절 활약이 저조했던 시기로 말해진다. 대어급 선수가 눈에 띄지 않아 기왕이면 연고 선수를 선호한 구단도 있었다. KIA는 1라운드에 광주일고의 2학년 유창식과 함께 활약했던 심동섭을 지명했고, 2라운드에 진흥고 임기준을 선택했다. 진흥고에서 임기준은 에이스 김정훈, 2선발 고재황보다 출장 이닝이 반 이상 적은 3옵션 투수였다. KIA 스카우트는 좌투수로 발전 가능성에 높은 점수를 준 듯하다.


임기준은 스리쿼터에 가까운 투구폼으로 평균 130km 중후반대의 빠른 볼을 뿌린다. 주무기 슬라이더는 매력적인 구질이다. 허나 고교리그에서도 변변한 활약을 하지 못한 선수가 프로에서 좋은 활약을 할 리 만무하다. 퓨처스리그에서 지난 4년간 5.74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부진한 시즌을 보냈다. 


그런데 2013시즌 후 윈터리그에서 깜짝 놀랄 활약을 했다. 상무 경찰청 연합 팀 내에서 가장 많은 이닝과 낮은 FIP로 실질적 에이스 역할을 했다. 과연 갑작스레 제구력이 나아질 수 있을까? 아직 온전히 믿기 이르다. 내년 시즌 이에 대한 답을 내려준다면 제대 후 1군에서 임기준의 얼굴을 자주 볼 수 있을 것이다.




박진두 1B / 1996-03-28 좌투좌타 187cm 115kg

2012년 진흥고 11G 23타석 .350AVG .453OBP .350SLG 0홈런 0도루 5삼진 3볼넷

2013년 진흥고 18G 79타석 .338AVG .443OBP .523SLG 3홈런 1도루 11삼진 8볼넷

평점 : C


박진두의 외형을 본다면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어떤 유형인지 짐작이 된다. 187cm 115kg의 고교생으로 엄청난 체구. 높은 타율에 홈런은 3개나 쏘아 올렸다. 나이는 96년 3월 28일생으로 동기들보다 한 살 어리다. 2학년 나이의 선수들과 비교하면 장타자로 최고의 성적이라고 보면 된다.


약점 또한 극명한데 이대호도 동일한 나이에 이렇게 체중이 많이 나가지 않았다. 무릎이 버텨내려면 체중 관리는 앞으로 계속 이루어져야 하며 최소한의 1루 수비는 필수다. 무엇보다 고교리그에서 표본은 100타석에 지나지 않는다. 삼성에 지명됐던 상원고 이동훈을 상기하면 박진두가 곧바로 프로에서 성과를 내기란 어려운 일이다. 어린 나이에 프로를 경험하는 만큼 경기 내외적으로 세밀한 관리도 뒷받침 돼야 한다. 하위 라운드에 지명한 선수라도 1라운더처럼 공들인다면 결과는 다르게 나타나지 않을까?




김준 LHP / 1985-10-08 좌투좌타 180cm 80kg

2012년 SK2군 17G 13.0이닝 0.69ERA 11삼진 7볼넷 0피홈런 7피안타 1.08WHIP

2013년 SK2군 16G 12.1이닝 5.11ERA 7삼진 4볼넷 1피홈런 15피안타 1.54WHIP

2013년 SK1군 13G 6.1이닝 2.84ERA 4.02FIP 1삼진 2볼넷 0피홈런 6피안타 1.26WHIP

평점 : C


FA 보상 선수 선택에서 김윤동 보호와 한승택을 선택했던 KIA는 2차 드래프트에서 철저히 전력감 보강으로 전략을 짰다. 그리고 마지막 3라운드에서는 85년생 중고유망주 김준을 데려오면서 정점을 찍었다. 생소한 이름의 이 선수는 작년 시즌 초반 SK가 좌완 원포인트로 짧게 짧게 경기에 활용한 적이 있다.


고려대에서도 김준은 많은 매년 40이닝 내외로 이닝을 소화하진 못했다. 그래도 경기에 등판해 이닝당 한 개꼴로 삼진을 잡았고, 평균자책점이나 세부기록은 상위지명자 못지않다. 프로에서는 공익근무요원 시기를 제외한 4년간 1, 2군 포함 102.1이닝 4.13ERA를 기록했다. 잔 부상이 많았던 김준은 2008년 이후 20이닝을 넘긴 시즌이 없다. 


빠른 볼 평균 140km 내외, 슬라이더로 보이는 브레이킹볼, 제구력 등은 모두 1군 계투로 뛸 요건을 충족한다. KIA 좌완 릴리버 박경태, 심동섭, 임준섭 중 이탈자가 생긴다면 김준은 곧바로 경기에 투입될 전력감이다. '가늘고 길게' 김준의 커리어가 이어지길 바란다.




김다원 OF 1985-09-17 우투우타 185cm 88kg

2012년 경찰청 72G 151타수 .278AVG .357OBP .477SLG 7홈런 1도루 44삼진 14볼넷

2013년 경찰청 86G 280타수 .325AVG .421OBP .500SLG 10홈런 3도루 47삼진 36볼넷

평점 : C


팀 야수층이 얕고, 성적이 내리막길을 달릴 때 역할이 늘어난 백업 선수는 본의 아니게 과한 비판에 직면한다. 2013년 KIA에는 이준호, 2008년에는 김다원이 그 사례다. 공수에서 더 나은 대안을 찾기 어려움에도 타 팀의 백업과 비교해 기량이 떨어지니 팀에 대한 실망이 선수에게 투영된다.


신고선수 출신의 김다원은 장성호-안영명이 주축이 된 3 : 3 트레이드의 끄트머리에 있던 선수다. 무툴플레이어라는 지적은 반대로 말하면 공수주에서 무난한 선수라는 해석도 된다. 경찰청에 입단해서는 자신의 기량을 전반적으로 끌어 올렸다. 타자 친화적인 벽제 구장을 고려해도 김다원의 성장세는 뚜렷하다. 2013년에는 프로에서 첫 3할 타율과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했다. 수비에서는 2012년 1루수로, 2013년에는 주전 좌익수로 경험을 쌓았다.


그렇다고 김다원에게 주전의 역할을 바라기는 어렵다. 1군 엔트리에 포함되어 역할이 주어진다면 백업과 플래툰 플레이어로서 효용이 있다. 이대형, 신종길, 이종환, 김원섭 등 좌타자들과 조합을 이룬다면 팀 득점력 향상에 도움이 될 선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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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사이에 KIA는 함평에 2군 구장이 완공되고, 한대화 2군 감독이 부임했다. 프런트진에는 전체 운영과 스카우트를 책임지던 인사가 팀을 나가면서 새로운 조직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 아직 뚜렷한 실적이나 나타났다고 하기는 어려우나 팜 상황은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추세다. 올해 드래프트에서는 투수와 포수 선택의 중대 기로에 놓여있어 스카우트에 더욱 만전을 기해야 한다. 또한, 성적을 내기 위해 1군 백업으로 유망주를 소모하는 기용은 지양하기를 희망한다.


사진 출처 - KIA 타이거즈, 기록 출처 - 대한야구협회, KBO 기록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