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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스리그& 유망주

[야구도락 선정] 2014년 LG 트윈스 TOP 15 유망주

2014년 유망주 시리즈, 아홉 번째로 살펴볼 팀은 LG 트윈스다. 선수에 대한 범위는 100경기 이하, 타자는 150타수 미만(MLB 루키 기준에서 20타수 상향), 투수는 50이닝 미만으로 한정했다. 랭킹에 대한 의미보다 정보 전달에 있으므로 1군에서 많은 경기를 뛰지 않은 선수를 소개하기 위함이다. 일례로 신정락이나 임정우, 문선재 등은 이 명단에 포함되지 않는다.
 
선수 평가 방법은 존 시켈스씨가 하는 것처럼 평점을 사용했다. A는 1군에서 활약을 확신하는 선수, 스타가 될 만한 선수에게 주는 등급이며 9개 구단 전체로 해도 10명을 넘지 않는다. B 등급은 주전으로 활약할 만한 선수로 아직 확신하기에는 조금 망설여지는 선수들, C등급은 보여준 게 적어서 가능성만 있거나 준주전의 활약을 바라는 선수들이라고 보시면 무리가 없다. 주관적이며 일반적인 학점보다 짜게 매겨진 평가임을 미리 말씀드린다.





임지섭 LHP / 1995-09-06 좌투좌타 190cm 94kg
2012년 용마고 15G 40.1이닝 3.57ERA 54삼진 26볼넷 0피홈런 29피안타 1.36WHIP
2013년 제주고 18G 97.2이닝 1.57ERA 163삼진 56볼넷 0피홈런 39피안타 0.97WHIP
평점 : A

LG가 2014드래프트에서 임지섭을 지명한 결과는 NBA로 말하면 로터리픽 하위 순번의 팀이 전체 1번 지명권을 얻은 것과 비슷하다. 원래 규정대로 한다면 용마고에서 제주고로 전학 간 임지섭은 1차 지명에서 제외되나 갑작스러운 제도 부활임을 반영해 일시적으로 이 조항을 해제했다. 또 새롭게 1차 지명 고교를 분배하는 과정에서 추첨으로 제주도가 서울 3팀의 관리하에 들어갔다. 마지막으로 우선 지명권을 가진 KT가 이변에 가까운 선택으로 LG에까지 기회가 오게 된다. 공교롭게 KT가 전체 1, 2픽을 확정 지은 전후부터 임지섭은 한층 강렬한 투구로 서울권 스카우트의 마음을 휘어잡는다.

임지섭이 전체 세 번째 지명자이면서도 실질적인 고교 최대어로 불리는 비결은 타고난 신체조건과 압도적인 구위에 기인한다. 190cm 94kg으로 당당한 체격에서 평균 140km 초중반, 최고 150km에 달하는 빠른 볼을 뿌린다. 프로 기준에서도 임지섭 이상의 패스트볼을 구사하는 선수는 상당히 희소하다. 게다가 날카로운 슬라이더와 낙차 큰 스플리터도 만만치 않은 구질이어서 삼진 숫자는 고교 역대 최고 수준이다. 청룡기에 한정해 임지섭의 투구는 안산공고 시절 김광현의 퍼포먼스에 뒤지지 않았고,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서는 쿠바 선수들을 작게 만드는 괴물투를 했다.

무한한 잠재력이 임지섭의 매력이라면 KT가 지명을 꺼린 단점도 존재한다. 초고교급이라고 불렸던 이전 선수들과 비교해 임지섭은 너무 많은 볼넷을 허용하고 있고, 투구 메커니즘이 불완전하다는 평을 받는다. 쿠바전 7이닝 무자책 경기를 하고 4일 후 일본과의 경기에서 1.2이닝 5자책으로 무너지는 등 기복 있는 피칭은 에이스라는 호칭에 어울리지 않는다. LG 코칭스탭은 임지섭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는 선에서 완성도를 높여야 하는 고민을 떠안게 됐다.

이러한 약점에도 불구 개막시리즈에 깜짝 선발 등판한 임지섭은 두산 강타선을 상대로 5이닝 1자책 2탈삼진 4볼넷을 기록하며 LG의 시즌 첫 승에 공헌했다. 1군 타자들에게도 임지섭의 구위는 위협적이라는 사실을 확인시켰다. 그래도 2014시즌을 성공적이라고 기억하기 위해서는 퓨처스리그에서 조정 단계를 거치는 게 여러모로 안전하다. 2006년 류현진을 떠올리며 달콤한 유혹에 빠지다간 임찬규, 정찬헌 등의 전례를 되풀이할 지도 모른다. LG만의 유망주가 아닌 리그를 대표하는 좌투수가 될 원석이라고 하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세심한 관리가 요구된다고 하겠다.



사진 출처 - 면중님 블로그

윤지웅 LHP / 1988-03-11 좌투좌타 180cm 75kg
2012년 경찰청 45G 126.2이닝 3.62ERA 124삼진 41볼넷 8피홈런 132피안타 1.37WHIP
2013년 경찰청 40G 108.0이닝 2.83ERA 97삼진 25볼넷 8피홈런 99피안타 1.15WHIP
평점 : B+

상무 출신의 박석민, 경찰청 출신의 최형우가 1군에서 맹활약 한 2008년은 2군 리그의 존재가 부각된 시즌이다. 그로부터 5년 후 2013년은 상무의 유희관, 경찰청의 우규민, NC의 이재학 등이 성공 신화를 쓰면서 퓨처스리그의 선발 육성이 재조명받는 계기가 되었다. 올해 같은 방식으로 새롭게 떠오를 스타를 찾는다면 지난 2년간 경찰청에서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85경기 234.2이닝 3.26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윤지웅이 1순위 후보다.

지난 2년간의 모습은 빛나는 커리어를 쌓았던 대학 시절의 연장 선상이라고 볼 수 있다. 왜소한 체격의 고교생이었던 윤지웅은 추신수의 스승으로도 유명한 故 조성옥 감독이 지휘봉을 맡은 동의대에 진학해 기량이 일취월장한다. 기본적으로 제구력이 뛰어나고,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변화구 구사능력이 좋다. 여기에 빠른 볼 스피드도 최고 140km까지 향상되면서 대학 리그에서는 완벽에 가까운 피칭을 했다. 2008년과 2009년 동의대의 3개 대회 우승을 이끌었고, 두 번 MVP가 된다. 3학년에는 16경기 61.1이닝 0.15ERA 75삼진 11볼넷을 기록하며 다음 해 전체 1픽 후보로 떠오르기도 한다. 4학년 주춤해 픽이 살짝 밀리고, 아시안게임 대표로 뽑히진 못했으나 상무에서 경험을 쌓았으니 전화위복이 되었다.

그럼 대학과 퓨처스리그를 마스터한 윤지웅이 1군에서도 선발로 자리잡을 수 있을까? 전반적인 시선은 그리 호의적이지 못하다. 2013시즌 전 아무도 유희관을 주목하지 않은 것처럼 평균 130km 중후반대를 마크하는 빠른 볼 스피드는 윤지웅을 평범한 선수처럼 느끼게 한다. 더군다나 좌투수가 빈약한 두산과 달리 LG는 마무리 봉중근을 제외해도 류택현과 이상열 등 베테랑 투수가 버티고 있어 선발은커녕 1군 엔트리 경쟁도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실제로도 2군 혹은 트리플A에서 잘 던졌던 유망주가 구위 등의 한계로 1군 레벨로 올라가지 못하는 예는 적지 않다. 고로 잘 해봐야 좌완 계투라는 세간의 편견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다. 그렇지만 상무에서 24번 선발로 등판해 평균 6.1이닝 3점대 초반의 평균자책점과 FIP를 기록한 선수라면 최소한의 기회는 줘볼 만하다. 설령 이 실험이 실패로 돌아가더라도 좌완 필승조로서 윤지웅의 성장은 낙관적이다.




강승호 SS / 1994-02-09 우투우타 178cm 84kg
북일고 통산 56G 245타석 .286AVG .391OBP .487SLG 4홈런 18도루 23삼진 28볼넷
2013년 LG2군 69G 179타수 .263AVG .340OBP .419SLG 3홈런 2도루 50삼진 19볼넷
평점 : B

프랜차이즈 사상 최고의 유격수로 불린 유지현 이후 LG는 세 명의 고졸 유격수를 1차 지명으로 뽑는다. 2002년과 2008년 각각 4대 유격수라 불렸던 박경수와 오지환 그리고 2012년 고교 리그에서 부산고 정현과 함께 가장 앞서 나갔던 북일고 출신 강승호가 그 주인공이다. 강승호는 잠실에서 두 자릿수 홈런이 가능하다는 오지환만큼은 아니라도 유격수로 평균 이상의 배팅 파워를 보유했고, 전반적인 운동능력도 우수한 편이다.

북일고 3학년 때에는 팀의 4번 타자로 배치되어 .344의 타율과 1.034OPS 4개의 홈런 12개의 도루로 김인태와 함께 고교 리그를 폭격했다. 단, 여느 고교 야수들처럼 변화구에 약점이 있고, 송구를 비롯한 수비 동작이 다소 거칠다는 평이 있다. 아니나 다를까 프로에서 첫 시즌 적응도 만만치 않았다. 전반기 퓨처스리그에서 104타수 동안 .240의 타율, 삼진은 무려 39개를 당했다.

후반기 시작하기 전 약 한 달간 경기 출장이 줄었는데 약간의 타격폼 수정이 있었다고 보인다. 이후 75타수 .293의 타율과 .493의 장타율을 기록했고, 삼진 비율도 전반기보다 절반이 좀 못되게 줄어들었다. 반면 수비에서는 8월 중반 이후 강승호보다 9살 많은 김영관에게 유격수 자리를 내주고, 3루 수비에 들어가기 시작했다.

2013시즌을 마치고 경찰청 입대는 공수에서 갈 길이 먼 강승호에게는 참으로 반가운 일이다. 최윤석, 강진성, 성의준, 홍재호 등과 경쟁하며 수비 경험을 늘리고, 타자 친화적인 벽제 구장에서 자신의 장타력을 시험해 볼 수 있다. 크지 않은 신장에도 공을 띄우는 능력이 좋아 향후 수비만 안정된다면 3루와 유격수 자리 모두에서 경쟁력을 갖출 유망주라고 여겨진다.




배병옥 CF / 1995-11-21 우투우타 185cm 80kg
2012년 성남고 15G 64타석 .313AVG .476OBP .375SLG 0홈런 9도루 7삼진 12볼넷
2013년 성남고 16G 76타석 .417AVG .500OBP .633SLG 4홈런 7도루 10삼진 9볼넷
평점 : B

이대형이 이적하고, 박용택의 나이가 30대 중반을 넘어가면서 LG는 미래를 대비할 중견수 자원의 보강이 절실했다. 이 시점에서 고교 최고의 타격을 보이는 중견수를 2차 지명 1라운드 순번에서 지명했다는 사실은 팀과 선수 모두에게 더할 나위 없는 결과였다. 성남고의 배병옥은 LG가 바라는 우타자에 강한 어깨와 호타준족의 면모를 갖춘 대형 외야수로 재능을 인정받고 있다.

고교 1학년 때부터 주전으로 뛰며 53타석 동안 4할 타율을 기록했고, 3학년에는 4-5-6의 비율 스탯과 4개의 홈런포를 터뜨렸다. 고교 통산 43경기 193타석을 소화하며 24개의 루를 훔치는 적극적인 주자이기도 하다. 그런데 모든 것을 갖춘 것처럼 보였던 배병옥은 9월 열린 세계청소년야구 선수권 대회에서 공수주 어설픈 모습으로 보는 이들에게 실망을 안겼다. 국내 리그와 다르게 나쁜 공에 배트가 나가 29타수 동안 12개의 삼진을 당했고, 수비와 주루에서 고교 선수다운 실책성 플레이를 연발했다.

짧은 국제 대회에서의 부진으로 배병옥을 평가절하할 이유는 없지만, 당장 전력감이 아니라는 현실도 부정하긴 어렵다. 팀 상황에 따라 급하게 끌어 쓰지 않고, 최소 3년 이상을 바라보는 인내심을 가진다면 전형적인 5툴 플레이어로서 배병옥의 잠재력이 퓨처스리그에서 서서히 발현되리라고 전망한다.



조윤준 C / 1989-08-30 우투우타 185cm 95kg
2012년 LG2군 54G 119타수 .235AVG .295OBP .370SLG 3홈런 1도루 34삼진 9볼넷
2012년 LG1군 23G 47타석 .196AVG .196OBP .217SLG 0홈런 0도루 12삼진 0볼넷
2013년 LG2군 59G 159타수 .302AVG .337OBP .396SLG 3홈런 0도루 24삼진 6볼넷
2013년 LG1군 19G 32타석 .200AVG .226OBP .267SLG 0홈런 0도루 9삼진 0볼넷
평점 : B

2012년 드래프트에서 대학 포수로 전체 5번째로 지명되는 영광을 안은 조윤준은 조인성의 후계자로 LG 팬들에게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185cm 95kg으로 포수로는 나쁘지 않은 체격이고, 본격적으로 주전 마스크를 쓴 중앙대 3학년부터 165타석 동안 3할 이상의 타율과 5할의 장타율, 5개의 홈런으로 리그에서 수위의 타격을 했다. 강한 어깨의 송구력도 포수로 큰 장점이다. 추가로 북일고 시절 십자인대 부상을 당해 받은 병역 면제 사항이 1라운드 지명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부상으로 경기 경험이 적다는 점은 포수로 다듬을 부분이 많음을 의미하고, 가장 중요한 기술인 포구에 약점을 나타냈다. 공격에서도 선구안이 부족해 1군에 오르기까지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하다. 대학 시절 라이벌이었던 SK 김민식이 상무에서 경험을 쌓는 것을 보면 군 면제에 대한 혜택은 특별히 없었던 셈이다. 현재 윤요섭, 현재윤이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 빠져 있음에도, 수비력에서 뒤져 최경철의 백업으로 활용되고 있다.

그러면 조윤준의 성장 속도가 실망스러운가? 그렇게 보기는 어렵다. 지난 2년간 1군과 2군을 오가며 경기 보는 시야가 넓혔고, 큰 몸집으로 블로킹도 곧잘 해낸다. 타격에서 파워는 체격과 대학 시절 커리어를 고려하면 차츰 따라올 개연성이 높다. 포수는 원체 육성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 포지션이다. 조윤준은 여전히 리그의 귀한 공격형 포수 자원으로 앞으로 2년 정도 후에는 30대 선수들을 이겨내고 팀의 안방마님을 차지할 확률이 높다.



서상우 1B / 1989-09-17 우투좌타 187cm 90kg
2012년 LG2군 34G 100타수 .300AVG .375OBP .540SLG 5홈런 1도루 20삼진 10볼넷
2013년 상무 93G 288타수 .306AVG .378OBP .507SLG 8홈런 2도루 36볼넷 58삼진
평점 : B-

장거리 타자에 목마르다는 우려의 목소리와 달리 프로야구에는 빅뱃 유망주들이 심심찮게 등장하고 있다. 작년에는 SK의 한동민이 대표적이다. 대학 3년 내내 슬러거로 이름 높았던 한동민은 4학년 부진으로 SK에 9라운드에 지명되어 2013년 잭팟을 터뜨렸다. LG에도 비슷한 예에 해당하는 선수가 있다. 187cm 90kg의 당당한 체격의 서상우는 나무배트를 쓰기 시작한 2006년부터 200타석 동안 4개의 홈런을 쳤던 빅뱃 유망주다. 건국대에 입학해서도 첫 2년간 4할 타율과 5개 홈런으로 대단한 파괴력을 과시했다. 허나 3, 4학년 지독한 슬럼프는 하위 라운드에 가까스로 프로에 입단하게 만들었다.

LG로서는 저위험 고수익에 해당하는 손해 볼 게 없는 픽이었고, 현재까지 결과는 성공적이다. 서상우는 데뷔 첫해 100타수 동안 3할 타율과 5개의 홈런으로 곧바로 회복 양상을 보였다. 상무에 입단한 작년 시즌은 살짝 기대에 미치지 못하긴 했으나 전년도 활약을 이어갔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대학 때까지 포수를 봤던 서상우는 이제 완전히 1루수로 전향해 자신의 역량을 타격에 집중하고 있다.

이제 서상우도 슬슬 뚜렷한 성과를 낼 시기가 왔다. 엔간한 타격으로는 LG의 날고 긴다 하는 1루, 지명 자원을 이겨내지 못한다. 아직 선구안이 부족하고, 가지고 있는 툴에 비해 타율이나 홈런 수치 모두 불만족스럽다. 어중간한 백업과 평균적인 주전 1루수 사이의 경계선에서 상무에서 마지막 시즌을 흥미롭게 지켜보자.



채은성 1B / 1990-02-06 우투우타 186cm 92kg
09-12년 LG2군 30G 51타석 .208AVG .292SLG 1홈런 1도루 3삼진 2사사구
2013년 LG2군 63G 202타수 .292AVG .345OBP .490SLG 9홈런 2도루 20삼진 12볼넷
평점 : B-

작년 시즌 전까지만 해도 채은성의 존재를 의식하고 있는 LG 팬이 많지는 않았으리라 생각된다. 2009년 시즌 전 신고선수로 입단한 채은성은 다음 시즌 후 현역으로 입대하기까지 22경기 41타석만을 소화한 무명에 가까운 선수였다. 고교 시절에도 팀이 약체였던 탓에 토너먼트 본선에서 출장 기회 자체가 적었다. 그런 의미에서 2013년은 처음으로 제대로 된 기회가 주어진 시즌이며 채은성은 자신의 타격 능력을 유감없이 어필했다.

186cm 92kg의 건장한 신체조건의 순혈 우타자가 두 자릿수에 가까운 홈런을 쳐냈다는 것만으로도 눈길이 간다. 그러면서도 타율은 2할9푼대로 높고, 삼진은 타석당 10%가 채 되지 않는다. 이러한 성향은 일시적이 아닌 효천고 시절부터 이어져 오고 있다. 특히 졸업반에는 48타석 동안 .368의 고타율을 기록했고, 삼진은 단, 한 개뿐이다. 선구안을 바탕으로 공을 많이 고르기보다는 컨택 위주 타격으로 많은 안타와 홈런를 양산해내는 중장거리 타자 유형으로 추정된다.

고교 시절에는 주로 3루수와 1루수로 출장했고, 드물게 포수 마스크를 썼다. 프로 입단 후 팀 상황에 맞춰 포수로 전향했는데 제대 후 적응에 실패해 1루수로 정착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외야 수비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어느 포지션이라도 치열한 경쟁이 기다리고 있지만, 작년 타격이 우연이 아님을 증명한다면 1군으로의 길은 어떻게든 열릴 것이다.



이형종 RHP / 1989-06-07 우투우타 185cm 88kg
2010년 LG2군 6G 22.0이닝 4.91ERA 25삼진 8사사구 3피홈런 21피안타 1.32WHIP
2010년 LG1군 2G 9.2이닝 6.52ERA 5.19FIP 5삼진 5볼넷 1피홈런 11피안타 1.66WHIP
2013년 LG2군 8G 34.0이닝 4.50ERA 25삼진 21볼넷 1피홈런 36피안타 1.68WHIP
평점 : B-

임지섭이 지명되기 전까지 팀에서 가장 포텐셜이 높은 투수라면 단연 이형종을 첫손에 꼽곤 했다. 대통령배 눈물의 역투가 아니라도 2007년 졸업반 최고의 투수로 피칭만으로 이슈가 될만했다. 2010년 토미존 수술에서 회복해 1군에서 던진 150km의 테일링이 걸린 패스트볼은 팬들을 설레게 하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고교 졸업 후 이형종이 남긴 성적을 보자면 칭찬할 거리가 많지 않다. 부상과 방황으로 지난 5년간 프로에서 던진 이닝이 68이닝밖에 되지 않는다. 작은 표본에서도 제구력 문제로 좋은 성적을 남기지 못했다. 그나마 작년 복귀 시즌 구위가 살아난 모습을 보였지만, 이도 잠시 8월 24일을 마지막으로 퓨처스리그 일정을 마무리했다. 불같은 강속구가 오히려 독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이형종은 현재 신고 선수로 전환되어 재활프로그램을 다시 소화하고 있다. 규정상 6월 1일부터 1군 등록이 가능한데 큰 의미는 없다. 퓨처스리그에서 꾸준함을 보여주는 게 우선이다. 올해도 1군에서 활약을 염두에 두기보다 한 시즌을 치를 수 있는 체력을 만드는 시즌이 되었으면 한다.



신동훈 RHP / 1994-01-24 우투우타 183cm 80kg
2012년 14G LG2군 14G 48.0이닝 5.25ERA 22삼진 18볼넷 5피홈런 61피안타 1.65WHIP
2013년 17G LG2군 17G 38.1이닝 5.87ERA 21삼진 19볼넷 2피홈런 44피안타 1.64WHIP
평점 : C+

이형종-최성민-임정우-신동훈은 2007년부터 2011년까지 5년간 서울고에서 뛰던 에이스들이다. 임정우를 제외하면 모두 드래프트를 통해 LG와 신인 계약을 맺었다. 이 중 신동훈은 앞선 선배들에 비하면 지명 순위는 조금 떨어진다. 이형종처럼 구위로 윽박지를 정도는 아니었고, 유급생이었던 임정우와는 전체적인 경기운영 능력에서 차이가 있다.

지난 2년간 퓨처스리그 성적도 그리 좋지 못하다. 빠른 볼 구속은 평균 140km 내외 최고 중반대로 괜찮은 편이다. 하지만 확실한 결정구가 없고, 제구력이 떨어지다 보니 2군 타자들에게 고전을 면치 못했다. 추세를 살펴보면 실망하긴 이르다. 지난해 5월 잠시 휴지기를 가진 후 8월부터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9경기 21.2이닝 3.74ERA 4점대 내외의 FIP로 확실한 상승세를 타고 있다. 동나이대 임정우가 신동훈보다 뛰어났다고 할 수도 없다

어린 나이답게 신동훈의 패스트볼과 슬라이더는 연차를 쌓이면서 위력을 더해가고 있다고 한다. 마무리훈련과 스프링캠프를 거치면서 코치진에게도 좋은 인상을 남기는 중이다. 올해 만약 많은 이닝을 던지며 성장을 증명하면 또 한 명의 엘리트 유망주의 탄생을 기대해 봐도 좋다.




김재율 1B-3B / 1989-01-14 우투우타 186cm 90kg
2012년 LG2군 68G 194타수 .247AVG .350OBP .325SLG 3홈런 3도루 26삼진 29볼넷
2013년 경찰청 68G 106타수 .358AVG .445OBP .472SLG 0홈런 0도루 21삼진 17볼넷
평점 : C+

김재율은 아마에서 누구 못지 않게 꾸준한 활약을 보여줬던 선수다. 광주일고 2학년 때부터 주전으로 출장해 고려대 3학년 시기를 제외하고 모두 3할 타율을 기록했다. 2006년 쿠바에서 열린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서는 김광현, 양현종, 이두환 등과 함께 주전으로 출장하며 팀 우승에 일조했다. 대학에서도 한미선수권대회에 출장하는 등 3루 포지션에서 아마 최고의 타자 자리를 지켜왔다.

선구안과 컨택 능력에 강점을 지닌 선수이다 보니 프로 적응은 비교적 수월했다. 2군 첫해 282타석 동안 3할 타율과 4홈런 삼진보다 많은 볼넷을 얻어내며 퓨처스 올스타에 선발되고, 대회 MVP를 차지했다. 그렇지만 기쁨도 잠시 시즌 말미 1군에 콜업되어 수비 도중 부상을 당해 무릎 수술을 받았다. 후유증 탓인지 2012년 성적은 매우 부진하다. 작년 경찰청에서 타격은 어느 정도 회복했으나 김회성, 장영석, 유민상 등과 경쟁하며 풀타임 주전 야수로 뛰지는 못했다.

3루수로서 김재율은 수비에서 높은 평가를 받지 못하고, 1루수로 비슷한 출장시간을 가졌다. 따라서 파워 보강은 필수인데 타자 친화적인 벽제 구장을 홈으로 두고 있음에도 홈런 숫자는 더 줄어들고 말았다. 2008년 2군에서 4할의 타율과 12홈런을 쳤던 작은 이병규까지는 아니라도 내년에는 변화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어정쩡한 컨택만으로 1군 주전 자리를 차지하기는 요원한 일이다.



최승준 1B / 1988-01-11 우투우타 188cm 88kg
2012년 LG2군 87G 232타수 .280AVG .349OBP .466SLG 9홈런 0도루 60삼진 25볼넷
2013년 LG2군 86G 285타수 .263AVG .365OBP .540SLG 19홈런 0도루 78삼진 43볼넷
평점 : C+

2013년 퓨처스리그 홈런왕에 오른 최승준은 서상우, 채은성과 함께 포수 출신 빅뱃 3인방으로 불릴만하다. 알루미늄 배트를 쓴 동산고 2학년 때는 51타석 동안 3개의 홈런을 쳤고, 나무배트를 쓴 졸업반에 올라서 타율은 1할 4푼가량 떨어졌으나 홈런은 3개로 같았다. 188cm의 거구에서 나오는 파워는 박병호 이후 팀 내 최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약점은 홈런 타자답게 고교 시절부터 삼진이 과하게 많았다. 컨택과 선구안이 부족해 타율은 상대적으로 낮고, 볼넷을 많이 골라내지 못한다. 홈런에 의존하는 타격이 되다 보니 기복이 생길 수밖에 없다. 2007년 프로 2년 차 시즌에 199타석 동안 12홈런 .335의 타율을 기록하며 커리어 하이에 가까운 타격을 보였는데 다음 해 248타석 동안 .247의 타율 4개의 홈런으로 데뷔 시즌 이상으로 부진한 시즌을 보냈다.

시범경기 최승준은 6경기에 출장해 11타석 동안 홈런 1개 포함 7할의 장타율을 기록했음에도 1군 엔트리 승선에 실패했다. 1군에는 정성훈, 김용의, 문선재 등 타격 외에도 수비와 주루 등 여러 가지 방법으로 팀에 공헌하는 선수들이 포진해있다. 88년 1월생으로 유망주로 적지 않은 나이에 해왔던 야구 스타일을 바꾸기는 무리다. 자신의 장점을 살려 갈고 닦아 2군에서라도 홈런 시위를 하는 수밖에 없다.



백창수 2B-OF / 1988-05-09 우투우타 179cm 79kg
2011년 LG2군 50G 169타석 .293AVG .442SLG 4홈런 7도루 20삼진 17볼넷
2012년 경찰청 35G 25타수 .400AVG .500OBP .600SLG 0홈런 0도루 2삼진 3볼넷
2013년 경찰청 89G 291타수 .316AVG .402OBP .471SLG 6홈런 13도루 36삼진 38볼넷
평점 : C+

2010년 김기태 감독 부임 후 급격히 성적이 향상된 야수가 두 명 있다. 2루가 주포지션인 백창수와 정주현은 전년도 2할 초반의 타율을 3할 내외로, OPS는 1할 이상 수치를 끌어올렸다. 감독의 총애 속에 두 선수는 각각 상반된 선택을 한다. 정주현은 박경수의 입대를 기회 삼아 1군 승격을 노렸고, 두 살 더 많은 백창수는 경찰청에 입대해 미래를 도모한다.

지난 2년을 돌이켜보면 절반의 성공이다. 경찰청에서 첫 시즌은 백업으로 많은 타석을 부여받지 못했고, 두 번째 시즌은 대부분의 경기에 주전으로 출장하며 2루수로 합격점을 줄 만한 타격을 했다. 다만 2군 통산 타율이 .284로 낮아 컨택 능력을 온전히 믿기 어렵고, 파워와 수비, 주루 등에서 손주인, 박용근, 권용관, 등 베테랑들을 밀어낼 확실한 무기가 없다.

이에 백창수도 정주현처럼 외야 수비를 소화하며 유틸리티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1군에서 뛰기 위해서는 별수 없는 방법이나 박경수의 행보를 지켜보며 2루수로 중심을 잃지 않는 게 본인에게 더 유리한 방향이 아닐까 싶다.



양석환 3B / 1991-07-15 우투우타 185cm 90kg
2012년 동국대 26G 108타석 .309AVG .364OBP .457SLG 1홈런 4도루 11삼진 7볼넷
2013년 동국대 24G 110타석 .320AVG .361OBP .454SLG 2홈런 1도루 10삼진 5볼넷
평점 : C+

프로야구에서 포수 못지않게 세대교체에 어려움을 겪는 포지션은 파워와 수비를 모두 강조하는 3루 자리다. 야수 부자라는 두산도 김동주 이후 그나마 고민을 갖는 포지션이고, LG 역시 지난해 정성훈의 수비 불안으로 3루 외국인 야수를 영입하기에 이르렀다. 다행히 올해 대졸 3루 자원은 양호한 편이다. 동국대의 양석환은 고려대 문상철이나 연세대 이성곤보다 덜 유명하지만, 실적은 뒤지지 않는 알토란 같은 선수다.

3루수로 어울리는 탄탄한 체격에 대학 4년간 255타석 동안 6개의 홈런을 때렸다. 학년이 올라가며 타율도 소폭 상승해 3, 4학년 3할 이상의 타율을 기록했다. 김재율과는 흥미로운 비교인데 파워는 양석환이 선구안은 김재율에서 앞서 있다고 보여진다. 관건은 수비로 신일고에서 유격수를 봤으나 대학에서는 3루를 주포지션으로 1루수로도 적지 않은 경기를 뛰었다. 송구능력이 나쁘지 않더라도 수비 범위가 프로 기준을 충족할지는 미지수다.

대졸이라고 할지라도 특출난 활약을 하지 못했던 양석환이 프로에서 곧바로 적응하기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올해는 퓨처스리그 주전 3루수로 출장할 수 있다면 성적과 별개로 만족스러운 시즌이라 여겨진다. 이후 서상우나 김재율처럼 상무나 경찰청에 합격할 수 있다면 양석환에게는 최상의 시나리오다.



송윤준 LHP / 1992-07-16 좌투좌타 186cm 78kg
2012년 LG2군 28G 79.2이닝 6.44ERA 35삼진 38볼넷 8피홈런 109피안타 1.85WHIP
2013년 LG2군 18G 78.2이닝 4.35ERA 51삼진 48볼넷 6피홈런 76피안타 1.58WHIP
평점 : C

북일고의 송윤준은 고교 시절 눈에 띄는 활약을 했던 선수는 아니다. 팀의 에이스는 1학년 윤형배였고, 구위나 커맨드 등에서 드래프트에 지명된 선수들보다 크게 차별화되지 못했다. 단, LG 스카우트는 송윤준의 큰 신장을 비롯한 장래성을 믿고 4라운드 전체 31번째 순번에 지명했다. 장기 프로젝트의 선수였던 터라 첫해 2군 성적은 24경기 46.1이닝 9.13ERA로 처참하다.

프로 3년 차인 2013년 시즌에도 리그 평균보다 위라고 할만한 피칭은 하지 못했다. 평균 130km 중반, 최고 140km 언저리의 패스트볼은 빠르지 않고, 제구력도 들쑥날쑥하다. 그래도 보조 구질로 활용하는 체인지업, 커브 등의 변화구는 나쁘지 않고, 매년 조금씩이라도 성적이 향상되고 있다. 무엇보다 어린 선수가 2년 연속 70이닝, 10회 이상의 선발 기회를 받았다는 자체로 가치가 부여된다. 앞으로도 내구성을 유지하며 많은 투구를 이어나간다면 팀의 투자가 헛되지 않으리란 낙관적인 예상을 해본다. 



황선일 OF / 1987-02-17 좌투좌타 186cm 81kg
2012년 LG2군 38G 115타수 .235AVG .282OBP .365SLG 1홈런 0도루 23삼진 8볼넷
2013년 LG2군 55G 136타수 .316AVG .413OBP .478SLG 2홈런 0도루 21삼진 22볼넷
평점 : C

외야수 황선일은 이 리스트에서 4년 연속 포함된 선수다. 그만큼 포기하지 못할 재능을 갖춘 선수인 동시에 1군에서 활약이 미진했다는 뜻도 된다. 2010년 상무에서 제대해 250타석 동안 .336의 타율과 .580의 장타율 10홈런 12도루를 기록했을 때가 절호조였다. 다음 시즌에도 2군 주전으로 3-4-5의 비율 스탯에 9개의 홈런을 쳐냈으나 외야 빅5에 막혀 2년간 1군에서 출장은 달랑 11경기 15타석만을 들어섰다.

이쯤 되면 동기 부여에 문제가 생긴다. 2012년에는 부상이 겹쳐 부진했고, 작년에도 퓨처스리그 준주전으로 출장하며 예전과 같은 다이나믹함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물론, 불안한 수비력 등 선수의 기량이 부족했던 탓이 더 크다. 그러나 LG 외야, 지명 타순의 과포화로 유독 기회가 나지 않는 팀 상황이 영향을 많이 미쳤다. 앞으로도 황선일이 LG 1군 엔트리를 비집고 들어가기란 매우 힘겹게 느껴진다. 지나간 2차 드래프트를 아쉬워해야 소용이 없고, NC로 이적한 차화준, 박정준 등의 선수들처럼 황선일에게도 새로운 전환점이 될 신분상의 변화가 생기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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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의 2군 선수층은 양과 질 모두 리그 상위권에 해당한다. 특히 상반된 유형의 좌투수 임지섭과 윤지웅이 돋보인다. 이들은 모두 호박이 넝쿨 채 굴러들어왔다고 할 만큼 행운이 깃든 지명이었다. 그리 보자면 스카우트나 육성을 과하게 칭찬하기는 조심스럽다. 또 1루-지명 포지션에 너무 많은 중장거리 타자 유망주가 몰려있다. 차후 옥석을 가려 적당히 교통정리를 해야만 LG가 바라는 자연스러운 세대교체가 진행될 수 있을 듯하다.

사진 출처 - http://4893899.blog.me, LG 트윈스 / 기록 출처 - 대한야구협회, KBO 기록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