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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스리그& 유망주

[야구도락 선정] 2014년 kt wiz TOP 15 유망주

2014년 유망주 시리즈, 마지막으로 살펴볼 팀은 kt wiz다. 선수에 대한 범위는 100경기 이하, 타자는 150타수 미만(MLB 루키 기준에서 20타수 상향), 투수는 50이닝 미만으로 한정했다. 랭킹에 대한 의미보다 정보 전달에 있으므로 1군에서 많은 경기를 뛰지 않은 선수를 소개하기 위함이다.
 
선수 평가 방법은 존 시켈스씨가 하는 것처럼 평점을 사용했다. A는 1군에서 활약을 확신하는 선수, 스타가 될 만한 선수에게 주는 등급이며 9개 구단 전체로 해도 10명을 넘지 않는다. B 등급은 주전으로 활약할 만한 선수로 아직 확신하기에는 조금 망설여지는 선수들, C등급은 보여준 게 적어서 가능성만 있거나 준주전의 활약을 바라는 선수들이라고 보시면 무리가 없다. 주관적이며 일반적인 학점보다 짜게 매겨진 평가임을 미리 말씀드린다.



사진 출처 - Michaela님 블로그

심재민 LHP / 1994-02-18 좌투우타 184cm 86kg
2012년 개성고 11G 84.1이닝 2.67ERA 102삼진 27볼넷 1피홈런 79피안타 1.26WHIP
2013년 개성고 2G 11.2이닝 5.40ERA 6삼진 3볼넷 0피홈런 11피안타 1.20WHIP
평점 : B

개성고의 심재민은 아주 어린 시절부터 야구 팬과 스카우트에게 각인된 유망주다. 초등학교 시절  좋은 체격과 강한 어깨로 이름을 알렸고, 삼성 라이온즈 사장직을 맡던 김응룡 감독의 총애를 받았다. 이후 김응룡 감독의 모교인 개성고에 진학할 때까지 순조로운 성장세를 보였다. 그리고 2012년에는 3학년 윤형배, 2학년 이건욱 등과 함께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 출전해 인상적인 피칭으로 자신의 가치를 확인시킨다.

MAX 140km 중후반의 빠른 볼, 낙차 큰 커브와 고교 투수로는 나쁘지 않은 제구력까지 심재민은 스카우트가 원하는 대부분 조건을 만족하는 투수였다. 2013년 시즌에 들어가기 전 이미 고교 최대어로 kt 우선 지명이 확정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3학년이 되어서 구위가 급격히 떨어지고, 4월 이후에는 경기에 출장하지도 않았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김응용 감독과 연관된 태업성 의혹이 있었는데, 실제 원인은 팔꿈치 부상에 있었다.

제주고의 좌완 임지섭이 빠르게 치고 올라오는 시점에서 kt 는 다시 한 번 우선 지명권에 대해 고민을 해야 할 상황이었다. 유급생으로 입단 동기보다 한 살 이상 많은 나이와 건강 문제는 심재민의 아킬레스건이다. 그럼에도 불구 KT는 입장을 바꾸지 않았고, 제구력에 더 기복이 적은 심재민을 택한다. 건강만 하다면 프로에서 성공 확률이 더 높은 투수라는 판단을 내린 듯싶다.

지난해 10월 토미존 수술을 받은 심재민은 현재 재활 중이며 올해 초가을 즈음에 복귀가 예정되어 있다. kt 프런트는 가급적 심재민을 1군에서 빠르게 활용한다는 방침이라고 하지만, 2학년 시절에도 고교 리그를 완전히 초토화 했다고 말하기 어렵다. 심재민이 상위 선발 로테이션을 이끌 팀의 미래라고 한다면 좀 더 장기적인 시각에서 육성 계획을 세울 필요가 있다.



사진 출처 - kt wiz


박세웅 RHP / 1995-11-30 우투우타 183cm 75kg
2012년 경북고 17G 76.0이닝 1.18ERA 60삼진 19볼넷 0피홈런 48피안타 0.88WHIP
2013년 경북고 17G 99.0이닝 2.18ERA 118삼진 34볼넷 2피홈런 71피안타 1.06WHIP
평점 : B

KBO 이사회의 결정에 따라 전국 단위의 1차 지명을 준비하고 있는 kt 는 타 팀의 선택을 기다려야 했다. 유력한 후보로는 KIA의 연고권에 있는 동국대 유격수 강민국, 그리고 삼성 연고권의 좌완 이수민, 우완 박세웅 등이 언급됐다. 이 중 즉전감 야수라 불린 강민국은 NC가 중복 포지션을 감수하며 지명했고, kt 는 삼성이 지나친 박세웅을 호명하게 됐다.

지명 가능한 팀들에 두 번의 외면을 받은 박세웅이지만, kt 로서는 전혀 아쉬울 게 없다. 140km 초중반을 웃도는 빠른 볼과 슬라이더, 커브, 스플리터 등 다양한 변화구를 던진다. 잠재력 면에서는 주말리그에서 26개의 삼진을 잡은 이수민보다 낫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호리호리한 지금의 체격을 다부지게 키운다면 지금보다 한층 구위가 살아나리란 예상을 할 수 있다. 특히 고교 시절 많은 이닝을 던지고도 건강한 몸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다.

kt  입단이 확정된 후 박세웅은 계속 좋은 페이스를 이어가고 있다.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 대회에서는 한주성 다음으로 많은 17이닝을 소화하며 0.53ERA 1.26FIP를 기록하는 등 돋보이는 활약을 한다. 올해 2군 개막전 경기에도 선발로 출장해 5이닝 동안 8개의 삼진을 잡아내는 등 위력적인 구위를 뽐냈다.

박세웅은 여전히 보완할 점이 많은 투수다. 프로 기준에서 강속구 투수라고 부르기에는 힘이 다소 떨어지고, 제구력 역시 갈 길이 멀다. 그래도 KT의 간판 투수로 각별한 관리를 받고 있으므로 빠르게 성장할 여지가 많다. 2015년 1군에서 바로 성과를 내지 못하더라도 삼성의 정인욱처럼 차근차근 1군 커리어를 시작하길 기대한다.



사진 출처 - Michaela님 블로그

유희운 RHP / 1995-06-19 우투우타 191cm 103kg
2012년 북일고 1G 1.0이닝 0.00ERA 2삼진 0볼넷 0피홈런 1피안타 1.00WHIP
2013년 북일고 17G 100.1이닝 1.88ERA 72삼진 45볼넷 0피홈런 70피안타 1.15WHIP
평점 : B-

심재민과 반대로 유희운은 고3이 되기까지는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유망주였다. 2학년 시기에는 단 한 경기만을 출장했고, 전기 주말리그까지 4경기 14.2이닝 4.30ERA로 지극히 평범한 투구를 했다. 하지만 현장 스카우트들은 유희운의 투구를 유심히 살펴본 듯하다. 191cm의 균형 잡힌 체격과 140km 이상의 빠른 볼을 뿌리는 강한 어깨 등 신체 조건만 본다면 드래프트 최고의 자원 중 하나다. 게다가 황금사자기에서 빠른 볼 스피드를 140km 중후반까지 끌어올리며 1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자 kt 는 과감히 이 장신의 우완 투수에게 우선 지명권을 쓰게 된다.

유희운은 분명 발전 가능성이 풍부한 우완 유망주다. 그렇지만 KT의 지명이 다소 이르다는 반론도 제기할 수 있다. 황금사자기 좋은 성적을 거두긴 했으나 선수 본인의 인터뷰대로 수비수들의 도움이 적지 않았다. 빠른 볼 위주의 피칭으로 슬라이더 외 실전에 쓰일 보조구질이 마땅치 않고, 제구력은 고교 선수라고 해도 좋은 편은 아니다. 투심성 구종으로 땅볼 비율이 높다고는 하나 전반적인 성적은 1차 지명 선수 중 가장 떨어진다고 하겠다.

긍정적인 요소는 전반기에 비해서 늘어난 삼진 수치와, 100이닝이 넘는 투구에도 큰 부상 없이 훈련을 소화하는 내구성이다. 기본 바탕이 좋은 선수이기에 매년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경험을 쌓는다면 성적은 자연스럽게 따라올 수 있다. 단, 커리어 초창기 1군에서 빠르게 쓰기 위해 조바심을 내지 않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고영표 RHP / 1991-09-16 우투우타 187cm 92kg
2012년 동국대 13G 55.1이닝 1.30ERA 55삼진 12볼넷 0피홈런 33피안타 0.81WHIP-
2013년 동국대 17G 74.1이닝 2.30ERA 45삼진 10볼넷 2피홈런 53피안타 0.85WHIP
평점 : B-

동국대 고영표는 인하대 박민호와 함께 2014 드래프트에 나올 대학 최고의 옆구리 투수로 불리곤 했다. 구위면에서 박민호가 스카우트에게 선호되는 유형이라고 해도 대학 시절만 놓고 보면 고영표가 좀 더 기복 없는 피칭을 했다. 2012년 KBO 총재기에는 대회 MVP로 활약하며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고, 다소 폼이 떨어졌다고 하는 졸업반 시기에도 많은 이닝을 소화하며 무너지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KIA의 유격수 고영우의 동생으로도 알려진 이 선수는 형처럼 포지션 대비 우수한 신장과 마른 체형으로 제구력이 가장 큰 장점이다. 2학년 시기부터 9이닝당 볼넷 숫자를 2.7개에서 1.2개로 차츰 줄여 나갔다. 빠른 볼 스피드는 130km 중반대로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등의 레퍼토리를 가지고 있다. 언뜻 롯데의 홍성민이 떠오르는데 더 낮은 팔각도에서 스피드는 조금 더 떨어진다.

kt 에서 1년의 유예기간을 가진 고영표는 2015년 곧바로 불펜에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신생팀으로 얕은 투수층까지 고영표가 1군에 진입하기에는 더없이 유리한 환경이다. 향후 체력을 키우고 좌타자에 대한 적응력을 키워나간다면 빠른 시기 추격조 이상의 역할은 무난하리라 예상한다.



문상철 3B-SS / 1991-04-06 우투우타 184cm 85kg
2012년 고려대 16G 73타석 .242AVG .315OBP .318SLG 0홈런 4도루 11삼진 7볼넷
2013년 고려대 15G 63타석 .250AVG .361OBP .423SLG 3홈런 10도루 13삼진 9볼넷
평점 : C+

2013년 대학 주말리그에서 문상철은 가장 강렬한 활약을 한 선수 중 하나다. 춘계, 하계 리그를 통틀어 9경기 36타석 동안 4할의 타율과 .710의 장타율 3개의 홈런 7개의 도루로 그라운드를 종횡무진 휘젓고 다녔다. 배명고 시절에는 소속 팀의 전력이 약해 경기 출장 기회가 적었지만, 청소년 국가대표로 뽑히며 기량을 인정받았다. 고교 졸업 후 2010 드래프트에서는 6라운드 두산에 지명되기도 했다.

반면 선구안이 떨어지고 대회마다 심한 기복이 약점이다. 작년에도 주말리그를 제외한 토너먼트 대회에서는 27타석 동안 한 개의 안타도 기록하지 못하는 등 냉탕과 온탕을 오갔다. 화려했던 고려대 1학년 데뷔에 비해 2, 3학년에는 타격 슬럼프를 겪으면서 대학 통산 타율도 2할 중반대로 낮다. 수비에서는 3, 4학년 유격수로 많은 경기에 출장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3루 자리가 더 어울린다는 평이다.

올해 퓨처스리그 6경기에서 문상철은 주전 중견수 겸 5번 타자로 붙박이 출장 중이다. 코칭 스탭의 기대에 부응해 벌써 3개의 홈런을 터뜨려 중심타선에 어울리는 타격을 하고 있다. 물론, 아마시절 모습을 상기하면 벌써 기뻐하기는 이르다. 문상철은 아직 공수에서 가다듬을 게 많은 선수로, NC의 나성범처럼 팀의 간판으로 커나가기 위해서는 퓨처스리그 1년 치 경험만으로는 충분치 않을 수 있다.



김영환 IF / 1993-01-31 우투좌타 178cm 74kg
2011년 신일고 19G 90타석 .441AVG .562OBP .618SLG 0홈런 14도루 9삼진 18볼넷
2012년 신일고 26G 114타석 .385AVG .500OBP .484SLG 0홈런 25도루 13삼진 14볼넷
평점 : C+

신일고는 최근 청소년야구 국가대표로 뽑힌 하주석, 김태진이라는 걸출한 유격수를 배출한 한 바 있다. 드래프트에서도 비교적 상위 순번에 지명되어 프로 구단에 입단을 마쳤다. 자양중 시절 유격수를 봤던 김영환은 팀 상황에 따라 이 두 명 에게 자신의 주포지션을 내주고, 고교 3년 내내 3루수로 출장했다. 비록 수비 포지션은 양보했지만, 타격에서는 하주석을 능가하는 정교함을 발휘하면서 삼성에 2라운드 전체 13번째로 높은 순번에 호명 받았다.

김영환의 장점은 컨택 능력뿐이 아니다. 빠른 발과 넓은 수비 범위 등 공수주 약점이 없는 플레이를 한다. 그러나 입단 후 팔꿈치 수술을 받고 재활로 한 경기에도 뛰지 못한다. 2차 드래프트를 맞이해 삼성은 야수층이 두터워 상위지명자 김영환을 지키지 못했고, KT는 3라운드 이후 아무런 부담 없이 2012년 아마 최고의 3루수를 획득하게 된다. 어쨌거나 신생팀에서 기회를 받게 된 김영환으로서는 큰 복이 아닐 수 없다.

KT에서 김영환은 다시 중학 시절 처럼 유격수로 경기에 출장하고 있다. 작은 신장을 가진 선수에게는 더 어울리는 자리다. 어중간한 대학 야수보다는 김영환의 1군 적응이 더 빠를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실질적인 고졸 1년 차 선수가 곧바로 퓨처스리그를 마스터할지는 미지수다. 일사천리로 풀리는 김영환의 프로생활이 앞으로도 이어질지 흥미롭게 지켜보자.



김주원 LHP / 1991-08-30 좌투좌타 188cm 90kg
개성고 통산 24G 96.2이닝 1.86ERA 90삼진 41볼넷 4피홈런 65피안타 1.10WHIP
11~13년 SK2군 9G 11.2이닝 7.71ERA 3삼진 10사사구 0피홈런 14피안타
평점 : C+

2014 드래프트 우선 지명된 심재민과 2차 드래프트 1순위 김주원(개명 전 김민식)은 큰 덩치의 좌완 투수로 개성고를 졸업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쯤 되면 연상되는 인물이 있다. 김주원 역시 심재민처럼 김응용 감독의 눈에 띄어 개성고로 입학하게 된 선수다. 고교 시절 압도적인 피칭까지는 아니라도 3학년 빠른 볼 구속이 140km 초중반까지 오르면서 SK에 2라운드 전체 10번째 순번으로 지명될 수 있었다.

하지만 프로에서 김주원은 거의 경기에 뛰지 못했다. 입단하자마자 토미존수술을 받았고, 팔꿈치와 어깨 부상 등으로 재활로 대부분 시간을 보냈다. 보통 선수보다 한참 늦은 중2가 되어서야 선수 생활을 시작했기에 3년간의 공백은 무시할 수 없는 타격이다. SK가 김민식을 40인 명단에서 제외한 선택도 딱히 이상할게 없다.

김주원은 타고난 하드웨어 덕에 신생팀에서 새로운 기회를 얻었다. 일단 재활 단계에서 벗어나 실전 피칭을 시작했다는 점이 희망적이다. 긴 오프시즌 KT의 장기간 전지훈련을 소화하고, 지난 4월 5일 1054일만에 퓨처스리그 선발 등판했다. 결과와 무관하게 한 시즌을 온전히 소화할 수 있다면 평가는 자연스레 오르지 않을까 싶다.


조현우 LHP / 1994-03-30 좌투좌타 182cm 79kg
2012년 군산상고 9G 55.0이닝 2.13ERA 48삼진 15볼넷 2피홈런 48피안타 1.15WHIP
2013년 군산상고 19G 96.1이닝 2.06ERA 99삼진 37볼넷 0피홈런 59피안타 1.00WHIP
평점 : C

군산상고의 조현우(개명 전 조현명)도 고교 야구에서 남긴 성적만 보면 여느 상위지명자 못지않다. 2학년 때부터 팀의 에이스로 많은 이닝을 소화했고, 3학년 때도 김유영이나 이건욱 등과 달리 별다른 기복 없이 성적을 유지했다. 만약 다른 해였다면 더 희소성이 있었을 테지만, 2014년 드래프트는 유독 양질의 좌투수 자원이 많아 지명 순번에 손해를 봤다는 인상이 있다.

성적에서 나타나지 않은 아쉬움이라면 유급생으로 두드러진 구위향상이 나타나지 않은 점이다. 기본적으로 안정된 제구력과 슬라이더 등을 무기로 좌우를 활용해 타자를 요리하는 기교파 투수에 가깝지만, 대략 130km 중후반에 형성하는 빠른 볼은 프로 선수에게 큰 위협이 되지 못한다. 하영민처럼 성적이 압도적이지는 않고, 체격도 크지 않아 스카우트를 만족시키기에 부족한 면이 있었다.

4월 3일 퓨처스리그에서 선발 등판한 조현우는 4이닝 8자책 2피홈런 12피안타를 허용하며 호된 신고식을 했다. 애초에 타자 친화적인 벽제 구장과 2군 올스타 라인업이라 할 만한 경찰청 야구단은 고졸 루키에게는 버거운 상대였다. 오히려 기회를 받았다는 자체로 기량을 인정받은 것이며 꾸준한 웨이트로 파워를 조금씩 보강해 나간다면 1군 레귤러로 성장할 잠재력이 있다.



안중열 C / 1995-09-01 우투우타 177cm 78kg
2012년 부산고 19G 83타석 .258AVG .370OBP .333SLG 0홈런 5도루 11삼진 12볼넷
2013년 부산고 13G 58타석 .200AVG .351OBP .222SLG 0홈런 1도루 9삼진 8볼넷
평점 : C+

포수에 대한 수요가 높은 현 프로야구에서 '아마 최고'라는 수식어가 붙으면 어느 팀이라도 돌아보기 마련이다. 부산고의 안중열은 고교 1학년 때부터 주전 포수 마스크를 쓴 유망주로 2013년이 시작되기 전 강민호-장성우를 보유한 롯데의 1차 지명 후보로까지 거론됐던 선수다. 이는 유급생 1차 지명 불가라는 조항의 실행 여부로 김유영을 뽑지 못했을 때라는 전제가 붙긴 했지만 말이다.

그러나 졸업반이 된 안중열은 외부의 높은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했다. 2할의 타율로 타격 성적은 떨어졌고,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서 보인 수비력은 고교 최고라는 수식어가 무색할 지경이었다. 강한 어깨의 송구 능력을 제외하고, 블로킹이나 포구 등은 고교 레벨을 넘지 못했다. 작은 체격의 안중열은 파워에 한계가 보여 수비에서 보다 안정된 모습을 보여야만 1군 주전 자리를 노릴 법하다.

다행스러운 점은 KT에 프로 최고의 포수조련가로 불리는 조범현 감독이 부임했다는 사실이다. 부산고에서처럼 안중열은 조직 내 가장 전도유망한 포수 자원이고, 적어도 1년간 집중 육성을 받을 확률이 높다. 올해 안에 KT는 주전 포수 자리에 다른 대안을 찾아보려 하겠으나 안중열처럼 이상적인 여건에서 성장한 선수는 흔치 않을 듯하다.



신용승 OF / 1993-04-04 좌투좌타 180cm 76kg

2012년 삼성2군 67G 135타수 .274AVG .320OBP .400SLG 0홈런 2도루 26삼진 9볼넷
2013년 삼성2군 78G 153타수 .307AVG .377OBP .438SLG 2홈런 4도루 29삼진 15볼넷
평점 : C+

이영욱, 김종호, 오정복, 문선엽 등 삼성은 하위라운드에 외야수를 지명하며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다. 신용승도 그중 하나로 2012 드래프트 8라운드에 지명됐으나 컨택과 선구안에서 고교 정상급 기량을 갖춘 선수였다. 2011년 대전고에서 2학년 이우성과 함께 4할 타율의 중심타선을 구성하며 상대 투수를 공포에 몰아넣었다.

준수한 타격 기술을 바탕으로 프로에도 무난히 적응했다. 고교에서처럼 주전 중견수로 출장하지 못했지만, 코너 외야수를 오가며 2할 후반대 타율을 기록했다. 2013년에는 3할 타율과 .815의 OPS로 조금씩 발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땅볼 위주의 타구 비율도 점차 개선되는 양상을 보였다. 저평가 요인이라면 스피드와 파워 등 운동능력과 체격이 특출 나다고 할 정도는 아니다. 삼성 조직 내 스피드는 박찬도, 타격에서는 김헌곤, 문선엽 등 더 앞선 선수들이 포진되어 있어서 경쟁을 이겨내기 쉽지 않았다.

삼성에서와 달리 KT에서 신용승의 툴은 약점이 아닌 다재다능함으로 변한다. NC와의 연습경기에서는 만루홈런으로 이름을 알리기도 했다. 올 한해 퓨처스리그에서 기량을 쌓는다면 2015년 백업 이상의 역할로 1군 엔트리에 합류할 가능성이 있다. 혹은 상무, 경찰청 등에서 경험을 쌓아 3년 후 주전 외야수 자리에 도전하는 방법도 나쁘지 않다.



이준형 RHP / 1993-06-03 우투우타 187cm 82kg
2011년 서울고 10G 28.0이닝 0.96ERA 27삼진 9볼넷 0피홈런 18피안타 0.96WHIP
2012년 삼성2군 19G 67.2이닝 6.25ERA 38삼진 44볼넷 1피홈런 82피안타 1.86WHIP
평점 : C+

2차 드래프트로 서울고 출신 우완 이준형이 kt 로 이적하자 적지 않은 삼성 팬들은 아쉬움을 나타냈다. 성적만 보자면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 고교 시절 평균자책점이 낮긴 하나 표본이 너무 작고, 프로 첫 시즌 67.2이닝 6점대 평균자책점으로 드러난 성적이 좋지 못하다. 2006년 드래프트 6라운드 지명도 높은 순번은 아니다. 도대체 이준형이 어떤 매력을 가진 걸까?

먼저 187cm의 큰 신장에 최고 140km 중후반을 빠른 볼을 던진다. 2012년 퓨처스리그와 다음 해 시범경기를 관전한 팬이라면 이준형의 구위에 유혹당했을 공산이 높다. 굳이 팬만이 아니라 파이어볼러를 선호하는 류중일 감독도 다르빗슈 유를 연상시키는 신인을 봤다며 호감을 나타냈다. 2012년 성적 또한 ERA 대비 FIP는 양호하며 고졸 신인이 선발로 뛰었음을 참작해야 한다. 2012년 8월 이후에는 8경기 37.2이닝 동안 3.62ERA로 향상된 모습을 보였다. 이런 징후가 보였기에 삼성에 몸담았던 조범현 감독이나 장재중 코치가 이준형이라는 원석을 지나치지 못한 것이다.

불안 요소라면 역동적인 투구폼으로 부상 위험이 있다. 제구나 변화구 구사능력은 1군에서 활용하기에는 적지 않은 시간의 단련이 요구된다. 기술을 체득할 건강한 몸을 만드는 게 성공을 위한 최대 관건으로 보인다.



김민혁 OF / 1995-11-21 우투좌타 181cm 71kg
2012년 배재고 17G 72타석 .305AVG .431OBP .322SLG 0홈런 4도루 5삼진 9볼넷
2013년 배재고 15G 71타석 .397AVG .500OBP .448SLG 0홈런 11도루 7삼진 7볼넷
평점 : C+

퓨처스리그 경기가 시작되고 KT에서 가장 뜨거운 타격감을 올리고 있는 선수는 신인 지명 2차 6라운드 높지 않은 순번에 지명됐던 배재고 김민혁이다. 지난 6경기 20타수 10안타로 5할의 타율을 기록 중이고 2개의 삼진을 당하는 동안 9번이나 볼넷으로 걸어나가 3개의 누를 훔쳤다. 표본이 작아 큰 의미는 없지만, 고교 시절 기록을 보자면 우연히 볼 게 아니다. 배재고에서 3년 동안 항상 3할 이상의 타율을 기록했고, 졸업반에는 5할의 출루율과 11개의 도루를 기록하며 1번 타자로 더할 나위 없는 활약을 했다.

고교 시절 눈부신 타격에도 상위라운드에 지명되지 못한 배경은 토너먼트 대회에 출장 기회가 적었던 탓도 있다. 팀 전력이 약해 황금사자기와 봉황대기에서 1회전 만에 탈락하고 말았다. 또 다른 이유는 마른 체격에 부족한 장타력과 여물지 않은 수비 등이다. 빠른 발을 가지고 있음에도 3루타는커녕, 2루타는 50개의 안타 중 4개로 적었다. 저학년 시기 주로 중견수, 때때로 3루수로 뛰어 유격수로 좋은 수비를 보여주지 못했다.

kt 는 김민혁의 컨택 능력과 빠른 발을 살리기 위해 외야수로 포지션을 돌렸다. 기대치 않았던 홈런까지 치는 등 현재까지 매우 성공적이다. 계속해서 고타율을 유지하지는 못하더라도 장점인 선구안을 발전시켜나간다면 리드오프 유형의 외야수로 전망은 낙관적이다.



심우준 SS / 1995-04-28 우투우타 183cm 75kg
2012년 경기고 21G 84타석 .347AVG .358OBP .467SLG 0홈런 8도루 11삼진 1볼넷
2013년 경기고 19G 82타석 .356AVG .407OBP .493SLG 1홈런 9도루 8삼진 4볼넷
평점 : C

수비에 허점이 많은 고교야구의 특성상 국가 대표를 선출할 때 유격수 자원을 대거 포함해 내야 전포지션에 기용하는 예가 많다. 따라서 전국에 모인 유격수 가운데 청대 국가대표 유격수로 기용된다는 것은 수비력을 인정받았다는 간접적 증거가 된다. 경기고 심우준도 임병욱, 김태진 등 또래 라이벌 사이에서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 대회의 주전 유격수로 출장하며 현장의 신임을 받았다.

수비뿐 아니라 타격에서도 1학년 때부터 주전에 가깝게 출장하며 3년 연속 3할이 훌쩍 넘는 고타율을 올렸다. 빠른 발과 강한 어깨, 컨택 능력이라는 삼박자는 kt 특별지명을 받기에 모자람이 없어 보인다. 단, 간과할 수 없는 단점도 가지고 있다. 인내심 대신 일단 맞추고 보는 타격으로 볼넷을 거의 얻어내지 못한다. 험난한 프로에서 안타만으로 생산력을 높이기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수비가 중요시되는 유격수 자리에서 적극적 성향이 치명적인 단점은 아니다. 그래도 공수에서 기량은 1군 레벨과 차이가 있고, 내년 시즌을 준비해야 할 KT로서는 보다 경력 있는 선수 위주의 기용이 점쳐진다. 설령 올해 많은 타석이 부여되지 않더라도 체력을 키우며 기본기를 다지는 시즌이 되어야 한다.



김병희 2B-3B / 1990-12-06 우투우타 180cm 82kg
2012년 22G 82타석 .298AVG .449OBP .526SLG 1홈런 7도루 6삼진 10볼넷
2013년 21G 99타석 .348AVG .500OBP .478SLG 0홈런 1도루 15삼진 17볼넷
평점 : C

지난해 동국대는 춘계리그와 대학야구선수권, 전국체전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3관왕을 차지했다. 이러한 선전에는 최병욱, 고영표, 최동현 등의 훌륭한 투수도 있었지만, 강민국-김병희-양석환 등이 활약한 4학년 황금 내야진도 한몫한다. 이들은 안정감 있는 수비로 투수를 도왔고, 3명이 298타석을 합작 9할이 넘는 OPS로 동국대를 리그 최강의 타격팀으로 만들었다.

3학년 때부터 주전 내야수로 뛰었던 김병희는 컨택 능력이 뛰어나고, 2루타를 칠 수 있는 갭파워를 보여줄 수 있는 타자다. 미들인필더로는 넘치는 공격력인데 2루 수비는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동산고 3학년 때는 유격수로 뛰었고, 대학에 와서는 3학년 때까지는 3루 포지션을 많이 소화했다. 빠른 발과 어깨 등 기본적인 운동능력은 나쁘지 않으나 센터 라인에서 수비하려면 경험을 더 늘려나가야 한다. 넥센의 김민성처럼 체격이 커짐에 따라 프로에서는 3루로 이동할 가능성도 있다.

김병희는 고교 시절 유급 경력이 있고, 나이 대비 대단한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특별 지명으로 함께 뽑힌 문상철과는 포지션이 정면으로 겹친다. kt 가 이 둘을 교대로 군에 보내려고 한다면 올해 퓨처스리그 활약이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다. 먼저 병역 문제를 해결하는 게 나중에는 득이 될 수 있으므로 시즌 초반 페이스가 오르지 않더라도 조바심을 내지는 않았으면 한다.



이윤학 RHP / 1994-06-18 우투우타 188cm 97kg
신일고 통산 40G 153.0이닝 2.06ERA 146삼진 15볼넷 0피홈런 97피안타 0.91WHIP
2013년 LG2군 3G 4.0이닝 15.75ERA 1삼진 2볼넷 0피홈런 9피안타 2.75WHIP
평점 : C

2차 드래프트로 LG에서 kt 로 이적한 이윤학도 2012년 전체 3라운드에 지명된 상위 지명자 출신이다. 188cm의 건장한 체격에서 졸업반 24경기 118.1이닝 1.75ERA로 좋은 성적을 내 당초 예측보다 지명 순번이 밀린 감도 없지 않다. 아무래도 신체 조건에 비하면 130km 후반대로 빠르지 않은 패스트볼 스피드가 영향을 미친 듯싶다.

프로에 입단한 후에는 좋지 못한 소식이 더 많이 들렸다. 즉시 활용하기에는 무리라는 판단 아래 LG는 이윤학을 신고 선수로 전환했고, 이후 퓨처스리그 3경기에 등판해 매 경기 실점을 허용하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그나마 5월 18일 이후에는 등판 기록이 없다. 고교 시절 많은 투구 후 몸 상태가 그리 좋지 않았으리란 추측만 할 뿐이다. 실제로 큰 부상이 없더라도 이윤학의 구위나 제구력은 1군에서 통하기에는 많이 부족하다. 올해는 2군 실전 경기를 통해 보완해나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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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NC는 ‘과거 2차 지명차 1라운드 지명 금지’ 규정으로 인해 2라운드에서 팀의 간판이 된 나성범을 건져냈다. 반면 kt 는 올해 최대어라는 임지섭을 LG에 양보하는 이변에 가까운 선택을 한다. 아직 결과를 속단하긴 이르나 위험부담이 있는 출발이다. 또한, 2군 구장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열악한 여건에서 훈련이 이뤄지고 있다. 부디 우려를 불식시키고, 다방면에서 양질의 선수를 끌어모아 차질없이 2015년 1군 입성을 준비하길 바란다.


사진 출처 - smilekaeng.blog.me, kt wiz, 기록 출처 - 대한야구협회, KBO 기록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