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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메모

6월 24일자 루키랭킹, 유희왕 본색

어느덧 시즌이 절반가량 흘렀다. 올해는 신생팀 NC의 창단으로 어느 해보다 루키들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어느 팀의 루키가 최고의 할약 중일까? 


선수 범위는 KBO 신인자격을 갖춘 선수 중 타자는 60타석, 투수는 15이닝 이상으로 한정했다. 야수는 wOBA, 투수는 FIP와 피wOBA를 50 : 50으로 반영해 승리기여도(WAR)를 구해 평가 기준으로 삼았다. 수비와 주루는 임의로 점수를 매기되 가능한 영향이 적도록 최소치만 반영하였다. 또 NC와 한화는 파크팩터를 구하지 못해 중립구장으로 적용했다. 대체 선수 레벨은 야수는 600타석당 30점으로 낮추고, 선발과 구원 투수들의 계산은 MLB 계산법의 비율 밸런스를 유지하도록 조정하였다.

 

아무리 객관적이려고 해도, 평가 기준은 주관적일 수 있기에 하나의 관점이라고 생각하고 봐주시길 부탁드린다.



마운드에서 느껴지는 유희관의 여유는 그의 넉살 뿐 아니라 안정된 제구력에서 나온다. (사진 출처 - 두산 베어스)


1. 유희관 LHP 86년 6월생 두산 베어스

23G 5GS 56.2이닝 2.70ERA 3.52FIP 44삼진 24볼넷 1피홈런 .266피wOBA 1.93WAR


시즌이 들어가기 전까지 유희관이 이렇게 이슈가 될 거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시즌 첫 달 중간계투로만 출장했던 유희관은 선발진이 무너진 두산에 구세주가 되고 있다. 빠른 볼 구속은 130km 초반대에 불과하지만, 뛰어난 제구력과 준수한 체인지업과 커브 조합으로 타자를 공략한다. 갑작스레 꽂히는 70km대 커브를 보면 이 선수가 얼마나 심장이 담대한지 보여준다. 신장과 스피드건 숫자만으로 선수를 판단하는 스카우트들에게 무언의 메세지를 던져주는 듯하다. 제구력 향상은 스피드업 만큼이나 쉽게 얻어지지 않는다. 유희관 역시 타고난 재능의 소유자이며 올 시즌 강력한 신인왕 후보 중 한 명이다.



2. 이재학 RHP 90년 10월생 NC 다이노스

12G 9GS 58.1이닝 3.09ERA 3.52FIP 52삼진 21볼넷 2피홈런 .291피wOBA 1.89WAR


이재학은 선발 체질? NC의 토종 에이스 이재학의 질주는 5월과 6월에도 쭈욱 계속됐다. 단, 선발로 뛸 때 만이다. NC 코칭 스탭은 마무리가 없는 현 상황을 타개하고자, 손민한 복귀와 함께 이재학의 불펜 전향을 시도했다. 결과는 6월 3경기 5.0이닝 동안 9.00ERA 5.52FIP를 기록하며 부진했다. 김경문 감독은 곧바로 자신의 실수를 인정했고, 보직을 원상복귀 시켰다. 많은 경기에 출전하지 않았기에 릴리버로서 실패라고 말할 수는 없다. 그러나 첫 풀타임 시즌 잦은 보직 이동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보다 체력관리가 우선이며 내년 있을 아시안 게임을 위해서도 선수 가치를 키울 때다.



3. 나성범 CF 89년 10월생 NC 다이노스

37G 176타석 .292AVG .381OBP .448SLG .369wOBA 3홈런 1도루 33삼진 17볼넷 1.50WAR


남들보다 한 달 늦은 출발에도 나성범은 대부분의 선수를 따돌릴 정도로 슈퍼 루키다운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장타력이 조금 떨어지긴 했으나 여전히 투수들은 이 신인을 중심타자처럼 대하고, 실제로 꾸준히 활약 중이다. 6월 타율은 .295로 여전히 높고, 전 경기에서 3번 타자로 고정되며 중견수로 출장 중이다. 오히려 너무 기대치가 높기에 이런 놀라운 성과를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생각만큼 홀런과 도루를 기록하지 못해도 아직 프로 2년 차에 불과하며 치열하게 1군을 버텨내야 하는 시기임을 잊지 말자.



4. 이태양 RHP 93년 1월생 NC 다이노스

14G 11GS 65.1이닝 5.10ERA 4.98FIP 44삼진 25볼넷 6피홈런 .325피wOBA 1.16WAR


시즌 초반 노성호의 선발 탈락 후 이태양의 활약은 모두를 놀라게 했다. 2군에서는 꾸준히 좋은 피칭을 보여주긴 했으나 곧바로 선발 한 자리를 꿰차리라곤 예상하지 않았다. 첫 선발로 나선 7경기 동안 44.1이닝 3.25ERA 4.29FIP는 엔간한 용병 투수보다 낫다. 그런데 오버페이스였던 걸까? 최근 5경기 16.2이닝 9.18의 평균자책점, 매 이닝 사사구를 내주다시피 하며 난조에 빠졌다. 선발 이탈은 불가피한 조치로, 재정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5. 한동민 OF-1B 89년 8월생 SK 와이번스

40G 162타석 .284AVG 354OBP .496SLG .369wOBA 6홈런 1도루 35삼진 8볼넷 1.06WAR


박재홍의 등번호를 물려 받은 사나이. 올 시즌 한동민의 발굴은 뜻밖의 수확이다. 물론, 아마시절부터 될성부른 떡잎이긴 했다. 하지만 졸업반과 프로 첫해 부진에 빠진 선수가 곧바로 1군 주전이 되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일단 기회가 주어지자 한동민은 신바람을 내며 방망이를 휘둘렀고, 무릎 부상을 당하기 전까지 자신의 파워 포텐셜을 과시했다. 문제는 복귀 후다. 갑작스레 타오른 선수이기에 갑자기 식어버릴 수도 있다. 만에 하나 그렇다 해도 장타자로서 한동민의 가치는 변하지 않을 것이다.




문선재의 폭발적인 스피드를 수비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면 세간의 이슈를 넘어 팀의 주축이 될 수 있다. (사진 출처 - LG 트윈스)


6. 문선재 1B-2B 90년 5월생 LG 트윈스

47G 150타석 .316AVG .361OBP .456SLG .356wOBA 3홈런 6도루 36삼진 10볼넷 1.05WAR


2013년 신인 중 가장 많은 볼거리를 제공한 선수는 다름 아닌 문선재다. 퓨처스리그에서부터 20홈런 20도루를 기록하며 운동능력을 뽐냈던 문선재는 상무 제대 후 1군에 무난하게 적응 중이다. 중요한 상황에서는 안타를, 1루에서는 명품수비를, 누상에 나가면 수비들의 실책을 유발하는 무서운 주자로 돌변한다. 급기야 포수 마스크를 쓰면서 팀의 승리를 주도하는 등 LG의 복덩이가 됐다. 다만, 지금의 타격 성적은 다소 운이 따른 결과로 선구안 등의 약점은 보강해 나가야 한다. 번쩍번쩍 빛나는 원석이 다듬어지는 과정을 여유롭게 지켜보자.



7. 김대우 DH-OF 84년 7월생 롯데 자이언츠

57G 193타석 .244AVG .368OBP .431SLG .367wOBA 4홈런 3도루 61삼진 30볼넷 0.94WAR


한술에 배부르랴. 롯데의 루키 김대우는 약점이 많은 선수다. 외야수로서 수비력은 리그 최하에 가까운 수준으로 포지션은 지명타자에 한정된다. 또 부족한 컨택 능력은 많은 삼진과 함께 고타율에 어려움이 따르게 한다. 5월 이후 .217의 타율로 점점 상대팀에게 간파당하고 있는 인상이다. 그럼에도 불구 김대우가 기록 중인 .799의 OPS가 팀을 떠난 홍성흔과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 설령 부진이 이어지더라도 상대팀이 두려워하는 한 방을 가진 선수로 앞으로도 팀 내 중요한 역할을 맡을 수 있다.



8. 임준섭 LHP 89년 7월생 KIA 타이거즈

21G 7GS 53.1이닝 4.22ERA 5.04FIP 27삼진 30볼넷 3피홈런 .332피wOBA 0.75WAR


6월 KIA의 대반격에 이 루키의 활약을 빼놓을 수 없다. 비록 유희관이나 이재학처럼 임팩트 있는 성적은 아닐지라도 임준섭은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자신의 몫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윤석민 복귀 후 불펜에서는 17.1이닝 3.12ERA 4.27FIP를 기록했고, 서재응 이탈 후에는 다시 스윙맨으로 자리를 메웠다. 빠른 볼 구속은 130km 후반대로 대단치는 않으나 무브먼트가 좋고, 커브 등의 활용도 효과적이다. 삼성 시절 선감독이 전병호에게 그랬듯 비슷한 유형의 임준섭은 장기적으로도 팀 내에서 중용될 가능성이 많다. 



9. 임창민 RHP 85년 8월생 NC 다이노스

23G 0GS 26.1이닝 3.08ERA 3.83FIP 27삼진 13볼넷 2피홈런 .279피wOBA 0.67WAR


NC 불펜진의 상황은 말하면 입이 아프다. 외국인 투수로 주축을 세운 선발진과 달리 구원 투수진은 송신영마저 빠져나가 대부분 신진급들로 이뤄졌다. 그나마 버텨주는 선수라면 대졸 최금강, 그리고 5월부터는 넥센에서 이적해 온 임창민이 눈에 띈다. 140km 초중반의 빠른 볼은 중간 계투로 경쟁력이 있다. 여기에 포크볼을 비롯한 변화구 각이 살아나며 예전보다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2008년 프로 입단 후 2군에서 꾸준히 경기를 뛴 경험은 NC에서 소중한 자산이 되는 듯하다.



10. 권희동 OF 90년 12월생 NC 다이노스

59G 192타석 .230AVG .321OBP .382SLG .314wOBA 5홈런 3도루 36삼진 22볼넷 0.61WAR


개막전부터 김경문 감독에 신임을 받던 권희동은 김대우와 함께 가장 많은 타석에 들어선 신인이다. 박정준 트레이드 후 잠시 경쟁에서 밀리는 듯했으나 6월에만 3개의 홈런을 치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대학 졸업생이라고 해도 프로 초년생이라고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타석에서 침착함을 보여준다. 타율은 자연스레 오를 여지가 있고, 기회만 주어진다면 충분히 두자릿수 홈런을 때려낼 수 있는 타자다.